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삼국지 경영' 연다

산업1 / 장해리 / 2007-03-23 00:00:00
롯데투자유한공사 출범, 中 롯데그룹 공식 천명. 식음료 이어 유통, 석유화학 부문 지주회사 설립
▲ 신동빈 부회장

롯데그룹이 한국, 일본에 이어 중국에도 지주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롯데의 ‘한-중-일 3국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지난 19일 롯데그룹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롯데투자유한공사 출범식에서 한국과 일본에 이은 중국에 롯데그룹을 건설하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는 한국,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삼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을 확대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 중국 롯데 설립 어떻게 하나

현재 롯데그룹은 한국 44개, 일본 19개 회사들이 독립적인 경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롯데 계열사들의 독자적 진출로 18개의 현지생산법인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는 그동안 독자적으로 운영돼오던 식품 관련 회사 9개, 유통회사 2개, 중화학회사 4개, 기타법인 2개 등 18개 중국 사업을 그룹 형태로 운영하기 위해 식음료부문, 유통부문, 석유화학부문 등 총 3개의 지주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사업은 지난 19일 공식 출범한 ‘롯데투자유한공사’ 이 회사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식음료부문 계열사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 현지법인들의 머리 역할을 하는 식음료부문 지주회사다. 중국에서의 투자는 물론이고 물류, 판매 등을 담당하고 관련 계열사들을 총괄하게 된다.

롯데투자유한공사는 일본 롯데가 34%, 한국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가 각각 33%씩 출자해 자본금 3000만 달러 규모로 설립됐으며 신동빈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롯데는 올해 말까지 식음료 연구소를 설립해 중국인에게 맞는 제품을 독자 개발하는 한편 초콜릿 시장을 집중 공략, 중국 내 식음료 부문에서만 2011년까지 4500억원, 2016년에는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신동빈 부회장은 “롯데투자유한공사는 중국 사업 전반에 대한 경영전략을 세우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중국의 롯데그룹은 한국과 일본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롯데는 수년 내 유통과 석유화학 부문의 지주회사도 각각 설립해 투자유한공사와 같은 역할로 중국 현지 사업을 부문별로 관할케 할 예정이며, 중국 내에서도 한국, 일본과 같은 독자적인 경영 시스템으로 갖출 계획이다.

롯데측은 “지주회사를 통한 통합으로 막대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중국 사업 현황 및 동남아 진출 계획

현재 롯데는 식료품 부문과 유통 등 18개 업체가 중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롯데제과로 지난 1996년 중국 베이징에 롯데식품유한공사를 설립해 지난해 중국 현지생산을 통해 9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850억원의 매출에 비해 약 12% 성장한 실적이다.

또한 2005년에 롯데제과가 100% 투자, 인수한 중국 산동성 청도에 설립된 ‘롯데(청도)식품유한공사’는 초코파이, 카스타드, 딸기파이 등 파이류와 마이볼, 오징어땅콩볼 등 스낵과 비스킷류를 만들어 중국 시작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월에는 미국 허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내 초콜릿 생산기지를 공유하고 자일리톨 껌의 미국지역 판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도 2005년 북경화방식품유한공사의 지분 100%를 인수해 ‘롯데화방(북경)음료유한공사’를 설립했으며 이후 합자회사인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중국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유통부문에서는 내년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롯데백화점을 오픈한다. 롯데와 중국 은태그룹의 합작법인인 롯데은태백화유한책임공사에서 출점하는 ‘롯데은태백화젼은 1만3000평의 고급 백화점이며 중국 내 다른 대도시에도 추가 출점을 준비 중이다.

