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방지 ‘준법감시인制’, 영업성과에만 매몰돼 “미봉책”일쑤

산업 / 문혜원 / 2019-10-28 21:45:01
도입 9년 지나도 실천력 미미..일각서 “처벌도 약해 유명무실”지적
“준법감시인 선임 과정 공개해야..금융사 자체 실천인식 제고”강조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최근 은행 해외금리형파생상품(DLF·DLS)사태가 논란이 되면서 새삼 금융사들의 내부 불법행위를 감시하는 ‘준법감시인제도’가 업계 안팎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방안으로 도입된 ‘준법감시인제도’가 9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현장에선 금융 사고를 사전에 막는 감시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DLF·DLS사태·보험사 GA확대로 불완전판매 증가·CRO(위험관리책임자) 보고의무 위반·증권사 고객 돈 횡령 등 내부통제 위반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됨에도 불구, 영업성과에만 매몰된 금융사들이 사고방지를 위한 대응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들이 많다.


보험사의 경우 여전히 CR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기본적인 장치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준법감시인제도란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시스템으로 금융회사가 법령을 제대로 지키는지 내부에서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 직책이다. 중소형증권사나 캐피털사 등은 자격을 갖추지 못한 준법감시인을 선임하거나 아예 미선임하기도 한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2010년 금융사 경영감시 활성화를 위해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자문·견제기능을 수행하도록 도입됐다. 내부 통제 시스템은 사외이사제도, 감사위원회, 준법감시인제도,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준법감시인제도’가 도입돼도 여전히 일부로 선임하지 않은 기관들도 있는가 하면, 또 임기만료일이 남아있는데도 자리이동이 빈번한 것으로도 나타나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강화 등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준법감시인제도로 내부적인 금융사 사고를 적발해도 이에 대한 처벌수준도 경미해 금융사고가 재발되는 요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심지어 준법감시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들이 외려 내부적인 금융 사고를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금융회사의 내부고발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은행은 52건의 법령위반 사례를 제보했으며, 보험회사는 38건, 여전사는 10건, 증권사는 3건, 저축은행은 0건을 제보하는 데 그쳤다.


은행은 금전사고 등 범죄 행위 39건, 금융실명법 등 위반 행위 12건, 기타 법령위반 행위 1건을 제보했다. 증권사는 금전사고 등 범죄행위 2건, 금융실명법 등 위반행위 1건에 그쳤다.


준법감시인 임기는 최대 2년으로 정하고 있다. 현재 금융회사 준법감시인의 경우 금융지배구조법에 따라 독립적 업무를 보장하기 위해 해임조건을 이사회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사실 등기임원 수준이다. 하지만 현행 법규상 자진사퇴 후 새로운 임면은 막을 방법이 없다.


이렇듯 금융사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준법감시인의 CCO 겸직을 금지해 CCO를 별도로 임명하도록 했다. CEO가 소비자 보호 업무를 직접 챙기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은행,보험,증권사 등은 CCO겸직 분리에 관련 이해관계자들 충돌로 인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금융사들의 준법감시인제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속속 나온다. 영업성과가 우선시 되는 구조 속에서 사고방지를 하려는 실천력이 저조한데다, 사고가 발생이 됐다 해도 미봉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에 금융사고가 재발, 다발이 되지 않으려면, 금융회사 자체의 인식제고 전환, 금융당국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금융사 사고 일탈 행위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장치인 ‘도적적’으로 비판해 처벌할 수 있는 수위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 내부 준법감시인에 대한 선임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음에 따라 장벽을 걷어낼 수 있는 투명한 자료공개가 필수”라며 “무엇보다 감독기능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사고방지대책 기록 등을 당국에서 철저하게 조사하도록 해 사후관리 및 처벌강화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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