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서만 현대중.미래에셋.현대증권 '뭇매'
일부선 "공매도 세력과 결탁한것 아니냐" 의혹 제기
"투자 심리 위축되면 사실 여부 무관하게 힘 발휘"
한동안 외국인투자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줄면서 입김이 약해졌던 외국계증권사의 보고서가 활개를 치고있다. 이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 보고서는 급락장에서 주가를 곤두박칠 치게하는 '저승사자' 역할을 한다는 것. 보고서 내용의 적정성과 상관없이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두들겨맞은 종목은 주가가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현대중공업 LG전자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등이 외국계 증권사의 뭇매를 맞았다. 전날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가 목표주가를 종전 1만7200원에서 8000원으로 53.4% 낮춘 현대증권은 증시 하락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겹쳐 이틀 동안 17.14% 급락했다.
현대중공업은 UBS의 타깃이 됐다. UBS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2010년까지 신규 선박 주문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목표주가를 37만원에서 14만원으로 무려 62.1% 내렸다. 또 앞서 지난 13일 JP모건이 LG전자의 3분기 경상적자 가능성을 제기하자 연일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며 이날까지 주가가 15.81% 하락했다.
LG전자의 경우 JP모건이 지난달 외화부채를 이유로 3분기 경상이익 적자를 예상하자 국내증권사와 LG전자가 그런 우려를 일축했지만 주가 급락을 막지 못했다. 나중에 3분기 경상이익이 34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증시의 영향력은 외국계가 더 컸던 것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도 JP모간과 CS의 목표주가 반 토막에 대해 회사 CEO까지 나서 대응했지만 주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 공습'은 최근 일만이 아니다.
지난 2004년에 있은 크레디리요네(CLSA) 증권의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평가는 외국계 보고서가 국내 증시에 끼친 영향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크레디리요네(CLSA) 증권은 다음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당시 연이은 사이트 인수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일관, 투자자들의 신뢰를 상실했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에서 ''매도(Sell)'로 하향조정했다. 이와 함께 목표주가도 5만1000원에서 3만원으로 끌어내렸다.
일본 1위 커뮤니티 사이트인 '카페스타'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9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라이코스'를 인수했으며, 현재 국내 경매 사이트인 '온켓'의 인수까지 검토하는 등 인터넷 시장의 성장 한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경영 전략이 '매도' 의견의 이유다.
다음은 이 같은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보고서가 직격탄이 되면서 주가가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보고서가 나온 직후 급락세로 돌변, 가격제한폭 근처까지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전날보다 11.02% 무려 11.02%포이트나 떨어졌다. 거래량도 급증, 180만주를 넘었다. 다음은 이 여파로 2만원대까지 떨어졌고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시일을 기다려야 했다.
올 초 현대중공업 등 조선 관련주들은 골드만삭스증권이 부정적인 리포트를 내면서 주가하락의 악몽을 겪었다.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는 지난 9월 초 역시 골드만삭스증권이 "수강생 급감 우려가 있다"는 리포트를 내자 하루 만에 주가가 9.35%나 빠지기도 했다.
왜 외국계 증권사들의 보고서에 우리 증시는 맥을 못추는 걸까.
우선 대형 외국계증권사의 리서치센터가 애널리스트 20여명, 분석종목(커버리지) 100여개 등으로 국내 중소형증권사 수준.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가 증시에서 막강한 위력을 행사하는 것은 외국인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국내증권사 보고서와 달리 외국계증권사는 고객에게만 제공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보고서의 작성 기준이 국내 증권사와 비슷한데도 증시의 중요 변수로 부상한 데는 약세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도 한 원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익추정이나 밸류에이션 등을 기준으로 한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 산정 기준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국내증권사가 오를 종목에 관심을 집중할 때 외국계는 내릴 종목, 덜 오를 종목 등에도 관심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정적인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 대해, 일부에선 공매도(주가가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파는 것) 세력과 결탁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지난 7월 한 유럽계 증권사가 삼성전자에 대해 매도(팔자) 추천을 한 리포트를 낸 뒤 열린 첫 거래 증시에서 전체 거래의 12%가 공매도인 이상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외국계증권사는 "공매도를 위해 보고서를 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발끈하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공매도를 주도하는 6000~7000개의 크고 작은 헤지펀드의 뜻을 맞추느니 (결탁이 가능하다면) 차라리 비중이 큰 국내 고객에게 유리한 리포트를 써주는 편이 우리에게도 이익"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현재도 대차잔고가 2개월 새 40%가량 줄었지만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확대돼 공매도가 청산됐다고 보기 어려워 외국계증권사의 비관 보고서와 공매도 결탁 의혹은 여전한 상태다.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자성도 쏟아진다.
국내증권사가 올해 초 장밋빛 전망만 제시할 때 외국계증권사가 조선주에 대해 강력한 경고음을 날린 전례에서 보듯이 비판 수위나 표현에서 자유로운 점도 큰 차이다.
국내 영업환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강점을 살려 외국계증권사는 기업들의 약점을 과감하게 파고들 수 있으며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약세장에서는 이런 보고서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힘을 발휘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가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은 기본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더 참고하기 쉬운 정보이고, 이 때문에 외국인 매수·매도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매매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국내기관이나 개인들마저 이들 보고서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해도 외국계 증권사의 영향력은 지나치며,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 고객 유치를 위해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국내 기업에 관한 보고서는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서 작성되며, 전혀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다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의해 이미 언급된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용의 타당성 여부에 상관없이 외국계 보고서라는 이유만으로 '막강한' 시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현재의 시장의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애널리스트는 "증시 체력이 허약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동요가 심해졌다. 악재에 민감한 상황에서 외국계증권사의 리포트에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어이없이 무너졌다. 이것이 국내 증시의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제로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이 목표주가 수준에 불과하더라도 사전에 아무런 경고도 없이 목표주가를 절반 이하로 깎아버리는 것은 지나치다"며 "국내 투자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이런 분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외국인에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토요경제人] "지역 살리고, 소비 돕고"...NH농협카드 이민경 사장 전략 '결국' 통했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0722/p1065597998198081_664_h.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