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둑들'…오션스 일레븐 짭? “아니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7-11 17:50:57
“유쾌+상쾌+통쾌에 ‘명쾌’까지”

한국영화가 웬만한 헐리웃 블록버스터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것을 두고 ‘안방이니까’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TV드라마나 K팝과 달리 해외시장에서 한류를 일으키기에는 여전히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 여름 이 영화는 감히 ‘헐리웃’을 겨냥한것이라고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



지난 10일 서울 왕십리CGV에선 최동훈(41) 감독의 범죄 액션물 ‘도둑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 영화가 준비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스티븐 소더버그(49) 감독의 ‘오션스 일레븐’(2001)을 떠올렸다. 각 분야 최고의 범죄자들이 힘을 합쳐 카지노를 턴다는 줄거리 때문에 최 감독이 그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 아닌가 했다.


지난 제작보고회에서 최 감독은 이를 일축했지만, 이후에도 그런 선입견은 여전했다. 그러나 최 감독이 그렇게 단호하고도 자신있게 “아니다”고 말할 만했다. ‘도둑들’과 ‘오션스 일레븐’을 굳이 비교한다면 “한탕을 하기 위해 뭉친 범죄자들이 카지노를 무대로 범죄 행각을 벌인다”는 정도만 같을 뿐 그 외는 전혀 달랐다.


오히려 영화 여러 편을 단 한 편으로 선보였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굳이 ‘오션스 일레븐’이라고 고집하고 싶다면 ‘오션스’ 시리즈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그 뿐이 아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더한 것도 모자라 ‘본’ 시리즈까지 첨가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이아몬드를 되찾으러 온 홍콩 갱단에 맞서 마카오 박이 펼치는 ‘와이어 액션’은 지난해 겨울을 사로잡은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정도는 저리 가라다. 와이어 액션이라고 하면 뛰어오르고, 뛰어내리는데 와이어를 이용했겠구나 싶겠지만 이 영화의 와이어 액션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마카오 박과 갱단원 2명 등 총 3명이 와이어에 몸을 매단 채 벌이는 ‘공중 격투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그 동안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에서 볼 수 없었던 기발하고 짜릿한 액션의 백미다. 마카오 박이 한·중 도둑들을 끌어 모아 위험을 뚫고 다이아몬드를 훔치게 된 이유가 드러나는 순간에는 액션 스릴러 ‘본 아이덴티티’(2002)를 볼 때 느낀 것 같은 전율이 몸을 휩쓸고 지나간다.


게다가 팹시를 사이에 둔 마카오 박과 뽀빠이의 삼각 러브라인, 예니콜을 향한 감바노의 순정, 씹던 껌과 첸의 중년의 사랑 등 앞의 할리우드 영화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슴 찡한 멜로나 80년대를 풍미한 홍콩 느와르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한국·홍콩 경찰과 홍콩 갱단의 총격전의 리얼함까지 갖췄다.



영화 한 편 보러 가서 여러 편을 보고 오는 ‘최소 비용, 최대 효과’를 실현한 영화라 할 만하다. 그렇다고 그 영화들이 따로 놀지 않고 유기 화학적으로 융합돼 ‘시너지 효과’라고 할 만큼 색다른 묘미를 주니 대만족할 수밖에 없다.


이달 26일 막을 올리는 ‘도둑들’에는 ‘유쾌’, ‘상쾌’, ‘통쾌’와 더불어 ‘명쾌’까지 있다. 보는 동안에는 뭔 내용인지 쏙쏙 들어 올 정도로 쉽고, 보고 난 뒤에는 뭘 말하고 싶었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릴 필요도 없다. 여기에 바로 이 영화가 지닌 무한한 재미와 과하지 않은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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