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대출 상환', 건설사는 떨고있다

산업1 / 정수현 / 2012-07-12 15:35:26
"워크아웃제도가 건설환경 악화"

건설사들의 한숨이 깊다. 2008년 이후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건설사에 빌려줬던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회수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PF대출 잔액 28조 1000억원 중 30~40%인 11조여원이 올해 만기를 맞는다. 이중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PF대출의 약 9%가 고정이하(부실채권)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금액으로 보면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침체된 건설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출금 회수 만기가 돌아오자 4대 시중은행인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도 PF 대출 중 부실하거나 사업성이 불투명한 대출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출상환은 건설사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대한건설협회(회장 최삼규)는 “금융기관들은 채권회수에만 급급하고 기업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신규사업 지원에는 인색해 건설사를 회생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의 근본취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현행 구조조정 제도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워크아웃을 주도하는 채권단은 건설사의 신규 자금 공급을 꺼리고 있다.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등 유형자산 규모가 최근 3년간 반톡막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워크아웃 건설사들의 신규 사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지만 은행들은 기업살리기보다 채권회수에만 몰두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 건설 구조조정, 기업고사로 당초 취지 변질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4일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50위 이내업체중 2008년 이후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 현제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25개사의 사업구조, 상시종업원, 자산변동 현황등을 분석할 결과를 발표했다.
구조조정 대상인 25개사는 공공공사 물량감소와 최저가낙찰제 확대 등 건설환경 악화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해당업체들의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주거용건축 비중이 전체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가 경영위기를 초래한 직접적인 요인이었다. 특히 상당수업체가 미착공 PF사업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해 쓰러졌음을 감안하면 주택경기 침체가 위기를 초래한 주요인이었다.


워크아웃업체 민간부문 공종별로는 건축에 대한 의존도가 크며, 특히 주택에 대한 의존도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 돌입후에는 비중이 대폭 축소됐지만 여전히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40%에 육박하고 있어, 워크아웃업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주택경기 회복과 함께 적정수준의 신규분양사업이 유지돼야 한다고 파악했다.


법정관리업체는 워크아웃업체에 비해 공공부문, 토목공종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2006년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가 500억에서 300억 이상공사로 확대된 직후인 2007년 주택사업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공사 물량부족과 수익성 악화 만회를 위한 무리한 주택사업 확대가 경영위기를 초래한 주요인이었음을 나타내는 증거다.


국내건설계약액중 구조조정중인 25개사의 점유비중은 2008년 이후 급격히 축소됐다. 2008년 11.3%를 차지한 상기업체들의 국내건설계약액 비중이 2011년에는 4.6%에 그쳐 무려 60% 가까이 축소됐다. 워크아웃업체는 2008년 7.9%에서 2011년 3.9%로 50.6% 축소됐고, 법정관리업체는 같은 기간 중 3.3%에서 0.3%로 90.%가 축소, 절차 진행에 따른 사업위축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민간시장의 경우 2008년대비 2011년 국내걸설계약액 점유비중이 10.7%에서 3.4%로 68.2% 축소돼 공공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법정관리업체는 전적으로 공공공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으로 건설협회는 “공공공사 물량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경영정상화 기간단축을 위해서는 신규분양사업 등 민간시장 참여를 위한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중인 건설업체의 인력구조조정도 강력하게 진행됐다. 상시현황에 따르면 2008년말 1만 7022명에서 2011년말 8474명으로 50.2%인 8548명이 기업을 떠났다. 워크아웃업체는 2011년 6331명으로 08년대비 46.9% 감소했고 법정관리업체는 같은 기간 중 58.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력의 감소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구조조정이 ‘기업살리기’가 아닌 점진적인 ‘기업고사’로 당초 취지자체가 변질됐다고 건설협회는 유감을 표했다.


구조조정중인 건설업체의 유형자산과 재고자산은 2008년까지 증가하다가 2009년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워크아웃업체는 2008년 3조 2242억원에서 2011년 1조 5829억원으로 50.9%감소했고, 같은 기간 법정관리업체는 6673억원에서 3628억원으로 45.6%감소해 유형․ 재고 자산이 사옥, 사업용 토지 등 영업활동과 직결되는 자산으로 지속적인 감소는 장기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저해할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협회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기업회생을 위해 마련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제도가 경영정상화를 통한 ‘기업살리기’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오로지 ‘채권회수’의 수단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채권단측에 “공사수입금이나 자산매각대금중 일정부분은 신규사업에 재투자되야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며 “신규사업에 재투자 없이 무차별적인 채권회수가 진행될 경우 기업은 점점 축소되다가 결국은 고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채권단도 수익성과 안전성이 우수한 우량사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신규수주에 대한 지급보증, 중도금 대출 지원등을 통해 업체의 경영정상화를 촉진하고 절차를 조기종결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부탁했다.


정부에도 “관련제도를 보완하고 채권단간 떠넘기기를 막기 위해 TF를 구성 추진중인 채권은행과 PF대주단의 워크아웃업체 자금지원 기준명시 등 경영정상화 개선안을 조속시 완료,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실 PF 종합지원대책...실효성 논란
시중은행권의 부실 PF 대출금이 3조원에 육박하자 금융당국은 건설업체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다음달 부실 PF를 지원하는 내용의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건설사 종합대책은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에 포함된 PF 정상뱅크 확충이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추가 발행 등을 위한 실행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우선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건설사의 자금 지원을 위해 3조원 규모의 P-CBO를 발행할 예정이다. 부실 PF채권매입을 위해선 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밖에 시행사 대주단과 시공사 채권은행의 자금회수 원칙, 분양 대금 분배 기준 등이 담긴 PF사업장 워크아웃 가이드라인도 제공할 방침이다. 김석동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공동 대출한 PF사업장의 경우 금융회사간 자금 지원이 적절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절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지속적인 부실채권 정리를 강요해왔고, 이 가운에 상당수가 건설사에 빌려준 돈으로 건설사 지원을 위한 금융위의 은행 압박을 놓고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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