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공기업을 갖고싶어요"

산업1 / 정수현 / 2012-07-27 09:55:44
MB, 맥쿼리, 한진, 그리고 '인천공항'

정부의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 대부분의 여론이 반대쪽으로 기울고 있다. 민영화를 추진하는 타당성이 부족하고 국민을 설득하거나 동의를 받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전혀 보이지 않는 다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특히 민영화를 두고 정부가 특정 인물과 기업에 ‘특혜’를 주려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도 더해진 상태다.


인천공항 특혜의혹의 핵심은 ‘매년 수천억 원의 영업 이익을 올리고 있는 알짜배기 공기업을 왜 굳이 서둘러 외국인에게 팔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인천공항 매각얘기만 나오면 줄곧 맥쿼리IMM 대표를 지낸 이지형(46)씨가 거론된다는 점이다.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이라는 점 때문에 인천공항을 맥쿼리인프라로 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눈덩이처럼 부풀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또 다른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인천공항 급유시설을 민영화는 ‘한진그룹’에 대한 특혜라는 논란이 그것이다. 인천공항민영화와 관련 정권말기 MB정부의 특혜의혹에 대해 파헤쳐봤다.



◇ 인천공항 매각 대상 0순위, 맥쿼리 뒤에 MB?
인천공항의 경쟁력과 서비스 수준은 세계 최고이며 사업성과 경제성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정부는 2008년 8월 ‘공기업 선진화 계획’과 2009년 12월 ‘인천공항공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추진하려했다.


매각발표는 곧 야당과 여론의 반대에 부딪쳐 불발됐고, 지난해에는 인천공항공사법 개정안을 제출해 인천공항 매각의 법적 추진력을 확보하려 했으나 역시 야당의 저항으로 무산됐다. 인천국제공항을 매각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대표가 ‘국민주 공모 방식’을 마치 새로운 것처럼 발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천공항이 2009년 12월에 발표한 ‘지분매각 종합추진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2010년 중 일반공모(IPO)를 선행하고 이후 전략적 제휴 등을 추진한다는 매각 로드맵을 마련했다. 매각 1단계로 총 주식의 15% 범위 내에서 일반 국민에게 매각한다는 것이다.


즉 정부는 인천공항을 헐값 매각 및 국부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미 2009년부터 일반 국민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인천공항 민영화에 대한 국민의 반대가 거세지자 여론의 반발을 무마시키고 민영화의 동력을 얻기 위해 차선책으로 이미 계획했었던 국민주 공모 방식을 마치 새로운 방법인 것처럼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인천공항의 정부지분 매각 방침에 있어 ‘외국기업이 정권 핵심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많았다. 여당대표의 ‘국민주 방식 매각’발언도 외국기업에 넘기기 위한 수순으로 투자회사로는 ‘맥쿼리’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맥쿼리인프라가 주목받게 된 시점은 2008년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공기업대책 특별위원회에서 ‘인천공항 인수대상으로 맥쿼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말하면서다. 인천공항 매각 대상 ‘0순위’로 거론된 맥쿼리 IMM은 대통령 조카이자 이상득 의원 아들인 이지형(46)씨가 대표를 지냈다. 이 때문에 전부터 인천공항 매각에 이 대통령의 친인척이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정부의 시나리오라면 국민주 공모 방식으로 인천공항의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결국 그 지분이 외국기업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이미 국민주 공모 방식으로 민영화된 KT와 포스코 등 우량 공기업의 경우를 보면, 배정받은 국민주를 계속 보유하는 국민은 10% 정도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 지분은 49%까지 이르고 있다. 결국 정부가 국민주 공모가 국민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친서민 정책’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그 과실을 보는 것은 외국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맥쿼리인프라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은 인천공항 매각과 관련해 소문이 증폭되자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 “맥쿼리인프라는 이시형씨와 아무 관계가 없으며, 인천국제공항 민영화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관련설을 공식 부인했다.


◇ 한진그룹 특혜 시비
인천공항 급유시설 민영화에 '한진그룹'이 깊숙이 연관됐다는 의혹도 있다. 인천공항 급유시설은 연매출 200여억원에 연간 최소 40억원이 넘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알짜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이 “이번 한일군사협정 졸속추진 파문으로 지난 6일 사표가 수리된 김태효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비서관이 조양호 회장의 4촌 동생 조주연의 남편이기 때문”이라고 김태효 전 비서관 연루설을 제기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인천공항급유시설은 정부에 관리운영권을 부여받아 2001년부터 지금까지 급유시설을 운영해 왔으며 오는 8월 13일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즉, 인천공항공사가 이 시설을 인수하되 운영권은 다시 민간업체에 맡긴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측이 기존 사업자인 한진을 밀어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한진그룹 밀어주기 특혜의혹이 일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경쟁입찰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어떤 기업에게 돌아갈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서비스나 이용료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기업에 맡겨질 것이며 입찰에 공공성 조건을 넣은 만큼 의원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진그룹 고위관계자는 “김태효 비서관은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사위인데 조양호 회장 직계와는 거리가 멀고 현재 한진의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인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급유시설에 영향을 줬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해불가”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8월 13일 이후에나 입찰공고가 나기 때문에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입찰공고가 나면 할것인지 말것인지는 우리가 결정할 상황인데 아직 입찰 공고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특혜 운운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혹시 결정이 되고 난 다음에 특혜의혹이 나왔다면 모를까 아무것도 결정 안 된 상황에서 민주통합당 합동으로 한진이 특혜를 받았다는 것을 정론으로 이끌어 가는 상황이 참 ‘억지’스럽다”며 “인천공항공사가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투명하게 차기 운영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이상 한진그룹의 특혜라고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인천공항을 둘러싼 의혹은 8월 이후에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이어 현정부의 개입 여부는 다음 정권에서야 밝힐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중 하나라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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