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저신용자 대출비중 4년째 ‘제자리걸음’

산업 / 이준혁 / 2012-07-06 14:29:54
하위등급 세분화·저신용자 대출 담당 점포 설치 필요

은행권의 서민금융지원 확대 노력에도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4년째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이 하위등급을 세분화해 신용평가의 변별력을 높이고, 저신용자 대출을 집중 취급하는 특수 점포를 설치하는 등 저신용자 대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일 ‘저신용자 대상 은행 대출의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농협, 경남, 광주은행 등 8개 은행의 7등급 이하 신용대출 비중은 잔액을 기준으로 2008년 12월 15.2%에서 2009년 13.3%, 2009년 13.5%, 2011년 12.9%, 올해 5월 13%로 정체 상태다.


신규금액을 기준으로 저신용자 신용대출은 2008년 12월 말 6%, 2009년 5.7%, 2010년 6.4%, 2011년 6.7%에서 올해 5월 7.3%로 소폭 늘었다.


서 연구위원은 “2010년 새희망홀씨대출 시행 등 은행권이 서민금융지원을 확대한 결과 7등급 신규 차주의 대출금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대출잔액 기준 7등급 이하 차주의 비중은 수년째 정체됐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용대출이 2금융권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등 은행의 보수적 위험성향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신용자 대출의 대부분이 소액대출인 만큼 취급 및 사후 관리에 수반되는 업무 비용이 과다하고, 민원 발생도 빈번해 은행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도 존재한다.


특히 은행 영업점에 대한 성과를 평가할 때 위험조정이익보다는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지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영업점은 중장기적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저신용자 대상 대출영업에 소극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신용대출 시장중 15~35% 금리구간에서 자금공급이 크게 부진한 실정이다. 다만 은행이 적극적으로 신용대출시장에 진출할 경우 비은행권 대출시장을 잠식하고 가계부채의 취약성을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 연구위원은 “최근 비중이 커지고 있는 7등급 차주들을 보다 세분화하는 등 하위등급 차주에 대한 리스크 분석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신용평가 방식을 보완할 수 있는 비정형 기법들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