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상식]과민성대장염

오피니언 / 김경선 / 2009-08-03 12:11:18

쾌변(快便)은 쾌면(快眠), 쾌식(快食)과 함께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고, 매일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시원한 변을 배설할 수 있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배설을 통해 행복을 얻는다고 하면 웃을 일일지 모르지만 며칠 동안 화장실을 가지 못해 아랫배가 더부룩해 있다거나, 반대로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설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쾌변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인스턴트식품의 과다섭취와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현대인에게 날로 증가하고 있는 질환 중에 하나가 과민성대장염입니다. 뚜렷한 염증이나 궤양 등의 원인이 없이 아랫배의 통증과 소화불량, 배가 더부룩하며 배변을 한 후에도 계속 변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있거나, 자주 변을 보고 싶고, 설사나 변비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기능성장애입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중요한 경기를 앞둔 선수, 직장에서 상사에게 꾸중을 듣는 직장인같이 정서불안이나 긴장, 스트레스로 오는 경우가 많고, 양상은 통증이 없는 신경성 설사가 주로 나타나지만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찰흙을 반죽해서 도자기를 빚어내듯이 대장의 활동도 반죽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속도 조절이 중요하듯이 대장 활동에 있어서도 너무 빨리 움직이면 미처 대변에서 수분을 흡수하기도 전에 물 변으로 나오게 되고, 지나치게 느리게 움직이면 장속을 빠져나가지 못한 변이 쌓여 대변이 딱딱해지게 됩니다. 대장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스트레스와 과음, 과식, 맵고 짠 음식이나 카페인 함유량이 많은 음식, 우유, 맥주, 탄산음료, 차가운 음식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과민성대장염의 원인을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는 비장과 대장의 기능이 허약해졌거나, 신장의 양기가 부족하여 하초가 차가워지면 나타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주된 원인으로 정서적, 심리적 요인이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즉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7가지 감정, 즉 희(喜: 기쁨), 노(怒: 화냄), 우(憂: 근심), 사(思: 생각), 비(悲: 슬픔), 공(恐: 공포), 경(驚: 놀람)이 질병의 발생에 작용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에 의해 소화기관의 원활한 활동에 방해를 받게 되고 대장에도 영향을 미쳐 과민성대장염을 야기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예민한 성격으로 인한 경우는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속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한약을 복용하여야만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으며, 대장만 치료하는 것은 근본을 다스리지 못해 쉽게 재발 합니다.


또한 추위를 많이 타고, 항상 배가 차서 설사를 자주하는 경우는 비장과 신장의 양기를 북돋워 주어 몸을 따뜻하게 하여 소화가 잘되도록 해주면 식사 후에 곧바로 화장실을 가는 불편함이 없어집니다. 불규칙적인 식사와 과식, 자극적인 음식이나 육식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음식의 찌꺼기들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장에 쌓여 소화 장애, 변비, 설사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비장과 대장의 기능을 강화시켜 원활한 장운동을 통해 숙변을 제거해 주어야 원인 치료가 됩니다.


이와 같이 과민성대장염은 정확한 체질과 원인을 찾아 그에 합당한 치료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소 여유로운 마음가짐과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 충분한 수면과 휴식 등 바람직한 섭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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