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동민 생명보험사 상장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참여연대·경실련등 시민단체와 반박 공방전을 펼치고 있어, 세간에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나 위원장은 이런 분위기가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시민단체나 자문위 입장에서도 이처럼 공방전으로 발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자문위가 상대해야 할 당사자가 마치 시민단체 하나뿐 인 것처럼 인식되고, 이 둘이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22일 경실련·경제개혁연대·참여연대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생보사 상장 자문위 보고서에 대한 반박' 의견을 발표한 이후 기자로부터 전화가 와, 이에 대해 묻자 몇 마디 이야기를 한 것이 전부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마치 나 위원장이 공식 반박 의견을 낸 것처럼 기사화 됐고, 다음날 또 다시 시민단체의 반박문이 공개됐다.
이처럼 자문위와 시민단체가 설욕전을 펼치는 가운데 가장 치열한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과거 유배당 계약자의 배당금 지급의 충분성, 상장 차익 관련한 계약자 몫 부분이다. 이를 두고 양측은 큰 의견차를 보이며, 회계 산정과정에서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처음 발표한 보고서의 회계 산정과정에서의 오류를 지적한다면.
- 미국 뉴욕주 회계처리 방식을 적용할 경우, 주주와 계약자 이익을 배분할 때 유배당 상품의 경우 9대 1로 배분해야 하며, 무배당 상품의 경우에는 100%가 주주 몫이 된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유배당·무배당 상품을 합해 9대 1로 나눠 계산을 했다.
△시민단체가 재반박 발표를 통해 '무배당상품의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에 유배당상품과 합해서 회계 계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데 대해.
- 당시 상품구조나 이익부분이 어떻게 구성되고, 책정되는지, 특징은 없었는지 등을 살핀 후 회계 정산을 했어야 했다. 단지 판매량이 저조했다는 일부분의 사실만 보고, 전체를 간과한 것이 아닌지 판단된다. 판매량은 저조했으나 당시 무배당상품의 특성을 봤을 때 계약자에게 적당한 배당을 할 수 있는 구조였다.
△생보사 상장 저지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응에 대해.
- 시민단체나 소비자가 '배당 문제' 하나를 가지고 상장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보험을 해약할 때 큰 손해를 본다거나 보험 계약서에 약정된 배당 부분이 불충분하게 지급된 사례 등의 기존 보험업계 전반에 걸친 안 좋은 인식과 불만이 이번에 동시에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상장 자문위의 초안이 자주 바뀌면서, 주장이 번복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아마도 보험사의 성격을 규정하는 부분이 1999년도에 발표한 보고서와 이번 보고서에서는 차이가 있는 점을 두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다양한 논리, 새로운 분석 사례를 바탕으로 논리전개를 한 결과, 주식회사로 결론을 내리게 됐다. 학자가 연구 중 새로운 이론과 방법이 생기면, 이를 적용, 수정하는 것이 옳지 않겠냐. 이를 변절했다며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정치적이다.
△계약자의 기여도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는지.
- 매우 민감한 문제다. 먼저 은행의 예를 들어보자. 은행의 자본의 대개는 고객이 예치한 자금이지만 그렇다고 고객이 은행의 주주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분명 자문위도 계약자의 기여도는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자의 지위에서 계약에 약정된 배당을 적정수준 받았는지에 대해 따져야 할 문제이지 이것이 계약자와 주주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이용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과거 3차례 구성된 자문위에 모두 참여했는데, 과거에 비해 달리진 여건이나 차이점은.
- 나만 빼고, 이번 자문위원은 이 모두 싹 바꿨다.(웃음) 이번 자문위에는 특히 재무관리, 계리부분의 전문학자가 영입돼 이전까지 시도하지 않은 계리 분석이나 통계기법을 제안하고 실전에 적용시켰다. 또 해외 사례를 조사하는 등 방법을 통해 이전보다 객관적으로 설득적인 자료를 제시할 수 있었으며, 시간이 누적된 만큼 연구, 분석할 수 있는 샘플이 많이 축적된 점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현재 시민단체 측이 자산할당모델(Asset Share), 옵션모델 등 자문위가 사용한 분석에 대한 검증 지적과, 회계분석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라고 나선 데 대해.
