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王 이상득, “올 것이 왔다“

산업1 / 이준혁 / 2012-07-06 14:33:37
‘6인회’몰락·저축은행 비리 의혹 후폭풍 거세

대선을 160여일 앞두고 검찰이 ‘저축은행 게이트’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을 소환해 저축은행 비리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6일 현재 이상득 전 의원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권오을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다시 건넨 경로를 일부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한 수사가 대선자금으로 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검찰은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할 뿐, 대선 자금 집행이나 모금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추려내는 대선자금 수사는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멘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왕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이어 ‘3대 측근’ 중 마지막으로 남았던 이 전 의원까지 사법처리 대상에 오르면서 이 대통령이 믿고 기댈 사람은 더 이상 없다. 검찰의 칼날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의 비자금을 캐는데 그칠 것인지, 아니면 이 대통령의 대선자금까지 낱낱이 들춰낼지 향후 수사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檢, “이상득, 솔로몬銀 자금 권오을에 전달”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솔로몬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받은 자금집행 경로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지난 6일 알려졌다.


▲ 권오을(55) 전 새누리당 의원

합수단 등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일종의 ‘보험’ 성격으로 3억여원을 받은 뒤, 이를 권오을(55)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다시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의원은 15∼17대 국회의원으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유세단장을 맡았다. 권 전 의원이 당시 캠프에서 이 후보의 선거활동과 관련된 활동비 등으로 이 전 의원의 건넨 돈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날 검찰에 소환된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도 ‘대선 자금 모금 차원에서 돈을 받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 뒤 “(조사에서)충분히 잘 해명될 것”이라고 언급, 대선자금 가능성을 정면으로 반박하진 않았다.


합수단은 다만 이 전 의원이 임 회장에게서 받은 3억여원의 일부만 권 전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혹은 돈을 모두 전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조만간 권 전 의원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지만, 권 전 의원이 돈의 성격을 모르고 받았을 경우 사법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래저축은행의 김찬경(56·구속기소)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건넨 돈이 당초 알려진 2억여원보다 훨씬 많은 30억원에 달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김 회장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을 통해 이상득 전 의원을 소개받은 뒤 보험용으로 30억원을 건넸다’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합수단 관계자는 “수사중이라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김 회장이 건넨 돈의 액수가 30억원이란 것도 수사팀에서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합수단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이르면 수일 내에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지난 4일 알려졌다. 합수단은 전날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솔로몬ㆍ미래 저축은행으로부터 퇴출저지 명목으로 금품수수한 의혹 등에 대해 16시간여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벌인 뒤, 현재 이 전 의원의 진술 내용과 물증 등을 분석하며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합수단은 이 전 의원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번 주까지 충분한 법리검토를 마친 뒤 이번주 내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전 의원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임석(50ㆍ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56ㆍ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융당국에 대한 로비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5억원~7억원을 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뭉칫돈’ 7억원, 코오롱그룹에서 수년간 받은 1억5000만원도 고문 자문료 성격보단 모두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짙다.


합수단은 일단 이 전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 영업정지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에 청탁이나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우리는 준비한 걸 전부 다 물었고 이 전 의원은 본인이 충분한 소명기회를 갖고 성실하게 소명했다”며 “알선수재 혐의는 검토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 이국철 SLS그룹 회장

미국에서 발행되는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이 전 의원에 대한 의혹은 지난해 이국철(50)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 사건 수사 때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이 전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47)씨가 각종 청탁 명목으로 이 회장 등에게서 10억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고 이 돈의 사용처를 조사하면서 의원실 운영비 계좌에 7억원의 뭉칫돈이 들고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의 보좌관들은 “돈이 떨어질 때가 되면 어른(이 전 의원)이 몇 천만원씩을 주셨다”고 진술했고, 이 전 의원은 검찰에 낸 소명서를 통해 “부동산 매각대금과 집안 행사 축의금으로, 그동안 집 안방 장롱 속에 보관해왔던 것”이라고 주장해 의혹을 더 부채질하기도 했다.


검찰은 코오롱이 박씨에게 매달 3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의 ‘용돈’을 차명계좌를 통해 전달해온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코오롱이 이 전 의원에게도 활동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코오롱의 전신인 한국나이롱에 입사해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코오롱 사람’이다.


지난 3월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중이던 ‘7억원 건’이 대검 중수부 산하 합수단으로 재배당됐다. 그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이 프라임저축은행에서 퇴출 저지 로비용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이 전 의원은 포스코 계열인 학교법인 포스텍이 2010년 6월 부산저축은행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날리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고 선데이저널은 밝혔다.


