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구자열 회장, '사회적 책임' 공언하며 부수입 '쏠쏠'

산업1 / 박진호 / 2014-03-18 16:29:51
계열사에 개인 부동산 임대로 수익, E1은 이례적 현금 배당 실시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원전비리와 관련하여 책임을 지고 사업 철수와 사재출연 등을 약속했던 LG그룹의 구자열 회장의 행보가 이러한 반성과는 거리를 두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열사에 개인 부동산을 임대차계약으로 내주고 임대료를 받는 가하면, 또 다른 계열사의 현금 배당을 통해 현금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계열사에 개인 부동산 임대해 준 회장님
구자열 회장은 지난 2012년,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인근의 게스트하우스를 계열사인 LS네트웍스에 임대해줬다. 브랜드 및 유통사업과 관련하여 바이어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는 등 필요가 있어서 임대 계약을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며, LS네트웍스는 이를 위해 2012년 8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구 회장과 5년간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이 계약이 주변의 다른 계약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구 회장이 LS네트웍스와 맺은 계약은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000만원. 주변 시세가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400만 원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분명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인근 부동산 전문가들은 “월세를 높여서 이익을 올리기 위한 계약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한다. 결국 구 회장이 자신의 개인재산을 불리기 위해 그룹 계열사에 부동산을 유리한 조건으로 임대하여 이익을 취했다는 결론이다.
LS네트웍스에서는 해당 계약 건에 대해 “회사 측이 먼저 요청을 한 사항”이라고 설명했으며, 계약 조건에 대해서도 “감정평가사의 시세평가를 통해서 진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룹 총수가 계열사에 자신의 개인 부동산을 임대차계약으로 임대해 주는 경우는 흔한 일이 아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계약을 한다 해도 회사 쪽에 조금 더 유리한 조건을 배려해 주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S네트웍스는 이 게스트하우스의 계약을 지난해 3월 해지했다. 원전비리 파문과 관련하여 부담을 느끼고 구설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서둘러 정리했다는 의혹도 있다. 원전비리와 관련한 발표가 수면 위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6월이지만, 이미 3월이면 검찰의 수사망에 대해서는 구 회장 측이 충분히 감지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LS네트웍스는 “임대 후 사용해보니 바이어들이 불편을 느껴서 해지했을 뿐”이라며, 원전비리와 연결하여 생각하는 것은 “그야 말로 추측성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구 회장은 계약이 해지될 때까지 총 8000만원의 월세 비용을 계열사로부터 챙겨 왔으며, 계약이 종료된 후 바로 게스트하우스에 입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E1, 당기순이익 63%급감에도 현금배당 돈잔치
구자열 회장은 이미 지난달에도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E1의 현금 배당 결정과 관련하여 구설에 오른 바 있다. LS 계열의 기체연료 및 관련제품 도매업체인 E1은 지난 달, 주당 2000원 씩 총 116억 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E1 사상 최대의 현금 배당이다.
E1은 이전까지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 배당금을 늘리고, 순익이 줄면 배당금도 줄이는 방식’을 유지해왔다. 이로 인해 지난 2009년에는 주당 배당금을 1000원까지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당 배당금을 1600원에서 400원씩 인상시켜, 전기의 93억 원보다 약 25%를 늘려 현금 배당에 나섰다.
E1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338억 원으로 전년의 905억 원에 비해 63%나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는 달리 사상 최대의 현금 배당에 나선 것이다.
E1의 최대 주주는 구자열 회장으로 지분 17.66%를 보유 중이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자용 회장과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역시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무려 45.33%에 이른다. 결국 현금 배당의 대부분이 총수 일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자열 회장은 E1의 현금 배당으로 24억 원 가량을 손에 쥔 것으로 파악된다.

원전비리 주범 JS전선 해결 위한 꼼수인가?
재계 전문가들은 구 회장이 원전문제 해결을 위해 상장폐지를 결정한 JS전선의 처리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장 폐지를 위해서는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의 95%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212억 원이다. 구 회장 일가에서 구 회장이 책임져야 할 비용은 총 67억 원인 것을 전해졌다.
구 회장은 원전사태에 대한 책임을 약속하며, 소액주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 사태를 책임지겠다며, 사재를 털어서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E1의 고배당의 배경에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책임’을 강조했던 구 회장의 진정성과 반성의 태도에 의심의 눈초리가 짙어지고 있다.
당시 E1 측에서는 당기순이익이 급감했지만 주가 부양 때문에 현금 배당의 규모를 확대했으며, 주주 이익을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E1의 현금 배당과, LS네트웍스의 부동산 계약 등은 모두 ‘이례적’이라는 공통적 표현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구 회장은 지난 해 11월, LS그룹의 창립 10주년 행사에 참석하여 원전 비리 사태와 관련하여 국민에게 속죄하고, 다시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지난 1월, 자회사 JS전선이 해오던 국내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원전 안전 관련 연구·개발 지원금으로 1,000억 원을 출연하겠다고 발표했다.
LS그룹은 국민과 정부에게 큰 누를 끼친 JS전선이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 것이 도의적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JS전선이 모든 사업을 정리함으로써 원전에 대한 불안감 해소는 물론 위법행위에 대해 국민께 속죄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또한 JS전선의 정리 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소액주주를 위해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해 주식 전량을 주당 6,200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 이후 나타난 구 회장의 일련의 행보들은 결국 법적인 잣대에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도덕적인 기준에서는 용인이 되기 힘든 부분의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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