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3조 엔화대출 관리 비상

산업1 / 김덕헌 / 2007-08-17 00:00:00
국내 엔화대출 140억달러 규모…기업銀 3337억엔

은행들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엔화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에 따르면 그 동안 800~900원대에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700원대 중반을 유지하던 원ㆍ엔 환율 덕에 예상치 못한 환차익을 거뒀지만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100엔당 800원대 환율로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아직 별 문제가 없지만 최근 700원대로 대출을 받았다면 당장 환차손이 불가피해진다.
양양현 한국은행 국제기획팀 과장은 "국내 중소기업 상당수가 엔화대출을 받으면서 환헤지를 안 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엔화표시 운전자금 대출은 엔화 강세 여파로 원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엔화대출(잔액)은 140억달러(약 13조원) 규모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지만 지난해 51억달러나 늘었다.

지난달 기준으로 기업은행 엔화대출 잔액은 3337억엔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2132억엔, 하나은행 1959억엔, 국민은행 1715억엔, 우리은행 1480억엔, 외환은행 880억엔 등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은행들은 지난해 8월부터 실시된 한국은행 외화대출 축소 지도에 따라 엔화대출을 서서히 줄였지만 씨티은행, 농협, 일부 지방은행들은 올해 들어서도 엔화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국은행이 지난 10일부터 외화대출 용도를 제한하면서 기업 운전자금용 외화대출 연장이 어렵게 된 점도 엔화대출 부담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동안 국내 중소기업들은 금리 2~3%대에 불과한 싼 엔화자금을 빌려 이를 일반 운전자금으로 쓴 사례가 많았다. 즉 은행권에서 엔화대출을 받아 원화로 환전해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

하지만 한은이 수입결제자금 등 국외 사용 실수요 목적이나 국내 시설자금 용도 외에는 외화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함에 따라 기업들은 운전자금 명목으로 빌린 엔화대출의 만기가 도래할 경우 전액 상환하거나 금리가 높은 원화로 전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아직 외화대출 연체율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상승에 따라 리스크 요인이 가중될 수 있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측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당시 시점보다 환율이 3% 상승하면 대출자에게 환리스크 위험을 알리는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다음주 초 외화대출 운용 여건이 변화한 데 대한 안내문을 기업에 발송할 예정이다.

한편 올 6월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342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 엔화대출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의 외화대출 규제 조치로 은행권 외화대출 규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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