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에 치러지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손학규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야권 통합론’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여권에서 ‘당 쇄신’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만큼 야권에서도 2012년 총·대선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요 변수인 야권 통합론을 강력히 밀어 붙이고 있는 것이다.
또 한나라당 소장파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연대한 ‘신주류’가 이재오계와 친이(친이명박) 직계 등 ‘구주류’를 견제하면서, 향후 당 운영을 주도할 경우 차기 선거에서 야권의 슬로건인 ‘정권 심판론’이 부각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야권 통합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 ‘야권통합 본격 추진’
손 대표는 지난 4·27 재보궐선거 성남 분당을 선거에서 당선된 뒤 열린 첫 공식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과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내년 총선의 승리를 위해 가야할 길은 혁신과 통합”이라며 “민주개혁 진영을 하나로 통합하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민주개혁진영이 총·대선 승리의 길로 힘차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의 이 같은 ‘야권통합’ 행보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내홍을 겪은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손 대표는 한·EU FTA 처리를 위한 ‘원 포인트 국회’를 열기로 한 ‘여·야·정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고, 전면적인 검증이 없는 한·EU FTA 비준을 저지키로 한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과 ‘야 4당 정책합의’를 선택했다.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한·EU FTA 비준안 처리를 찬성했음에도 불구, 손 대표가 한·EU FTA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 불참키로 결정한 것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4당 공조’를 존중하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한·미 FTA가 국익에 맞는지 면밀하게 검토해 국민에게 민주당의 생각을 알려야 한다”며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한·미 FTA 비준 저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 역시 향후 야4당 정책연대의 끈을 이어가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손 대표가 구상하는 야권 통합의 범위는 국민참여당 및 민노당·진보신당 등 기타 진보정당을 넘어서 범야권 시민사회 단체까지라고 볼 수 있다.
손 대표가 원내에 입성한 직후 “당 개혁 방안 가운데 야권 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없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 혁신 작업’을 주문한 것도 야권통합 문제와 연결돼 있다.
국민경선제 도입 등 당원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다른 야당과의 통합이 수월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손 대표는 당내 인재영입에도 공을 들일 예정이다. 손 대표 본인이 직접 당 인재영입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혔듯이, 야권통합의 대상은 시민사회단체 인사까지 외연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 참여당·진보정당·노총 “야권연대 함께한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러한 야권통합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민주당 ‘빅3’로 분류되는 정동영 최고위원은 “야권이 하나가 된다면 내년에 국민은 우리에게 정권교체의 기회를 줄 것”이라며 정책연합 중심의 야권연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세균 최고위원 역시 “민주·진보·개혁진영이 하나의 당으로 합치는 게 최선이다. 그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월부터 본격화될 당권 경쟁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오는 9월 전까지 통합의 윤곽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연대연합특별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의 통합 논의를 넘어 진보정당 전체와 민주진보대통합당을 만드는 데까지 논의를 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야권을 아우르는 ‘대통합’을 주문했다.
또 “재보선 결과와 별개로 이제는 우리가 본격적으로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 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며 “민주당 전당대회가 올해 12월 이전에 있어야 되고 그러면 아마 오는 10월부터는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통합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야당들의 경우 국민참여당은 당 홈페이지에 ‘당 진로 토론방’을 개설하고 향후 진로에 대한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유시민 참여당 대표는 “어떤 길을 택할지는 제가 아닌 당원들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 이외에 당 진로와 관련한 공식적인 발언을 삼가하고 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각 당의 통합추진위원회를 개설, 실무자 접촉을 통해 양당의 통합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앞서 진보신당과 민노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들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그리고 진보교연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1월 연석회의를 열고 오는 6월까지 새로운 통합논의를 마무리 짓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내에서도 야권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배우 문성근씨가 제안한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은 국민 100만 명이 모여 5개로 분열되어 있는 야당을 불러 모아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민주적인 야권단일정당을 만들어 내자는 시민운동이다. 현재 11만4000여 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최근 ‘공천제도, 야5당이 말한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야권단일정당을 만들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광범위한 시민사회 세력이 참여하는 통합 진보정당을 창당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 역시 민노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및 시민사회세력까지 통합하는 새로운 진보대중정당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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