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커피나무를 재배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몇 년 동안이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꿈은 오로지 한국에서 수확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커피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저을 만큼 이 도전은 무모합니다. 더욱이 온실에서 몇 십 그루 키우는 정도가 아니라 노지에서 상업적으로 대량 재배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더욱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커피의 생장 조건은 화초를 키우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는 70여개국에 달하는데 대부분 남북회귀선(남위 25도, 북위 25도)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구본을 보면 동그랗게 띠를 이루고 있다고 해서 커피벨트라고 부릅니다. 이들 나라는 열대 식물인 커피가 자라기 좋은 열대 또는 아열대 기후에 속해 있습니다. 특히 고급 품종인 아라비카종은 고온다습한 조건에서는 자라기 힘들뿐 아니라 5'c 이하의 저온이 장시간 지속될 경우도 매우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기온의 차가 적은 열대지역의 고지대 (500m이상)에서 주로 재배됩니다. 해발 500m 이하의 저지대에서는 주로 품질이 낮은 로부스타를 재배하죠. 또한 열매의 성장기에는 비를 많이 필요로 하므로 연 강우량이 1.000 ~ 2.000ml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이에 반해 수확기에는 일조량이 중요해서 일정 시간 이상의 햇빛이 맛있는 열매의 필수 조건이 됩니다. 따라서 건기·우기가 확실한 기후조건이 커피재배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 됩니다. 커피의 성장에는 햇빛이 꼭 필요하지만, 저위도 지방에서는 일조량이 지나치게 많으므로 하루 중 2 ~ 3시간정도는 직사광선을 차단할 수 있도록 커피나무 주변에 망고나 바나나 나무 등을 심고 있습니다.
기후조건 뿐만 아니라 토질의 상태도 매우 중요합니다. 커피의 고향인 아비시니아 고원( Abycsinia )은 화성암의 풍화에 의해 형성된 흙과 부식토가 혼합되어 있는데 이곳은 약간의 습기를 지닌 물 배수가 좋은 비옥한 토양으로, 커피재배에 적합한 토양의 기준이됩니다. 중미의 고지, 남미의 안데스산맥의 주변, 아프리카의 고원지대, 서인도제도, 수마트라, 자바섬 등 대부분의 유명한 커피생산지는 아비시니아 고원과 같은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토양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지형과 고도의 영향도 받습니다. 아라비카종의 경우, 극단적인 고온다습을 피하기 위해 경사지 또는 높은 산을 개간하여 커피농장을 만듭니다. 기계화 작업은 어렵지만 사람이 직접 수확을 하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에서 커피를 생산한다는 것은 화분에서 화초를 키우듯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 무모한 도전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 땀의 댓가가 맛있는 커피 한잔으로 만들어 질 날을 기대하게 되는 것은 저 역시 어찌할 수 없는 커피쟁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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