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日보다 심한 양극화 고착되나

산업 / 최윤지 / 2006-08-18 00:00:00
중산층 줄어들고 부모 빈곤 대물림

부모의 소득격차가 자녀로 대물림되고 이로 인해 양극화가 고착되는 양샹을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국내 소득 양극화 현상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보다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18일, 다른 국책연구소와 공동으로, 양극화를 극복하고 지속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양극화 극복과 사회통합을 위한 사회경제정책 제언’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교육개발원 내부 자료집(2005년)에 따르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진학자 부모의 소득은 월평균 246만원으로 미진학(131만원), 전문대 진학자(146만원),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진학자 부모(189만원)의 소득에 비해 훨씬 높았다.

또 지난 15년 사이, 고소득층 가정 자녀의 서울대 입학비율이 일반 가정 자녀에 비해 무려 16.8배로 늘어났다. 자립형 사립고 진학에서도 민족사관고의 경우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700만원을 넘는 비율이 35%에 달했다.

KDI는 교육격차가 곧 소득격차로 이어지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폐쇄형 학교 교육체제를 개방형 평생교육체제, 유비쿼터스-러닝 체제로 전환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실질적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임에도 불구,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17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저생계비 기준 빈곤율은 지난 1997년 3.9%에서 2004년 6.0%로 확대됐고 소득5분위 배율도 같은 기간 4.49에서 5.41로 악화됐다.

KDI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기틀을 유지하면서 수급대상을 확대하고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은 근로장려세제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근로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저소득층을 위한 경로연금과 장애수당 등을 정비, 확대하고 최저생계비 합리화, 의료, 보육, 교육 분야의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소득양극화의 현황과 원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소득 양극화 정도 측정지수인 ER지수가 지난 2004년 기준, 우리나라가 0.0665로 미국(0.0833)보다는 낮았지만 영국(0.0653)과 일본(0.0507)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노르딕 모델의 스웨덴(0.0563)과 유럽대륙 모델의 독일(0.0474), 프랑스(0.0434) 등 상대적으로 분배와 복지를 강조하는 유럽국과의 격차는 더욱 컸다. ER(Esteban&Ray)지수는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함을 의미한다.

지난 84년 이후 우리나라 ER지수는 93년 0.018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0.021까지 급등했다. 2000~2001년에는 다소 낮아졌으나 2002년부터 다시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소득 양극화는 곧 중산층 축소로 이어져 97년 64.8%였던 중산층 비중이 지난해 59.5%로 8년 동안 5.3%포인트나 낮아졌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소득 양극화의 주원인으로 외환위기 후의 경기 침체와 성장률 하락을 꼽았다. 이어 분배구조 개선보다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2005년 기준으로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추가 상승할 경우 소득 양극화 지수는 0.57%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성장 잠재력 회복과 고용 확대를 위해 정부가 노후불안, 국민연금 고갈 우려, 사교육비 부담 등 중산층의 소비 불안 요소를 해소하고 기업의 투자와 창업을 독려하는 한편 교육훈련과 직업중개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LMP)'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저소득층이 빈곤을 대물림하지 않도록 공교육을 강화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회 복지 지출 규모와 복지 행정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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