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우전시스텍 왜 대출해 줬나?

산업 / 황지혜, 송현섭 / 2006-09-01 00:00:00
부채 80억 달하는 등 재무구조 부실했음에도 13억원 대환대출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금융권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특히 관련업체와 불법 로비의혹이 제기된 서울보증보험, 신용보증보험은 물론 상품권 발행과 대출문제로 번져 시중은행들까지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이 대통령 조카 노지원씨가 재직했던 우전시스텍에 대환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나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선 신한은행은 대출과정에 문제는 없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바다이야기 파문의 핵심인 우전시스텍과 금융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피해나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바다이야기 파문이 금융권으로 번질 기세다. 지난 7월3일 대통령 친조카 노지원씨가 재직한 우전시스텍이 신한은행에서 13억원 규모(외화대출 일본외화 1억5,600만엔) 의 대환대출을 받은 것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표면적인 대출명목은 지난해 2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20억원 규모의 부동산담보부 정책자금의 융자를 받는 과정에서 기존 시설자금 대출금 16억원을 조기 상환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측은 외압 대출이나 대출심사에 문제는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신한은행 여신심사기획실 정기승 실장은“우전시스텍이 공장을 구입하면서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16억원을 대출 받았고 3억원의 상환 후 13억원을 대환대출 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또“담보대출시 지점장 전결한도가 24억원까지인데 해당 물건이 감정가 21억원, 구입가 24억원으로 대출한도 70%+α수준인 13억원에 대출이 이뤄져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만약 외압이 있다면 대출한도를 넘거나 신용대출이 이뤄졌을 것”이라며“적법하게 대출을 해주고도 바다이야기에 연루된 것처럼 의심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IT업계 관계자는 "당시 통신장비업체 대부분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다"며"우전시스텍은 기술력을 높게 평가받지 못한 상태였는데 어떻게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란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친조카 노지원씨가 이사로 재직했던 우전시스텍에 금융기관의 지원 과정에 외압과 로비 의혹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우전시스텍은 신한은행 외에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난해 2월에 이어 말경에도 CBO 발행으로 30억원을 조달했으며, 지난해 4월 정보통신부에서는 중소기업 기술개발지원사업인 '산업경쟁력 강화' 사업으로 선정돼 연구개발비 5억6815만원을 지원 받았다.

그러나 신한은행 관계자는“해당지점에서도 대출거래 전에 노지원씨의 근무 사실은 몰랐으며 최근 재무제표와 담보가액만 기준으로 정상적인 심사절차를 거쳤다는 점에서 의혹으로 바라볼 만한 성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신한은행 관계자 역시“당시 업체의 기본업황을 검토하고, 여기에 담보를 설정한 만큼 리스크관리상 문제도 없었다”며 대출과정을 의혹적으로 보는 외부시선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은 기업에 대출을 해줬을 뿐인데, 훗날 기업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서 이렇게 문제로 삼는 것은 불필요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이 이뤄질 당시 우전시스텍의 경영상황은 대출을 받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상반기말 우전시스텍이 가지고 있는 부채는 만기 1년미만 부채 37억원, 회사채와 만기 1년 이상 부채는 43억원으로 총 80억원의 채무가 있었다. 대출심사과정에서 향후 경영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우려가 있었던 셈이다.

또 금융권에서는 2년 전부터 경찰, 검찰, 국정원이 나서 사행성게임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데 유독 중진공과 신한은행이 우전시스텍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으로서 평상시 정부동향을 비롯한 다양한 외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음에도 불구, 지점장 전결로 우전시스텍에 정상적인 대출이 이뤄졌다는 논리에는 납득하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현 단계에서 실적이 나빠졌다고 대출을 바로 회수할 수 없다”며“바다이야기와 관련된 사행성부분이 아닌 케이블모뎀과 초고속디지털가입자 회선(VDSL) 사업의 전망을 보고 대출을 허가해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기업 기술개발지원사업인 산업 경쟁력강화 사업의 2005년 R&D지원과제로 선정돼 올 3월초까지 완료하겠다던 VDSL장비 개발은 여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기본적인 조사도 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또 다른 관계자는“은행이 기업의 세부 사안까지 모두 다 알 순 없다”면서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선 “외부에서 보는 기준과 다르다”고 못 박았다.

한편 이처럼 신한은행의 대환대출거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지난 7월3일 대환대출이 이뤄지고 나서 곧바로 우전시스텍이 지코프라임에 인수돼 게임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생산적인 기업으로 돌아가야 할 자금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게임업체로 들어가는 여지를 만들어준 셈으로 도덕적인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바다이야기 파문이 이처럼 금융권으로 번지자 우전시스텍과 직접 연관성이 없는 시중은행들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비록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 하더라도 자칫 바다이야기 문제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 금융기관으로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시중은행 관계자는“당시 우전시스텍은 시스템 개발업체였기에 때문에 담보력과 대출회수 가능성을 평가해 대출했다면 아무런 이상은 없다”면서“현재 금융권의 여신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신용평가 등급 산출이 제대로 됐다면 여신한도도 적정하게 이뤄졌을 것이고, 부실율이 높았다면 대출이 이뤄지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바다이야기 관련 기업대출은 수십억원의 손실여부가 아니라 이미지 추락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언론에 이들과의 연관 가능성이 게재되는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 손실규모가 추정 조차 불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때문에 각 금융기관들은 서둘러 우전시스텍과의 여신관계를 조사해 바다이야기와 연관성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 자체조사 결과 우리, 하나, 기업은행은 연루된 여신거래는 전혀 없다고 밝혔으며, 국민은행은 현재 관련업체와의 금융거래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사행성게임 연루업체와 금융권의 금융거래에 따른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인 거래사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감독권한을 사실상 놓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김중회 부원장은“여신문제와 관련해서 금감원은 시중은행의 영업에 간섭, 관여할 필요성은 없다”면서“다만 특별한 문제에 한해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일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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