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反 조원태 연합군, "한진그룹 경영실패"...그룹 측 "조현아 주주연합은 투기세력"

경제 / 최봉석 / 2020-02-20 18:02:29
反 조원태 연합군 "조현아 경영 복귀 안해"...그룹 측 "조현아 주주연합 ‘이사자격 조항신설’ 제안은 꼼수, 조 전 부사장 복귀 위한 밑그림"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가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반(反) 조원태 연합군'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강성부 대표가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3자 연합이 내세운 이사 후보 1명이 이탈하고 거대 노동조합 등 한진그룹 구성원의 조 회장 지지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린 강 대표가 분위기 반전을 위한 숨고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장 한진그룹 측은 "비전과 알맹이조차 없는 흠집내기식 기자간담회였다"라며 "자기 합리화에만 치중한 반쪽짜리 간담회"라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양측의 충돌은 더욱 거세질 조짐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KCGI의 간담회에는 강 대표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참석했다. SK 부회장과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한 김 의장은 3자 연합이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다.


반면 3자 연합의 주체적 역할을 하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후발주자'인 반도건설은 물론 나머지 이사 후보들은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까닭에 일각에선 '본격적인 전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2시간에 걸친 간담회에서 강 대표는 상당 시간을 구조조정과 '투기자본 먹튀' 등 KCGI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푸는 한편 한진그룹의 '총체적인 경영 실패'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특히 조원태 회장에 대해 소통 부족과 경영 능력 불신을 부각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강 대표는 "지금 현 경영진은 저한테 신용을 잃었다"며 "작년 1월 KCGI 공개 제안에 송현동 부지 매각, 부채미율 감소를 얘기했는데 (부지 매각은) 진전된 바가 없고 부채비율은 그때 500%대여서 300%대로 줄인다고 했는데 오히려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또 "조 회장이 'KCGI는 대주주일 뿐'이라고 말하는 등 주주들과 소통이 굉장히 부족하다"며 "소통 능력도 경영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조 회장 측의 경영 실패를 비난하며 "공부 안하고 팽팽 놀다가 전교 꼴등하던 학생이 갑자기 '아빠 내년부터 공부 열심히 해서 전교 1등 할게요' 하면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주들은 경영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는 확약 내용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강 대표는 이날 한진칼에 주주제안한 3자 연합의 정관 변경에 대한 세부 내용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 선고가 확정되고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 전 부사장이 이런 정관 변경에 동의했다는 것은 경영 복귀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땅콩 회항'(항공보안법 위반 등)을 비롯해 명품 밀수 혐의(관세법 위반 등)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모두 배임·횡령과 관련된 범죄가 아닌 까닭에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박도 나온다.


당장 한진그룹 측은 "조현아 주주연합의 이번 기자간담회는 명확한 비전도, 세부적인 경영전략도 제시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기자간담회"라고 평가하고 "또한 기존에 제시했던 전략의 재탕일 뿐만 아니라,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는 뜬구름잡기식 아이디어만 난무했다"고 혹평했다.


그룹 측은 또한 "견강부회(牽强附會)식으로 현 경영상황을 오도하는 한편, 논리적인 근거 없이 당사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이라고 맹비난했다.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조현아 주주연합 측의 주장에 대해선 시장과 주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일갈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현아 주주연합 측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표했지만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라며 "조현아 주주연합은 이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며, 바로 이것이 명백한 경영참여이며 경영복귀이다. 해외 금융.투기세력들이 기업 경영권을 침탈하는 과정도 이와 동일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조현아 주주연합의 주장은 사실상 시장과 주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조현아 주주연합이 앞서 지난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의 자격 조항 신설'을 제안한 것을 두고서도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위한 행보로 그룹 측은 보고 있다.


주주연합은 이 같은 조항을 통해 회사·계열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나 '법령상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사회 이사로 선출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땅콩회항의 장본인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항공보안법,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되고 이혼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하지만 조현아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죄에 대해서만 명시했다. 따라서 조현아 복귀를 위한 꼼수이다. 게다가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맡아 경영을 악화시켰으며, 이는 그룹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의 대외 이미지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인물"이라고 질타했다.


한진그룹은 "항공산업은 외생 변수와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으로 따라서 업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빠른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얼라이언스 등 동맹, 항공기 및 엔진 등 제작사와 같이 전문가 그룹과의 긴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어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석태수 대표(한진칼), 우기홍 대표, 하은용 부사장(이하 대한항공), 최정호 대표(진에어) 등 유관 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들과 함께 긴밀한 협업 체계 구축한 전문경영인 체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현아 주주연합에 대해선 '투기세력'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룹 관계자는 "이미 많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 자본들이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주권리를 내세웠지만, 결국 막대한 차익만 챙기고 먹튀를 했다"며 "장기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에 따라 배당 수익을 얻는 게 아닌,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시세차익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조현아 주주연합 또한 근본적 목표는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기세력일 뿐, 국내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가치의 추구라고 볼 수 없다"라며 "차익을 남기고 먹튀하면 결국 피해자는 기업, 기업 구성원, 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가 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러한 가운데 차익만을 노린 사모펀드 등의 경영권 위협은 한진그룹의 중장기적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명확한 비전과 전문적인 경영 능력,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조원태 회장 체제가 장기적인 투자가치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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