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총정리] 20대 마지막 국감 사실상 마무리…시작부터 끝까지 '조국', 기업인 때리기 '여전'

산업 / 최봉석 / 2019-10-23 10:51:51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 속에서 지난 21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 속에서 지난 21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 속에서 지난 21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회 15개 상임위는 21~24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국감 일정을 종료한다.


하지만 이번 국감은 시작 전부터 '조국 대전'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리고 이러한 관측대로 지난 국감의 키워드는 A부터 Z까지 '조국'으로 매몰됐다.


상임위원회별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야당 공격이 쏟아졌고 여당은 방어 모드로 일관하는 등 사실상 '조국 대전'으로 진행되면서 민생·정책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여야가 이처럼 국정감사를 볼썽사납게 마무리 지은 가운데, 국회는 국감에 뒤이어 지난 22일 예산 국회의 막을 열었다. 그러나 예산 정국에서도 벼랑 끝 대치 전술을 계속 이어갈 확률이 높은 까닭에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지킬 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이런 비관적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민망하고 부끄러운' 지난 국감 때문이다. 올해 역시 일부 기업인을 향한 국회의원들의 수상한 '국감 갑질'은 초반부터 감지됐다. 국정감사를 핑계로 특정 기업을 압박하는 구시대적 행태가 되풀이됐던 셈이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앞서 신동빈 롯데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이를 곧바로 철회했다. 국정감사를 '지역 민원용'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국감 증인은 결국 신동빈 회장에서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로 교체됐다.


이명수 의원은 신동빈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청을 한 것과 관련해 '지역구 회사'에 금품 전달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주평화당 갑질근절특원장으로 활약한 조배숙 의원은 올해로 78세인 부영 이중근 회장을 국감장으로 불렀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장에 지팡이를 짚고 나왔다.


무주리조트 피해 보상을 촉구하기 위한 국감 자리였지만, 부영그룹과 임차인들의 주장이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일각에선 '망신주기 식' 부실감사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즉 경제위기가 심화되며 한일 경제 갈등이 악화되는 중요한 시기에 일부 그룹 회장을 국감장에 불필요하게 출석하도록 하는 것은 일정부분 특정 그룹 오너에 대한 개인감정이나 망신주기를 위한 협박이나 압력의 수단으로 남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산자위 국감은 이러한 실망스런 국감의 진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를테면 무소속 이용주 의원은 산자위 국감장에 느닷없이 '리얼돌'을 갖고 와 "리얼돌을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감사에서는 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리얼돌'이 등장했는데 이용주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리얼돌을 옆에 두고 성윤모 산자부 장관에게 리얼돌의 수입 문제와 산업적 활용 가능성에 대해 질의했다. 성윤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리얼돌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진흥해야 할 사업인지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산업적 활용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사람 형태의 리얼돌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혀놓은 뒤 "만져보면 사람 피부와 흡사한 느낌이 든다"라며 "규제적 측면과 함께 산업 진흥 측면에서도 정부가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리얼돌 산업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갑론을박을 떠나, 대중 매체에서도 모자이크 처리가 되는 리얼돌을 국감장에 직접 등장시켜 생방송으로 여과없이 노출시킨 이 의원의 행위에 대한 비판 여론은 곧바로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소속 이종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한 민간인에게 욕설을 해 사과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일 산자위 국감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은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 등 불공정 행위를 성토했는데 문제는 참고인이 국감장을 퇴장한 뒤, 장내 정리 시간동안 이 위원장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지X, X라이 같은 XX들"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이 위원장은 "욕설을 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후폭풍은 컸다.


'정기국회의 꽃'으로 평가받는 국감은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입법부 국회가 행정부 견제 차원에서 정부를 감사하고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행위다. 하지만 국정 전체를 초토화시켰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일거수 일투족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 및 진영간 갈등에서 이번 국감은 자유롭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가 국감 기간 내내 '조국'으로 신경전만 전개하다보니, 필수적으로 챙겨야 했던 '민생'은 뒷전이었다. 일부 상임위에서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 대책 등 산업계에 산적한 현안을 일정부분 언급하긴 했지만, 워낙 조국 이슈가 우선시 됐던 까닭에 빛을 보지는 못했다.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여야 간 충돌로 '게임 산업'과 관련한 현안도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다.


일부 게임의 사행성 논란, 불법 프로그램, 질병 문제, 고용 문제 등 게임 업체에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슈 등은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다뤄져야 했지만 증인 채택 불발에 따라 게임업계 증인 소환이 무산됐고, 관련 업계의 이슈는 아예 다뤄지지 않았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얘기만 들렸던 것 같다"라며 "매년 마찬가지이지만, 올해 국감의 경우 민생·정책 과제가 완벽하게 사라진 그야말로 조국으로 얼룩진 역대 최악의 '정쟁 국감'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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