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 꽉 막힌 나라의 빈곤층

산업 / 권희용 / 2014-11-28 17:24:17

▲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전 국정신문 편집장
'빈곤율'이라는 것이 있다. 한마디로 어느 정도 가난한가를 수치로 나타내는 통계치를 일컫는 것이다.

가구간의 비교를 위해 가구원 수에 따라 조정을 거친 균등화 소득이 중위소득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계층이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빈곤율이라고 정의하는 식이다.

우리나라 통계청이 내놓은 '2014 가계금융 ․ 복지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의 지난해 빈곤률은 시장소득 기준 18.9%이고 처분가능소득 기준은 1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정책효과로 드러난 빈곤율 감소효과는 2.5p정도가 된다.

이 자료대로라면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빈곤층을 줄이는 정책효과가 가장 적은 나라인 셈이다. 나라정책의 핵심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그 효과가 신통치 않다면 집권세력으로서는 심각하게 받아 드려야한다. 때에 따라서는 정권을 내놓아야 할 지경이 아닐 수 없다.

통계에 따르면 시장소득 기준으로 빈곤층 비율은 전체의 18.9%이지만 시장소득이 조세와 예산지원 등 정부의 재정정책을 거친 처분가능소득을 기준해 보면 빈곤층비율은 16.4%로 내려간다. 이를 빼면 2.5%포인트가 된다.

이런 기준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가 드러난다. 이는 OECD회원국 33개 나라가운데 가장 낮은 지경이라는 게 나타난다.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할 때 아일랜드의 경우 정부정책 전 시장소득 빈곤율이 41.4%이지만, 정책시행 이후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9.7%로 줄어든다. 감소효과가 무려 31.7%포인트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아일랜드뿐이 아니다. 프랑스도 정책 전 빈곤율이 35.0%에서 정책 후 에는 8.0%로 감소효과가 27.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그밖에 핀란드(24.4%), 독일(24.2%), 체코(23.2%), 벨기에(20.0%) 등 우리나라보다 정부정책 효과가 거의 1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정책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나라들은 소위 복지선진국가들 뿐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나라들의 경우도 정책효과는 높게 나타났다. 멕시코(6%)가 그렇고, 칠레(4.7%), 터키(3.1&) 등등이 소득수준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도 빈곤감소를 위해 정부가 펴는 정책효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통계는 말해주고 있다.

비교되는 나라들과 우리나라의 정책이 동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목표가 달랐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런데 그 결과를 보면 뭔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정책 즉 재정, 예산지원 등에 있어 소득재분배기능이 약해 빈곤감소 효과가 낮게 나타난다고 한다. 따라서 저소득층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고 세제지원이 강화돼야한다는 진단이다.

그런 것이 다른 나라와 비교된다는 지적인 것이다. 한마디로 정치권에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추고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형편은 어떠했는가.

회고컨대 지난 1년은 대통령선거관련 부정시비로 시작해서 세월호 침몰사고로 꽉 채워졌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사회도 온통 두 가지 주제에서 한발 짝도 벗어나지 못했다. 대한민국에는 그 두 가지 괴물(?)을 빼놓고는 말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라의 명운이 꽉 막혀 있을 때 이를 뚫는 역할을 하는 게 정치의 영역이 아니가. 그것은 어느 의인이 나타나 단숨에 해결하던 시대는 이미 아니다. 국민이 정치를 하라고 뽑아 내보낸 사람들이 논의해서 나라의 앞날을 준비하고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돌아 본 지난 한해는 대한민국이 갈 길을 멈추고 퇴보한 해였다. 뿐이 아니다. 오직 정쟁으로 지새운 해였다. 그러니 언제 가난한 이웃을 돌볼 틈이 있었겠는가. 정책이 아무리 좋은들 그 효과가 제대로 나겠는가. 우리네 삶이 더 팍팍하게 느껴지는 연말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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