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타결' 수순에 들어갔다.
카타르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저녁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20여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막판 '난제'로 꼽히고 있는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 섬유 등을 중점적으로 협의했다.
양국 정상은 특히 FTA 협상이 양국에 균형된 이익을 가져옴으로써 공동의 이익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정치적 의지를 재확인하고, 양측 대표단에 최대한 유연성을 갖고 협상에 임하도록 지시했다.
韓美 정상, 한미FTA 주요의제 전화통화
이에 따라 김현종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고위급 협상을 거쳐 올라 온 10여개 미타결 쟁점을 놓고 벌이고 있는 마지막 '빅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입장차가 컸던 농업 협상이 급진전될 전망이다. 우리 측이 '레드라인'으로 선언한 쌀을 일단 개방대상에서 제외하고, 쇠고기와 오렌지 등 2~3개 민감 농산물의 개방수준을 두고 최종 절충이 이뤄질 전망이다. 뼛조각 문제로 불거진 쇠고기 검역문제도 FTA와 별개 사안인 만큼 미국측이 요구를 접는 선에서 마무리될 공산이 커졌다.
자동차는 미국의 승용차 관세(2.5%)를 조기 철폐하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지면서 '즉시' 또는 '3년내' 철폐 중 어느 것이 관철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측은 즉시 철폐를 요구하면서 세제개편과 비관세장벽 찰폐 수준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도 대부분의 제품에 대해 미국이 '5년내 관세철폐'라는 최종 양보안을 제시하고 원사기준을(얀포워드) 완화하는 대신 우리측도 세이프가드와 우회수출 방지와 관련해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수준에서 타결이 예상된다.
미국은 무역구제와 관련, △협력위원회 설치 △다자간 세이프가드 발동시 상호 적용 배제 등 법률 개정이 필요없는 사항을 우선 받아들이면서 의약품 분야에서 신약 최저가 보장 요구 등을 접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방송·통신서비스에서는 49% 이하로 돼있는 방송 프로그램 제공업체(PP)의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하고, 지상파 프로그램의 편성 쿼터도 완화해달라는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대신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을 제외키로 한다는데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다.
이밖에 잔여쟁점으로 남아있는 금융분야의 일시 세이프가드와 우체국보험 FTA 적용제외, 저작권 보호기간과 비위반 제소 등이 포함된 지적재산권도 곧 합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는 협정문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되 세부 사항을 추후 논의하는 '빌트인' 방식으로 합의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날 양국 정상간의 통화에서는 '딜브레이커(협상결렬요인)'로 지목되고 있는 '쌀'과 협상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개성공단 문제는 언급되지 않아 가능성은 낮지만 결렬의 불씨는 남았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김 본부장은 최종 협상내용을 30일 오전 중동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노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타결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막판 조율이 길어지면서 최종 결정이 협상시한이 임박한 31일 새벽으로 늦춰질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은 타결 여부에 관계없이 4월 1일 한·미 FTA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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