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대부家 파라다이스 유산 분쟁

산업 / 황지혜 / 2006-12-18 00:00:00
차녀 지혜씨 장남 필립씨에 소송제기 “전필립 회장 상속재산 독차지 부당”

‘카지노의 대부’였던 전락원 파라다이스 그룹 회장이 2004년 11월 향년 77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을 때, 사람들은 그의 업적보다는 막대한 재산에 관심을 가졌다. 향간에는 당시 9월 고설원량 대한전선 전 회장 유족이 낸 1355억원을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가 신고될 것으로 전망했을 정도였다.

이는 그의 자식들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그가 세상을 뜬지 겨우 2년도 채 안돼, 상속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서울가정법원에 전락원 회장의 차녀 지혜(35)씨가 오빠인 장남 필립(45)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청고소송을 냈다.

장남이 상속재산의 공정한 분할을 거부하고 재산을 독차지했다는 이유에서였다.지혜씨 측이 밝힌 전락원 회장의 상속재산은 파라다이스 주식 2490만주 및 계열사 주식 370만주, 서울 서초구 고급 아파트 및 의왕시 일대 부동산, 예금 및 퇴직금, 대여금 511억원에 영국의 유명 조각가 애니시 카푸어의 조각품 등 수천억에 이른다.

지혜씨 측은 “장남이 그동안 상속세 최고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에 훨씬 못 미치는 400억원 대의 상속세만 신고하고, 민법상 상속 지분은 3남매가 공평하게 3분의 1씩 분배해야 함에도 전필립 회장이 상속재산을 독차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라다이스 그룹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최지환 파라다이스 그룹 홍보실 과장은 “요즘은 남녀구별 없이 상속이 이뤄지지만 선대회장 개인이 그렇게 진행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판단아래 생전에 작성된 유언장에 근거해 상속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서 “또 당시 유족들이 ‘합의서’를 해놓고 이제와 문제를 제기해 당혹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룹사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월 13일 필립씨와 지혜씨를 비롯한 유가족은 법무법인의 인증 하에 ‘상속 재산의 처분 등 관련 상속인간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때 지혜씨도 상속 유류분(법정 상속분의 2분의1)에 미치지 아니하더라도 고인의 유지대로 받아들일 것과 향후 일체의 권리 행사를 포기,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최 과장은 지혜씨의 소송 제기에 대해 “소송 제기에 대한 저의를 추정 할 뿐이지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다”며 “그러나 적법한 절차에 의거 상속이 이루어진 만큼 향후 법률적 절차를 거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산 상속 과정에서 이복동생에 대한 차별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 전 회장은 생전에 전처로부터 장남 필립씨와 원미씨를 낳고, 재혼후 지혜씨를 낳았으나 사망 직전 두 번째 부인과 이혼했다. 이에 최 과장은 “원미씨도 당시 같은 조건으로 합의했으며, 별도로 보상을 해준 부분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상속세가 예상에 못 미친 부분을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선대회장이 돌아가신 시점에서 자녀에게 모두 재산이 상속된 것이 아니라 50%이상을 계열사에 유증해 자녀들에게 돌아간 지분율이 줄어들어 상속세가 줄어든 것”이라면서 “외부에서는 아무래도 이런 부분을 곱지 않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룹의 설명에 따르면 파라다이스 건설 산업의 주식 20만여주, 파라다이스 호텔 도고의 주식 98만주를 파라다이스 그룹에 증여했고, 파라다이스 제주(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제주 그랜드 카지노)와 파라다이스 호텔 도고 등 법인에도 채권을 면제하는 방법으로 증여했다.

그러나 이번 소송 건으로 불똥이 그룹사 뿐 아니라 계열사에게로 확대될 전망이다. 파라다이스 그룹 본사를 상대로 국세청이 지난 19일 특별 세무조사에 나섰기 때문. 이날 오전 국세청 관계자들이 파라다이스그룹 본사와 파라다이스 부산 호텔 등 일부 계열사를 방문해 회계 관련 서류를 가져갔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는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 회계조사로, 국세청은 파라다이스 그룹이 탈세를 했다는 특별 제보를 입수했다”고 수사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소송 사건과) 일정부분 관계가 있다”면서 “그저 국세청이 상속세가 제대로 산정되고, 징수 됐는지 여부를 재검증하는 과정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에 비해 세무당국으로부터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으며, 이번 세무조사도 그런 차원인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필립 회장이 국세청에 상속세를 자진신고를 하고, 작년 국세청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였을 때도 아무런 문제도 지적되지 않아 특별히 지적받을 것은 없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전락원은 누구인가?

그는 국내 굴지의 카지노 및호텔 운영 기업인 파라다이스 그룹의 창업자이다.

1948년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한 뒤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미군부대 군무원으로 일하며 사업기반을 닦은후 워커힐호텔에 국내 최초의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열어 ‘카지노의 대부’로 불렸다.

그는 호텔과 면세점, 건설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인기 드라마 ‘올인’에서 박솔미의 아버지로 열연한 ‘조경환’의 실제 모델이기도 했다.

지난 1993년 탈세혐의를 받고, 1996년 수백억 원을 해외로 유출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지만 문화·예술 사업에 관심을 보여 국내 문화예술 인재 육성을 위해 1979년 계원조형예술대학과 계원예술고등학교를 설립했다.

더불어 1978∼1983년까지 한국스키협회장을 지냈고, 1978∼1980년까지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하였다.

이후 1974년에는 아프리카 케냐로 진출, 1976년 케냐 현지 카지노 설립을 계기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88올림픽 서울 개최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활발한 문화외교 활동에 참여했다.

이런 사회활동과 대외 민간외교활동을 인정받아 1989년부터 주한 케냐 명예총영사를 지냈다. 또한 1989년 문화재단, 1994년 장애인 복지재단을 설립하여 사회사업에도 힘을 쏟았다.

이후 기업의 사회공헌을 강조한 면을 인정받아 2000년 국세청 모범 납세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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