롯데마트는 2004년 베이징과 작년 선전에 직소싱 사무소를 운영하며 작년에만 500억원의 직소싱 매출을 올렸다. 현재 롯데마트는 롯데마트의 중국 이름을 ‘낙천만의득(樂天滿意得)’으로 짓고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지난해 중국에 TV홈쇼핑 관련 경영 컨설팅과 방송기술을 전수하고 지분을 양도받는 형태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롯데그룹의 또 다른 성장축인 유화부문의 경우 대표유화 3사인 호남석유화학,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이 각 사별로 운영하던 해외거점을 이미 통합,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호남석유화학이 지난 2003년 중국 야싱사와 합작해 PVD 첨가제로 쓰이는 CPE를 생산하는 ‘웨이팡야싱롯데화공유한공사’를 설립했고 2006년에는 ‘가흥호석공정소료유한공사’를 인수했다.

또한 상해, 광주, 북경 지사를 비롯해 홍콩, 청도 사무소를 갖춰 중국시장에서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은 베트남, 인도 등 동남아시아와 러시아에도 식품이나 백화점 등의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롯데는 올해 하반기 러시아 모스크바에 롯데백화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러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러시아 모스크바 최고 번화가인 뉴아르바트 거리에 총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로 자리잡고 있으며 지난 2005년부터 현지법인 '롯데쇼핑RUS'를 설립, 국내 전문 인력을 파견해 출점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을 국내처럼 식품에서 패션, 여성, 남성, 가정 상품군 등을 구비한 ‘풀라인(Full-line) 백화젼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마케팅 전략을 통해 모스크바의 글로벌 백화점들과 경쟁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베트남 호치민에 롯데마트 1호점을 착공하고 중장기적으로 호치민, 하노이 등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15~20여개 점포를 출점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2004년 롯데인디아를 설립하며 식품부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작년에 약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했고 특히 현지에서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부회장은 “인도에 과자공장을 만들겠다”며 인도시장에 강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 롯데, 경영승계설 ‘모락모락’

그 동안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롯데쇼핑의 서울과 런던 동시 상장을 비롯해 우리홈쇼핑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이끌어 왔던 신동빈 부회장이 최근 중국 롯데를 통해 한-중-일 롯데 3국을 천명하는 등 강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2세 경영 승계작업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19일 중국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식품지주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신 부회장이 유통지주사 대표이사도 겸임하느냐는 질문에 “회장이 되면 굳이 중국법인 CEO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해 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또한 롯데는 최근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를 신격호 회장 장녀인 신영자씨에게 물려주기로 해 일본롯데는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이 쇼핑, 건설, 화학, 식품, 호텔 등 한국롯데의 대부분 사업은 차남 신동빈 부회장에게 승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올린 알짜배기로 호텔롯데 전체의 63%가 넘는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써 올해 86세인 신격호 회장 슬하의 3남매에 대한 상속은 모두 마무리되면서 신동빈 부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 1월 중국에서 첫 해외 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비롯해 첫 중국 지주회사 대표이사를 맡는 등 해외사업을 진두지휘, 글로벌 경험을 토대로 명실상부한 신동빈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신 부회장은 롯데 내부에서도 강력한 목소리를 내며 롯데의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원 사장을 정책본부로 불러들였고 그룹 중역들에게 홍보기능 강화를 주문하는 등 신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

롯데 관계자는 “신 부회장이 앞으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승계마무리설이 나온다는 의견과는 달리 신동빈 부회장은 중국 기자간담회를 통해 면세점 분리 계획을 부인하며 경영승계설을 일축했다.

신 부회장은 “면세점 사업은 따로 떼어낼 계획이 없다”며 “여태까지 신동립 호텔롯데 부사장과 긴밀히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부인했다.

또한 일본 롯데를 신동주 부사장이 전담하고 한국 롯데를 신 부회장이 담당하는 것에 대해 “그런 것은 없다”고 강조하며, 현재 일본롯데의 해외사업을 본인이 담당하고 있을 뿐 형인 신 부사장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롯데햄우유에서 우유부문 분리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햄, 소시지와 유제품은 전혀 관계없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유제품 부문이 성장하기 위해 그런 방안이 낫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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