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억 달러 상당을 국가에 헌납했으니 오히려 대접받아야 할 사람 아닌가(?), 왜 구속하나”
12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채권 절도범이 법원실질심사 대기실에서 한 푸념의 말이다.
경찰이 확보한 미국채권은 원화 125조원 상당으로 국내 1000대 기업 중 최근 5년간 단독1위인 삼성전자 연매출액 57조4576억원(2005년 기준)의 두 배가 넘는 액수이다.
수사계기는 범인의 친분관계인 A씨(47)가 관악경찰서에 현금화 가능한 물건의 도난 사실과 용의자 정보를 제공하면서 비롯한다.
현재 범인인 B씨(56)와 C씨(38)의 사건진술에 따르면 A씨는 5월25일경 신림동 소재 M모텔 602호에 B씨(56)와 C씨(38) 함께 투숙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공범자 관계에서 B씨와 C씨는 A씨가 잠든 틈을 이용해 미국 채권의 절도를 감행했고 A씨는 친분관계인 B씨와 C씨를 왜 고발했을까 하는 것이다.
또 A씨가 갖고 있었던 미국채권이 진짜인지 위조인지, 진짜라면 어떤 경로로 소지할 수 있었는지, 위조라면 어떻게 제조과정이 그렇게 정교할 수 있는 것인지는 아직 의문이다.
서태석 외환은행 위조지폐 감식 전문가는 “1~3억 정도의 사기행각을 목적으로 동남아시아나 중국을 통해 밀수로 들어온 위조채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철제가방과 채권에는 미국연방정부 마크가 새겨져 있고 채권에는 1934년이라는 연도도 표시돼 있다. 철제가방은 쉽게 열어볼 수 없도록 용접으로 땜질돼 있다.
철제가방 중앙 마크는 구리 형태의 일종인 신주로 만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성이 돋보이도록 해준다.
서태석 감식 전문가는 “철제가방의 내용물이 궁금해질수록 대단한 것이라는 속임수에도 쉽게 넘어간다”며 “주로 재력가의 지인이나 선후배를 통해 몇억씩 가로채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전에도 유사형태의 사기행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미국재무성 FRB의 USS 비밀수사국을 통해 채권발행 사실이 없음을 확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00만달러 이상의 미국채권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한은에 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이런 거액의 채권 신고는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범행경위는 A씨가 2~3년전 1250달러 규모의 미국채권이 든 철제가방을 본인의 고향인 충남 온양의 모 공사장에 묻어 두었다가 지난 5월 중순에 다시 찾았다.
A씨는 철제가방을 찾은 이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평소 알고 지내던 3명의 지인(B씨, K씨, C씨)과 함께 서울로 상경했다.
서울에 도착한 4명은 5월25일경 신림동 소재 M모텔에 도착해 2~3일 정도 투숙했다.
투숙자 4명 가운데 C씨(38)는 철제가방 속의 내용물이 대략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것인지 눈치채고는 각종 인맥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내용물의 가치성을 조사했다.
조사후 C씨는 A씨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B씨(56)에게 가방 속 내용물로 돈을 갈취해 나눠쓰자고 제안했다.
B씨도 철제가방을 뜯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250억 달러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고 5월27일 M모텔 602호에서 A씨가 잠든 틈을 이용해 철제가방을 들고 도주했다.
그 후 B씨는 철제가방을 C씨 주거지 책상 아래에 보관해 왔다.
B씨와 C씨는 이미 6월말 A씨의 제보로 B씨는 절도죄, C씨는 절도교사죄와 장물보관죄를 적용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그 후 경찰은 신림동 일대 성인오락실을 다니는 몇몇 사람 가운데 미국연방정부 발행 1250억 달러 상당의 철제가방을 갈취해 도망중인 사람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경찰은 7월21일 은평구 불광동 C씨 주거지 근처에서 잠복 및 탐문수사 도중 C씨를 발견, 300미터 가량 추격 끝에 긴급체포를 했고 곧이어 B씨도 검거했다.
동시에 C씨 책상 아래 숨겨져 있던 1250억 달러 상당의 철제가방을 압수했다.
처음 압수했을 당시 철제가방은 용접해 놓은 상태여서 바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경찰이 직접 용접을 뜯은 후에야 비로소 1250억 달러 규모임이 드러났다.
30kg 정도 서류 넣을만한 크기인 철제가방 속에는 보증서 7장과 촬영필름 대여섯 컷, 증서 4장, 액면가 5억달러 상당의 채권증서 249장이 들어 있었다.
가로 25cm, 세로 20cm 크기의 미국채권은 미국연방정부의 지급보증 문구와 달러표시가 들어있지만 아직 진위 여부는 수사중에 있다.
현재 진짜일 가능성은 낮지만 공식 감정기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릴 전망이다.
B씨와 C씨는 7월24일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태도는 적반하장.
법원실질심사 대기장에서 경찰에게 “125조원의 거액을 국가에 헌납했으니 오히려 대접받아야 할 사람 아닌가, 왜 구속하느냐”고 할 정도였다.
B씨와 C씨는 현재 관악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는 상태이고 12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채권은 7월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이다.
관악경찰서 강력3팀 관계자는 “미국채권의 감정기간이 2주 정도 걸리지만 진짜인지 가짜인지 여부는 감정결과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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