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해지역 개방으로 개방 물꼬 트나

산업1 / 이준혁 / 2012-08-09 18:06:17
김영남 베트남 방문…北에 쌀 5천t 지원 약속

최근 쏟아진 폭우로 북한이 막대한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제사회가 지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대북 수해지원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장마가 시작된 이후 태풍과 집중호우로 최소 130여명이 숨지고 8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집중호우에 앞서 가뭄이 발생해 식량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평양 주재 UN 상주조정관실은 북한 수해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대한 즉각적인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유엔(UN)에 긴급식량 지원을 요청했고, 국제사회는 북한 당국의 요청을 받고 지원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수해지역을 신속하게 공개한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김정은 체제의 개방 신호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국제사회 지원
먼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는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에 식량 336톤을 보내기로 했다. 나나 스카우 WFP북한 담당 대변인은 “북한 정부의 요청에 따라 홍수 피해가 가장 큰 북한 내 16개군에 식량 336t을 지원키로 했다”며 “이번에 지원되는 식량은 주민 약 6만 명이 14일 동안 하루 400g을 배급받을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북한 수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유엔 조사단과 국제적십자사, 비정부기구들은 지난달 말 방북해 피해가 가장 심각한 평안남도와 강원도를 직접 둘러봤다. 국제적십자연맹(IFRC)도 특별예산 30만 달러(3억4000여만원)을 배정했다.


북한의 상황에 미국 정부는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2ㆍ29 베이징 합의를 지키지 않았고, 핵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지원은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아직까지 지원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피해 실태와 국내외 여론, 지원시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좀 더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인도적 차원에서 필요한 경우 취약계층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2010년 신의주에 남한의 수해지원 물품이 전달되고 있는데도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했고, 지난해에는 50억 원 규모로 추진했던 대북 수해 지원이 북한의 무반응으로 무산된 바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까지도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이 적힌 표적지에 사격을 하는 등 도를 넘는 대남 비방을 멈추지 않고 있어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지도자와 고위급 회담을 하고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데 협의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과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은 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간의 우호관계를 긴밀히 하는데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2001년 7월 방문 이후 10여년 만에 두 번째로 베트남을 방문한 김 위원장은 상 주석 이외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도 만나 양국, 양 정당의 역사 깊은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이 가운데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포털 인민망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이번 김 위원장의 방문을 계기로 최근 심각한 피해를 입은 북한에 5000톤의 쌀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방문 일정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간으로 상 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베트남 일정을 마친 뒤 김 위원장은 라오스로 떠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지난 1950년 고 김일성 주석과 호치민 전 주석에 의해 수교가 이뤄진 후 가까운 동맹을 유지했지만 지난 1992년 베트남이 한국과 수교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후 양국의 경제협력 역시 미미한 상태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대(對) 북한 수출은 1800만 달러(약 203억 원)이고, 주요 품목은 일용품에 집중됐다. 한편 같은 날 한국과 베트남은 양국 통상장관 회담을 통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개시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 인명 피해 규모가 확대
최근 북한에서 기록적인 폭우 피해를 본 것을 알려진 가운데 사망자가 169명, 부상자가 144명, 실종자가 400명 이상으로 인명 피해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 포털에 따르면 조선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은 지난 6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평안남북도, 자강도, 함경남북도 등 지역을 강타한 태풍과 집중호우로 이 같은 큰 인명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또 같은 기간 동안 홍수 피해로 8600채의 가옥이 완전 또는 부분적으로 파손됐고, 4만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약 21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앞서 KCNA은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북한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88명이 숨지고 134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유엔, 국제적십자사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들은 북한의 홍수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지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유엔에 긴급식량 지원 요청
앞서 북한은 최근 내린 폭우와 관련해 유엔(UN)에 긴급식량 지원을 요청했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유엔 대변인이 밝혔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대변인인 마틴 네시르키는 브리핑에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의하면 북한 전역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네시르키는 "북한은 유엔에 식량 및 연료 등 긴급 구호품을 전달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관영 매체를 인용하며 "북한에서 홍수로 최소 100명이 숨지고 집을 잃은 이재민도 수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평양 주재 UN 상주조정관실은 북한 수해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대한 즉각적인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정은 경제개혁 시사?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 비서가 지난 2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대외연락부장에게 자신의 최우선 관심사는 파탄에 빠진 북한 경제를 되살려 주민들의 삶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정은이 경제 개혁을 계획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권력을 잡은 김정은 제1 비서는 선군정치를 앞세웠던 김정일 위원장과 여러 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 비서는 북한을 방문 중인 왕자루이 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를 발전시켜 북한 주민들이 행복하고 문명화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동당의 싸워나가야 할 목표다”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보도했다.


통신은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수십 년에 걸친 잘못된 정책으로 파탄에 처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경제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의 어려움은 지난달 120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낸 홍수로 전체 경작 가능한 면적의 2%에 달하는 4만6000㏊의 농토가 피해를 입음으로써 더욱 가중됐다. 풍작이 되더라도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은 이로 인해 올해 곡물 수확량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