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 상가 ‘벙어리 냉가슴’ 벗어날까

산업1 / 유상석 / 2012-07-06 15:14:17
공정위, '불공정 약관' 코레일에 '철퇴'

공정거래위원회가 역사 상가 임차인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맺어온 코레일네트웍스(주)에 시정을 요구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로서 역세권개발사업, 전자예매서비스 및 교통카드 사업 등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코레일네트웍스는 역사 상가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임차인 의무의 일방적 설정조항, 임대인의 계약해지 조건 완화 조항, 업종 변경 권한의 포괄적 보유 조항 등 11개 불공정 약관을 포함시켰다.


▲ 코레일 역사 내 한 입점 매장 (※기사와 관련 없음)


코레일네트웍스는 “특히 임차인이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기타 임대차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어려운 사정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 경우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관리운영규정’에 따라 영업상 제재조치가 이뤄질 경우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약관에 포함시켰다.


코레일네트웍스는 임대차 계약 종료 즉시 선급금과 함께 보증금을 반환하도록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관을 통해 일방적으로 임대차목적물 반환을 선이행하도록 한 것이다.


또 통상적 의무 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때 최고권을 통해 해지권을 행사해야 함에도 즉시 해지 또는 자의적 판단에 따른 계약 해지를 가능하도록 약관에 규정했다.


뿐만 아니라 코레일네트웍스가 매장 내에 동일업종 및 품목의 브랜드를 중복해서 유치 또는 취급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임차인의 영업종목과 취급품목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코레일네트웍스가 업종변경, 용도변경, 층별 MD 및 점포수 증가를 포함한 건축운영에 대한 일체의 행위에 대해 임차인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며, 어떠한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약관에 포함됐다.


또 코레일네트웍스와 세입자 사이에 분쟁이 생길 경우, 임대인인 코레일네트웍스의 본점 소재지를 관할 법원으로 정한 내용도 포함돼, 임차인에게 인정될 수 있는 민사소송법상 재판관할을 모두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사업자가 정한 ‘관리운영규정’을 임차인들이 무조건 수용하게 했으며, 이에 대항하는 단체나 협의회조차 결성하지 못하도록 횡포를 부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동미 공정위 사무관은 “약관은 법률상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책임ㆍ의무를 배제하거나 완화시키는 반면 고객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등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므로 약관법상 무효”라며 “임차인은 코레일네트웍스에 비해 거래상 지위가 현저하게 낮아 그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고, 임대차 계약 관련 법률지식도 낮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코레일네트웍스가 송내역사를 개발한 것 같이 특정주체가 부지를 국가로부터 30년 이상 장기임대해 역사를 자체개발하는 방식이 늘고 있어 불공정 계약사례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관련 약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불공정약관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이번 불공정약관 시정으로 역사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과 소상공인간의 불공정한 거래형태가 개선되어 소상공인의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불리한 지위에 있는 임차인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약관에 권리관계를 명확히 규정하여 사전에 분쟁을 예방함과 동시에 그 결과 소상공인의 권익이 보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②항은 “약관의 내용 중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돼 무효”라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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