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코레일, 공공요금 인상 ‘내맘대로’

산업 / 정수현 / 2012-08-08 10:56:12
공기업들 이익보고 공공요금 결정과정에 미반영

개별 공공요금 산정을 위한 기준이 2005년 이후 현재까지 개정없이 유지된 탓에 공공요금 인상이 필요이상 과도하게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공공요금 결정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위해서는 요금 반영기준을 현실화 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1년 공공기관 결산평가’를 살펴보면 한국전력, 코레일, 한국도로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이 자회사 운영, 투자자산 처분 등을 통해 이익을 봤지만 이러한 부분이 공공요금 결정과정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공공요금 인상이 해당 기관의 경영실적과 무관하게 이뤄짐으로써 과도하게 이뤄져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그만큼 국민들만 피해를 봐온 셈이다.



◇ 시세차익 낸 공공기관...공공요금은 그대로?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최근 5년간 자회사 운영,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7조4000억원, 한전은 1조290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시세 차익이 내부 규정을 근거로 공공요금 원가계산에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익분을 공공요금에 반영할 경우 공공요금 인상폭은 그 만큼 낮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점은 더 있다. 공공요금 산정기준은 공공서비스와 관련한 환경 및 회계기준 변화를 반영해야 하지만 2005년 이후 현재까지 개정 없이 유지되고 있는 탓에 최근 공기업의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다양한 수익, 비용의 회계처리 등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공공요금별로 부대사업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요금에서 반영하지 않아 합리적인 요금 산정이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어, 공공요금별 산정기준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지난 2007년 이후 용산역세권 부지를 5차례에 걸쳐 분양 매각해 모두 7조2000억원의 차익을 얻었지만 철도운임에는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코레일은 당초 철도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매입한 부지에서 7조2000억원의 시세차익을 실현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지가 유형자산에서 투자부동산으로 계정재분류된 이후 매각했기 때문에 요금에 반영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은 이 차익을 배제한 뒤 철도 운송수익을 계산할 경우 원가회수율은 72.3%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매각 차익을 반영할 경우 원가회수율은 112%로 상승한다.


한국도로공사도 휴게소 등 부대사업에서 벌어들인 1000억원대의 이익(임대료 포함)을 통행료 산출에 반영하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는 도로는 국가 소유지만 휴게소는 도로의 일부가 아니며 휴게소 등의 시설이 고속도로 사용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볼 수 없어 임대료를 요금에 산정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전력은 한전KDN, 한전KPS,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등 자회사의 영업을 통해 1조2900억의 이익을 냈지만 공공요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예산정책처 이은경 사업평가관은 “현행 공공요금 산정시 자신의 매각 등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요금에 반영하지 않아도 현행법상 이를 규제할 수 없다”며 “시세차익을 어떻게 공공요금에 반영할 지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감사제도, 공정경쟁 제도 도입 급선무
이번 결산평가에는 공기업의 감사제도에 대한 문제점도 함께 지적됐다. 공기업의 설립근거법과 규정을 준수해 업무를 집행하는지에 대한 감사인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내부감사인의 전문성과 독립성 부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감사가 선임됨에 따라 기관장의 업무집행과 회계감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비상임감사의 경우 활동의 비상시성과 회사경영정보에 대한 낮은 접근성 등으로 인해 독립적 감사활동이 사실상 제한된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국회예산처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내부감사인의 중요성을 감안, 감사 관련 업무 경력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또는 감사기준에 감사의 자격요건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자료에는 2008∼2011년 동안 공공기관의 정규직 비중은 감소한 반면, 비정규직은 증가한 현황도 분석돼 있다.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중 무기계약직, 파견, 용역직 근로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공기관의 고용현황 표를 살펴보면 2008년 정규직은 75.3%에서 2011년에는 73.4%로 1.9% 줄어든 반면 무기계약이나 파견 용역은 13.5%에서 16.1%로 2.6%로 늘어났다.


이 점에 대해 국회예산처는 공공기관은 2년 이상 고용한 기간제 계약직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되는 법률 예외조항의 개정검토가 필요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시장경쟁을 통하지 않고 특정 자회사에게 수의계약해 과도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개경쟁이 도입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도로공사는 퇴직자 모임인 사단법인 도성회가 100% 소유한 회사에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권을 수의계약하면서 낮은 임대보증금을 받는 등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국회예산처는 휴게소 운영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철도공사도 ㈜코레일유통에게 부여한 철도역사 우선영업권에 대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이 점 때문이다.


한편, 이번 조사를 두고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일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존 공기업의 예비타당성 조사제도를 2011년에 개선했지만, 여전히 기준의 모호성으로 인해 대규모 신규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2011년 주요 변경 내용은 해외투자사업을 대상사업에 포함시키고, 면제 대상사업을 유형별로 명시하며, 외부 전문기관을 지정, 공기업의 대규모 신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전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유가 불분명해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조사 실시여부가 좌우될 우려가 있으므로, 예비타당성 면제사유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공기업의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는 법률에 별도의 규정이 없이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근거를 두고 있으므로, 법률에 직접 규정함으로써 제도의 명확성을 제고하고 법적 구속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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