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발 일하게 해주세요~"

산업 / 최윤지 / 2006-08-08 00:00:00
결혼, 출산, 육아... 여성취업 가로막는 삼중고

인사취업전문기업 인크루트가 여성 회원 1천500여명을 대상으로 ‘여성 일자리 현황’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비율은 늘어났지만 결혼, 출산, 육아 문제가 여전히 여성 취업을 가로막는 대표적 장애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자 중 73.8%가 퇴사 경험이 있으며 이중 재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66%에 그쳤다. 재취업 성공률도 기혼 여성이 62.3%로 미혼 여성(72.7%)에 미치지 못했다.

결혼, 출산 등의 이유로 퇴사한 후,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영업, 판매, 생산조립직 등 ‘비정규직’ 비율이 대폭 늘어났다.

미혼 여성의 경우 재취업 후 비정규직이 13.6% 증가한 데 비해 기혼 여성은 110.6%나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129.5%)에 비해 그다지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기혼 미자녀 여성의 비정규직 증가폭은 90.9%, 출산 과정까지 거친 기혼 유자녀 여성은 116.7%까지 증가해 결혼, 출산의 과정에 따라 고용의 질이 함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혼 여성들이 이전의 경력을 연장해 더 좋은 근무 조건을 찾아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기혼 여성은 결혼, 출산 등으로 경력에 공백이 생겨 재취업 하더라도 예전의 경력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재취업 전후의 직종분야별 비율을 살펴보면 텔레마케터가 75%나 증가했고, 영업직 37.5%, 유통매장직 25%, 생산조립직 12.5% 순으로 경력이 없어도 가능한 직종에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혼 여성의 급여 역시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면서 24.2%나 줄어들었다. 정규직으로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기혼 여성의 급여 증가율(8.9%)은 미혼 여성(14.8%)보다 적었다.

이처럼 기혼 여성들이 고용이 불안하고 임금이 낮더라도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 일자리를 선택하는 이유는 결혼, 출산, 육아 문제로 ‘반강제적’으로 퇴사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퇴사 경험이 있는 여성 중 절반 이상이 자발적 퇴사가 아닌, ‘반강제적’인 압박에 의해 회사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미혼 여성의 경우 72.2%가 외부적 요인 없이 자발적으로 퇴사한 반면, 기혼 여성은 34.2%만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에 비해 ‘반강제적’으로 퇴사한 여성이 15.7%P 줄었다는 것. 결혼을 이유로 퇴사를 강요받는 여성 비율이 감소했으며 기혼-무자녀 여성의 경우 비자발적 퇴사라고 밝힌 비율이 지난해보다 12.9%P 줄어든 48.5%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혼-유자녀 여성의 경우 72.1%가 ‘반강제적’으로 퇴사했다고 밝혀 지난해 조사결과(75.1%)와 비슷했다. 결혼 유무보다는 출산, 육아 문제가 여성의 경력 단절을 가져오는 주원인인 것이다.

이처럼 여성 고용을 가로막는 문제가 별반 개선되지 않고 비정규직 위주의 일자리밖에 구할 수 없음에도 불구, 여성 경제활동 참여자는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조사대상의 71.6%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조사결과(48.6%) 보다 크게 늘어났다.

미혼(76.4%), 기혼-미자녀(69.4%), 기혼-유자녀(68.8%) 여성들이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었으며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 결혼과 출산과정을 거치며 경제활동 참여율이 현격히 줄어든 것에 비해 개선된 모습이다. 결혼, 출산 유무와 상관없이 여성의 일하고 싶은 욕구는 더욱 강해진 것이다.

현재 미취업 상태인 여성도 10명 중 8명이 구직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미혼(87.1%), 기혼-미자녀(78.4%), 기혼-유자녀(80.0%) 여성들도 결혼, 출산과 상관없이 일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재취업에 나서는 이유로는 ‘일하고 싶기 때문’ 이라는 답변이 48.4%로 가장 높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가 37.1%를 차지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고급 여성 인력의 손실은 곧 국가적 손실이고 이는 다시 국가, 기업의 인력난에 위협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가 여성 정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여성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은 기업, 사회가 함께 조성해야 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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