한편 합수단은 5일 대검찰청 중수부 조사실에서 정두언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참고인성 피혐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합수단의 정 의원에 대한 조사결과는 이 전 의원의 사법처리 시기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 본인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합수단은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확정하는 대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한 소환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어서 당분간 수사는 속전속결로 진행될 전망이다.



◇ 檢, ‘VIP’ 대선자금 판도라 상자 열까
검찰이 새누리당 이상득(77) 전 의원에 이어 정두언(55) 의원을 조사한 가운데 수사가 저축은행 금품로비 의혹을 넘어 대선자금까지 뻗어갈지 주목된다.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은 현 정권을 창출하는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나 다름없다. 친이(親李)계 성골 중 성골로만 구성된 안국포럼에서도 각자 별도의 코드명을 부여받은 만큼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써 대선 자금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 전 의원과 정 의원 간 ‘공통분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임 회장으로부터 ‘이 전 의원에게 건넨 돈은 선거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07년 8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시점부터 대선 직전까지 임 회장의 돈이 이 전 의원에게 흘러들어간 단서를 입수하고, 돈의 성격과 용처를 집중 분석 중이다.


정권 초까지만 해도 MB측근으로 불린 정 의원의 혐의는 두 갈래로 나뉜다. 정 의원이 임석(50ㆍ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서 대가성 있는 돈 1억여원을 받았는지,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과 임 회장 사이에서 어떤 연결고리 역할을 했는지를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다.


정 의원은 금품 수수의혹과 관련, ‘2008년 1월 임 회장이 차 트렁크에 3000만원을 실었지만 다시 돌려줬다’고 직접 해명하며 단지 ‘배달사고’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전 후배 소개로 만난 임 회장의 부탁으로 이 전 의원을 만날 수 있도록 연결만 해줬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6인회’ 멤버 중 한 명인 김덕룡(71ㆍ전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별보좌관) 전 새누리당 의원이 김찬경 회장의 부탁으로 이 전 의원을 소개한 것까지 사실로 드러나면서 검찰이 MB측근들의 목을 쥐어오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제13대~17대에 걸쳐 5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원내대표와 부총재 등을 역임한 중진급 의원으로,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재오 의원 등과 함께 이명박후보 캠프를 지원하는 원로그룹이자 캠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6인회’ 멤버로 활동했다.


김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전후로 이 전 의원에게 김 회장을 소개했고, 이후 수차례에 걸쳐 김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선거지원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 이를 놓고 대선을 전후한 시점에 김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일종의 ‘보험’성격으로 대가성 있는 선거 자금을 건넸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

◇ 정두언-임석 대질…진술 엇갈려
지난 2007년 대선 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새누리당 정두언(55) 의원은 지난 5일 “저는 이(이명박) 정부 내내 불행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정 의원은 2007년 말~2008년 초 솔로몬저축은행 임석(50·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1억원 안팎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정 의원을 상대로 임 회장으로부터 돈을 수수했는지와 받은 직후 곧바로 돌려줬는지, 돈의 정확한 규모와 대가성 여부, 임 회장에게 새누리당 이상득(77) 전 의원을 소개해 준 경위 등을 캐물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임 회장에게 ‘배달사고’라며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금품수수 의혹은 일종의 배달사고였다”며 “돈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되돌려줬다”고 혐의를 여러 차례 부인해 왔다.


정 의원은 오후 9시 넘어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임 회장과의 대질조사에서도 “돈을 돌려줬다”며 임 회장과 엇갈린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이와 관련 금품을 받은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정 의원에게 임 회장을 소개한 국무총리실 이모 실장과 돈이 오간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국무총리실 직원을 지난 2일과 3일 각각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또 정 의원을 상대로 2008년 초 임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수억원을 건넸을 당시 동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캐물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이 전 의원을 임 회장에게 소개해 준 것은 맞지만 돈을 전달하는 자리에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수단은 임 회장으로부터 ‘대선에 도움을 주려 이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 정 의원이 단순한 ‘연결고리’를 넘어 대선자금 마련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또 정 의원이 김학인(49)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은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정 의원은 조사 도중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었다.


합수단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번주 내에 이 전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정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도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임 회장 등으로부터 솔로몬ㆍ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사고 있는 민주통합당 박지원(70) 원내대표에 대한 소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에 대한 소환 여부와 시기 등 구체적인 것은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그러나 소환하기 위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6일 자신의 저축은행 금품수수설을 부인하며 저축은행 국정조사를 실시해야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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