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 회복 추진력 약화중"

산업 / 이준혁 / 2012-07-26 13:55:38
소비 증가세 둔화·설비투자와 수출 감소 전환

한국은행이 국내 경기의 회복 추진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서 “최근 국내경기는 국외 여건 악화로 유럽연합(EU) 및 중국으로의 수출이 둔화되고 소비 및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당분간 경기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성장경로가 장기추세 수준으로 복귀하는 시기가 상당히 지연되고, 향후 성장경로에 있어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신흥 시장국 경기 둔화 등으로 하방리스크가 우세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45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률은 59.0%로 지난해에 비해 0.4%포인트 상승했으며 실업률(3.5%)은 0.3%포인트 감소하는 등 주요 고용지표는 개선되는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장년층(50~60대) 및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로 올해 취업자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38만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아울러 한은은 국제원자재가격 하락, 국내총생산(GDP)갭률 마이너스 전환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은은 “공공요금 인상, 가뭄이나 장마로 인한 농산물가격 상승폭 확대 가능성 등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 대비 2.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설비투자와 수출이 모두 감소로 전환한 탓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올해 2ㆍ4분기 실질 GDP가 전년동기 대비 2.4%,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률은 2009년 3분기(1.0%) 이후 3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출항목별로는 설비투자가 전기보다 6.4% 감소했고 수출과 수입은 각각 0.6%와1.7% 줄었다. 민간소비의 증가율은 0.5%에 그쳤고,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0.3% 증가했다.


▲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미국의 고용회복세가 주춤하고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도 약화되고 있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도 뜻을 같이 했다. 한 의원은 “최근 미국도 대규모 재정적자가 지속되면서 재정절벽(Fiscal Cliff) 가능성이 제기되고 장기금리가 하락추세를 보이는 등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경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도 “대내외 불확실성의 증대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악화될 경우 실물경제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책당국은 과도한 심리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낮춘 바 있다. 한 금통위원은 “금리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여건이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금리를 조정할 경우 경기나 물가, 금융안정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효과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관련부서는 “경기 측면에서 볼 때, 대외불확실성이 높다는 점과 현재 완화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금리인하가 경기를 진작시키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물가측면에서는 GDP갭률이 크게 확대되지 않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 수요압력이 커지지 않을 수 있지만 아직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른 의원은 “수출여건 악화 등으로 경제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더 불확실해진 것으로 파악돼 어떤 정책도 효과를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금리조정에 부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7월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를 놓고 상당한 격론이 오갔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의 주범인 집단대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의원은 “최근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의 주 원인인 집단대출 연체율이 향후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관련부서는 이에 대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의 입주물량이 많아 그에 따른 분쟁이 늘어나고 은행들이 소송취하를 전제로 연체이자를 감면해주는 사례가 축소되고 있다”며 “연체율이 연내에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다른 의원은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계속 늘어나는 것이 은행들이 실적평가를 위해 대출을 늘린 결과일 수 있다”며 “이러한 구조가 확대 재생산돼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도 “국내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올해를 정점으로 하락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및 부동산시장 문제를 촉발하는 요인이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한 하우스푸어의 등장일 수 있다”며 “그 시기도 거치기간 종료로 인해 원금상환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올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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