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김지연,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은 '에이스의 힘'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9-23 23:21:56

[토요경제=고양, 박진호 기자] 서로 다른 상황과 다른 배경의 출발이었지만 마지막 긴장감과 결론은 같았다.


2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와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은 이라진과 정진선을 2관왕으로 배출하며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두 팀 모두 금메달이라는 결과를 똑같이 획득했지만 입장은 사뭇 달랐다.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3연패에 나서는 남자 대표팀은 ‘수성’의 입장이었고, 2002년 부산 대회부터 번번이 중국의 벽에 막혀왔던 여자 대표팀은 ‘3전 4기’의 도전이었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과 남자 에페 대표팀은 제1라운드에 모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이라진과 정진선을 내세웠다. 결과는 달랐다. 이라진이 다소 부진한 초반을 보인 반면 정진선은 5-1의 산뜻한 승리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역전에 성공한 여자 대표팀과 상승세를 이어간 남자 대표팀은 모두 마지막 9라운드를 앞두고 거의 승기를 잡는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여자 대표팀은 ‘통곡의 벽’ 중국에 40-33으로, 남자 대표팀은 한 수 아래인 일본에게 17-12로 앞서있었다. 마지막 주자는 우리 대표팀의 에이스인 김지연과 정진선이었다.
하지만 스포츠에 ‘절대’라는 명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기 시작했다.
김지연은 중국의 션천에게, 정진선은 일본의 미노베 카즈야스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펼쳤다.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부담 없는 운영으로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마지막에 몰린 상대의 기세와 투혼은 상상 이상이었다. 김지연은 끝내 41-41 동점을 허용했고, 정진선도 18-17로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정신력에서는 우리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고참인 두 베테랑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분위기를 추스린 김지연은 42점째에 먼저 오른 뒤 연속으로 3점을 더 추가하며 끝내 만리장성을 허물었다. 정진선 역시 유감없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며 25-21로 점수차를 벌리고 경기를 마쳤다.
“한 번은 찾아올 것” 이라고 예상했던 위기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찾아오며 대표팀의 금메달 전선에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역시 에이스의 관록과 힘을 보여준 김지연과 정진선은 세계적인 선수의 기량을 증명하며 펜싱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여과 없이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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