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과학의 비밀이 있는 집

산업 / 송현섭 / 2006-12-18 00:00:00
시크릿하우스로의 초대

시크릿하우스는 비밀이 숨겨진 저택에 대한 판타지나 은밀한 살인사건이 펼쳐지는 추리소설은 아니다. 대신 과학자의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상생활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수학자이자 현대 과학계의 탁월한 재담꾼인 저자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집에서 벌어지는 각종 일상사를 어렵지 않은 얘기로 풀어서 과학적 분석을 시도한다.

우선 우리들의 아침을 깨우는 자명종과 함께 하루는 시작된다. 식사를 하고 출근하고 퇴근이후 손님을 맞이하기도 하고 한밤에 피곤해진 몸을 풀어주는 목욕으로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게 된다. 물론 대부분 사람들이 무심히 흘려버리는 일상생활에서 저자는 하루의 평범함을 그냥 넘기지 않는데 그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를 보여주는 한편 이면에 숨겨진 과학의 세계를 조명한다.

자, 이제 과학의 눈으로 집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분석해보자. 평범한 어느 가정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우리는 우리가 사는 집이 그리 만만한 세계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된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샤워기에서 변기를 거쳐 칫솔까지 여행하는 수십억에 달하는 세균들이 있으며 매일 밤마다 아늑한 잠자리에도 수백만마리의 진드기와 인사를 해야 한다.

또한 백악기 원시바다를 재현한 주전자의 세계가 펼쳐지며 달걀 속에서 벌어지는 노른자위와 세균사이의 팽팽한 전투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기술개발을 통해 흡입력이 강해진 청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드기 배설물의 생존방식을 배우며 잔디밭에 탑을 쌓는 점균류의 엑소더스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집먼지 진드기·슈도모나드균·살모넬라균과 함께 사막에서 날아온 모래 먼지와 향수분자·담배연기 심지어 물방울까지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말을 할 때, 얼굴을 비빌 때 거대한 인간과 함께 사는 세균과 미생물이 얼마나 큰 참사를 겪는지 알게 되면 어느새 웃음이 튀어나오는 것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소재들은 지극히 평범해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행주·청바지·카펫·텔레비전·전자레인지·컵·변기 등등 소소하고 친근한 사물들뿐이다. 하지만 사물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은 독특하고 날카로우며 풍부한 역사적 배경지식으로 무장돼있다.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생각의나무,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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