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에 아파트 한 채를 매입한 가장입니다. 그 어렵다는 “서울에 내 집 마련하기”를 드디어 해낸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쁨을 마음껏 누려보기도 전에 황당한 통지를 받게 됐습니다. 제가 산 아파트의 전 주인이 1년 정도 관리비를 내지 않았다는 겁니다.
관리사무소 측에선 “전 주인에게서 아파트를 샀다는 것은, 그가 가졌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받았다는 뜻”이라는 논리를 주장하면서, 저에게 1년 분량의 체납 관리비를 지급할 것을 자꾸 독촉하고 있습니다.
집을 사는 과정에서 관리비 완납 여부 등을 자세하게 따져보지 못한 제 탓이 큽니다. 그러나 집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전 주인의 관리비까지 내기에는 너무 억울합니다. 제가 정말로 전 주인의 관리비까지 책임져야만 하는 것인가요? (강태호(45)ㆍ자영업)
A. 아파트나 집합상가는 각자 독립된 소유권으로 이루어진 공간들이 한 건물에 모여 있다는 점에서 일반 단독 건물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즉, 권리 면에서는 각 공간들의 소유권자 각자에게 ‘구분소유권’이 인정되지만, 보존ㆍ관리 면에서는 구분소유권자 전체가 하나가 되어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 일부의 구분소유권자가 건물 전체를 유지ㆍ보수하기 위해 공동으로 부담해야할 책임을 부담하지 않은 채, 다른 구분소유권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은 채, 집을 팔고 떠나버린 강태호 님 댁의 전 집주인과 같은 경우라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대법원은 “구분소유권을 승계한 자는 전 구분소유권자의 체납관리비 중 공용부분에 대한 부담비율에 한하여 대납해야 할 책임이 있을 뿐, 전용부분에 대한 부담비율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판례(2001. 9. 20, 2001다8677)를 남긴 바 있습니다.
체납관리비 전체를 부담할 필요는 없지만, 공용부분에 해당하는 관리비(예를 들면 복도 및 계단 청소비, 정화조 관리 비용 등)는 납부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부동산은 현실적으로 주택이든 상가든 한 번 구입하면 오래 보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재산목록 제1호가 되는 물건이기도 할 것입니다. 부동산을 매입할 땐 물건 자체의 하자도 꼼꼼히 살펴야겠지만, 물건에 따르는 각종 권리에 문제가 있는지의 여부도 주의 깊게 따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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