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 베트남 진출 ‘러시’...“투자기회 안성맞춤”

산업 / 문혜원 / 2019-11-08 15:38:04
은행에 이어 증권·카드사 시장공략 가속화..화교없는 매력 요인 커
국내 금융사들이 베트남 시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기회로 뛰어들고 있다.[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금융사들이 베트남 시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기회로 뛰어들고 있다.[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최근 국내 금융사들이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에 힘입어 베트남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처음에는 은행이 시작했으나, 현재는 증권·카드사들도 동남아 시장 진출 공략을 세우면서 베트남의 시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 금융사들이 국내 금융시장의 포화된 상황에서 해외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동남아 현지 시장 진출면에서 투자기회의 매력이 많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인구가 1억명에 달하는 데다 평균 연령이 20대 이상이 대부분이므로 젊은 고객유치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또한 세계 경제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 포인트로 꼽는다.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6% 중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융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중앙은행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금융산업 내 여신액은 전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베트남이 이익 창출의 매력이 높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성장잠재력이 큰 동남아 현지 시장 진출 및 업무 영역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금융사 가운데 베트남 진출을 먼저 시작한 곳은 신한금융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7년 호주계 은행인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이후 신한은행의 베트남 내 소매 대출액은 2017년 7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9억5200만달러로 1년 만에 32% 늘었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내 총자산은 36억400만달러로 현지 외국계 은행 중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다낭 등 4개 지역에 영업점을 새로 열기도 했다.


신한카드도 베트남에 설립된 영국계 푸르덴셜그룹의 소비자금융부문 계열사를 인수하며 일찌감치 베트남에 진출했다. 소비재, 자동차금융 등 개인금융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베트남 전역에 36개 지점을 보유한 신한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성장해왔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은 베트남에 10번째 영업점 ‘다낭지점’을 개설했다. 다낭지점은 베트남우리은행이 지난 9월 외국계 은행 지점 인가를 취득한 이후, 지난달 25일 문을 열었다.


앞서 우리은행은 1997년 하노이지점을 개설하며 베트남에 진출했다. 2017년에는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 전역에서 영업망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더불어 비대면 리테일 영업과 자산수탁사업, IB주선 등으로 업무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모바일뱅킹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 중심 인터페이스 구현, 모션뱅킹 등 편리한 모바일 특화 금융서비스 및 여·수신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7월 도입한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 개인신용평가 모형 기반 베트남 특화 모바일 신용대출 서비스 제공으로 모바일 중심의 비대면 영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금융도 베트남 금융당국으로부터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인수를 승인받았다. 앞서 지난 7월 BIDV의 지분 1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새 주식을 1조249억원에 인수해 BIDV의 최대 외국인 주주가 된다. 인수 작업은 연말께 마무리된다.


BIDV는 증권사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베트남 자산순위 1위 은행이다. 하나은행이 지분을 인수할 경우 BIDV가 보유한 영업망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9월 말 기준 BIDV의 총자산은 612억8000만달러(약 71조여원)이다.


현재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 영업점을 보유한 하나은행 입장에선 짧은 시간에 영업망을 확대할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증권사들도 은행 후발주로 베트남 진출에 가세했다. 먼저 미래에셋대우는 2007년 12월 베트남 최초의 외국계 증권사를 설립했다. 또한 베트남 진출 12년 만에 자본금 기준으로 베트남 현지 최대 증권사로 올라섰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이 글로벌 바이오기업의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 공동주관사로 참여하는 등 해외 영토 확장에 매진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밖에도 베트남증권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이달 초 베트남 현지법인(미래에셋 베트남)에 1조1560억동(약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번 증자로 미래에셋 베트남의 자본금은 5조4560억동(약 2728억원)으로 늘어 지금까지 업계 1위였던 SSI(5조1010억동)를 제치고 자본금 기준 베트남 최대 증권사가 됐다. 올해는 베트남 파생상품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껀터와 호찌민에 새로 지점을 열며 지점 수를 8개로 늘렸다. 미래에셋 베트남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6억원)보다 76% 급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이달 중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출범한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중심으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SSC)는 이미 지난 4월 HFT증권 지분(90.5%) 인수를 한화투자증권에 인가해줬다.


카드사들도 베트남 진출을 선언했다. 우선 현대카드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중견은행인 ‘MSB’의 자회사이자 소비자금융 전문회사인 ‘FCCOM’ 지분 절반을 490억원에 인수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베트남 현지에서 신용카드업과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개인금융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향후 전략은 디지털 전환, 상품 혁신, 신감각의 마케팅 그리고 글로벌 진출”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도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마지막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을 택했다. 이 회장은 지난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은행엽합체’ 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베트남으로 이동했다.


이 회장이 직접 베트남을 찾은 것은 호찌민에 들어설 새 지점의 준비상황 점검 차원이다. 산은이 동남아시아에 지점을 만드는 건 싱가포르 이후 처음이다.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하기 때문에 기업금융에 특화된 지점을 만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베트남은 국내 기업의 투자가 많은 것도 금융사의 베트남 진출에 유리한 점”이라며 “무엇보다 베트남이 화교로 대표되는 중국 자본이 많지 않다는 점도 국내 금융사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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