- 이를 시민단체 측에게만 제공, 공개 할 수는 없다. 공개한다면 보험사는 물론이고 전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공개해야할 것이나 이는 쉽지 않다. 검증 지적과 관련해서는 현재 영국의 연구소에 용역 의뢰해, 자문위의 분석이 올바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검증이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우리 말은 믿지 못하겠다던 시민단체가 이들의 검증은 믿겠다고 나선다면 이것도 참 씁쓸한 일이다.
△ 최근 시민단체가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자문위 구성원 중 일부 위원의 보험사와의 연관된 경력을 두고, 지적한데 대해.
- 올해 초 자문위를 구성하기 전 증권거래소 측에서 이력서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고, 아마 몇 배수로 인원을 뽑아 면밀히 그런 관계도 검토한 모양이다. 실제로 영입했으면 좋았을 회계방면에 정통한 모 대학 교수도 특정 보험사의 자문위원으로 있는 바람에 자문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 이번 자문위는 중립성을 고려해, 증권선물거래소 산하로 구성된 것으로 아는데 중립성이 지켜졌다고 보는지.
- 실제로 최근 시민단체 반박 기자회견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리지 않았나. 증권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을 재규정하게 되면서, 실무 작업을 담당하는 기관이 되면서 산하로 자문위가 구성됐다. 자문위 구성이후 증권거래소의 실무자와 한 차례 인사를 나눈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는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최근 유관우 금감원 부원장보가 내년 상반기경 생보사 상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가능하다고 보는지.
- 상장규정이 마련돼도 개별사가 상장 신청에 따른 준비기간이 필요한데, 금감위는 이를 6개월 정도로 잡고 있다. 따라서 올해 말에만 상장초안이 나온다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장이 가능하다 점을 미뤄 의견을 내놓은 것 같다. 자문위가 올해 안까지 초안을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향후 생보사 상장이 금융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여기는 지.
- 은행계는 외환위기를 한 차례 경험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M&A를 통한 규모의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결국 현재 국내은행은 세계적 규모를 갖췄고, 또 인정을 받고 있다. 반면 보험계의 경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자금 시장에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기를 맞고 있다. 때문에 상장을 통해 신규 자본을 유치하고 재무, 인력을 확보해 국제적 신임도를 높이면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상장은 보험 사업의 향후 발전을 좌우 할 큰 과제라 하겠다.
△IMF시절, 보험사 구조조정 책임자로 임명되고 이번에는 보험사 상장 자문 업무를 맡아, 상반되는 직책을 맡은 듯 보인다.
- 절대로 보험사를 옹호하지도, 질책하지도 않는다. 두 직책 다 국익을 위한다는 생각을 갖고, 맡았던 것이다. 학자로서 기준과 원칙, 법에 따라 따르는 것이지 그 외 배경, 의미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공청회 자리에서 오히려 삼성,교보생명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 있다.
실제로 삼성, 교보에서 상장차익을 공익 환원부분으로 추진, 계획하고 있는 부분도 자문위의 보고서를 통해 결코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있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자구책으로 내놓은 제안이 아니겠냐.
그럼에도 보험사의 편을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은데 아직 생보사 상장과 관련한 또 다른 추진 과정이 남아있다. 여기서 자문위가 보험사의 편만 들고 있지 않는다는 점이 확실히 드러날 것이다.
△생보사 상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언.
- 결국 자문위는 합의, 타협, 조율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을 뿐 그 이상의 의도나 목적은 없다. 우리가 더 좋은 보고서를 내놓을 테니, 이해관계자간의 원만한 협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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