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現 (사)한국CPM협회 부회장
국제부동산 자산관리사(CPM)
미국 공인회계사 (AICPA)
University of Illinois 국제조세학 석사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사
우리 회사가 위탁 관리하는 상가건물 옆에 오래전부터 항상 갈등관계를 겪어왔던 건물이 하나 있었다. 우리 측 건물 신축 이전부터 있었던 오래된 건물이었는데 인접 건물이 신축되거나 큰 보수공사가 진행될 때마다 건물안전에 대한 민원(15년 전부터 한결 같이 건물 무너지기 직전이라며 구청에 계속 민원을 넣어왔다)과 계속된 이의 제기를 통해 결국 합의금을 대거 수취하곤 하여 이웃건물과의 냉랭한 관계를 15년 넘게 이어온 악명 높은 건물이었다. 우리 측 건물도 신축 때 공기지연으로 인해 할 수 없이 합의금을 지불한 경험이 있어서 건물주끼리 서로 사이가 매우 안 좋은 상태였다. 당연히 건물주 대리인인 우리 관리회사와도 여러 차례 의견충돌이 있었고 그래서 평소 우리와도 매우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구청에서 건물 전면 도로 밑으로 하천박스를 새로 확장하는 공사를 한다면서 도로에 인접한 토지일부와 건물일부를 수용하겠다는 공문이 날아들었다. 공익을 위해서 해당건물들 전면 토지일부 뿐 아니라 건물 전면 일부도 수용해서 철거해야 한다는 구청공문에 즉시 해당 건물들 소유주들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였다. 우리 측 건물주 대리인으로 나도 그 모임에 참석했음은 물론이다. 내가 모임장소에 도착했을 때 저기 미리 와서 앉아있던 머리가 하얀 옆 건물 소유주 분이 갑자기 일어나서 나를 너무도 반갑게 맞아주는 것이었다. 과거 계속되어 온 갈등으로 인해 못 본 척 하고 떨떠름한 얼굴표정을 짓고 있는 나에게 그리고 자신보다 최소 20년은 더 젊은 나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면서 어색하게 웃는 얼굴로. 그 다음날 옆 건물 소유주 분의 요청에 따라 우리 측 자산관리팀장(PM)이 자택을 방문했을 때엔 거실에 놓인 책상에서 구청에 보낼 답변서를 수기로 작성하고 계셨다. 수북이 쌓인 답변서 초안들과 자신이 지인들을 통해 받은 자료를 돋보기를 쓰고 열심히 검토하고 계셨다. 그 후 이 토지건물 수용 건은 구청과 잘 협의가 되어서 서로 큰 손해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물론 옆의 건물과 우리 측 건물과의 냉랭한 관계는 역시 계속 되고 있다.
내 머릿속에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내가 그 연배가 되어 한참 나이어린 그것도 관계가 껄끄러웠던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을까? 갈등이 있었어도 공과 사를 구분하는 객관성을 내가 그 연배가 되어서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그 연배가 되어서도 그 정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분명 내가 개인적으로 존경하지도 않고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은 분이었지만 그 분의 모습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너무도 강하게 보였기에 내가 받았던 놀라움은 더 컸었다.
호흡이 긴 부동산 투자와 자산관리에 있어서 꼭 필요한 덕목들이 있다. 냉철한 분석과 의사결정, 한결같은 성실함, 리스크 감지 및 대처능력, 각 전문분야 별 복수의 자문 네트워크, 두둑한 배짱, 긍정적인 마인드와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그리고 아마 제일 중요한 덕목이 바로 중요한 순간순간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리라. 사실 이러한 덕목들을 부동산 소유자가 직접 챙길 수 없기에 그럴 수 있는 대리인 또는 우리 같은 자산관리회사에게 위탁관리를 맡기는 것이기도 하다. 결코 좋은 관계가 아니었던 그리고 어찌 생각하면 내가 결코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나는 평생 가지고 가야 하는 이 두 가지 덕목 즉 집중력과 객관성을 다시금 배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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