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는 ‘민중의 집’이 있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8-09 14:04:49
‘비자본주의’ 공간에서 미래를 준비하다

“스웨덴 민중의 집은 대부분의 스웨덴 사람들 가슴에 살아 있고 남아 있으며, 민중의 집이 없이는 살아 있는 마을도 고립되고 황폐해질 것이다. 한마디로 민중의 집이 없이 스웨덴은 존재할 수 없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에 유럽 전역에 생긴 풀뿌리 민중운동의 산물인 민중의 집은 노동자와 민중의 일상생활과 정치·경제·사회적 활동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장소로 당시 진보정치운동과 노동자운동이 이 사업의 핵심 주체였다. 또한 노동자들의 일상적인 만남은 물론, 노조·정당 등 다양한 조직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회합하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민중의 집은 값싼 와인과 빵 같은 생필품을 공급해주는 곳이자, 병원·약국 역할도 했다. 연극 공연, 음악회 개최, 영화 상영, 스포츠 경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토론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기도 하다.


‘민중의 집’은 여전히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비자본주의적’ 공간을 지향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거점이다. 특히 스웨덴에는 크고 작은 민중의 집이 전국적으로 500개 이상이 있으며, 이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 숫자만 연간 5천만 명으로 스웨덴 인구의 5배가 넘는다. 또 국민의 70%가 이를 통해 시민 교육이나 강의에 참여하고 있다.


이 책 <민중의 집>은 풀뿌리 생활 진보정치 현장활동가로 뛰고 있는 저자가 스웨덴, 스페인, 이탈리아 유럽 3국의 ‘민중의 집’을 탐방한 기록이다. 저자는 100여 년 역사를 가진 ‘민중의 집’과 그 집에서 일하고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 모습을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가감 없이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땅에 수백, 수천 개의 민중의 집을 만드는 꿈을 가진 저자는 지난 2008년 서울 마포에 ‘민중의 집’을 열었고 지역 주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온 ‘화요 밥상’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마포 민중의 집도 아직은 역사가 일천해 한 일보다는 할 일이 더 많다. 구로나 중랑 등 서울의 다른 지역에 세워진 민중의 집과, 농촌 지역에서 만들어진 ‘농민의 집’도 걸음마 수준이다. 그러나 분명한 지향점을 가진 만큼 이는 결코 헛되지 않은 길이 될 것임을 저자는 자신하고 있다. <민중의 집>, 정경섭 저, 1만5000원,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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