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커피 원두 생산지인 콜롬비아에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생두와 원두 등 커피는 연간 약 1억1400만 달러(1320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최근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내 커피값 인하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다.
콜롬비아산 커피 원두의 2~8% 관세가 없어지면 수입단가가 떨어져 커피제품의 가격에도 반영돼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로써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사실 커피 한잔 가격의 대부분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관세인하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커피 관세 2~8% 3년안에 철폐
지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6일 한국과 콜롬비아가 협상을 시작한 지 2년6개월만에 FTA를 체결, 빠르면 올 연말 발효된다. 대표적인 수입 품목인 커피는 2~8%인 관세를 3년안에 철폐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콜롬비아에서 수입한 농수산물은 총 1억2200만 달러(1410억원)이다. 그 중 커피와 커피조제품의 수입액이 농수산물 전체 수입액의 93.4%인 1억1400만 달러에 달한다. 브라질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국가에 해당한다.
품질이 좋은 콜롬비아산 커피의 수입량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 커피전문점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최근에는 가정에 기계를 두고 직접 내려먹는 문화도 확산되고, 편의점 등을 통한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콜롬비아산 커피 관세가 내려가면 커피제품의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제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커피 관세 8%는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수준의 높은 과세율”이라며 “장기적으로 수입단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고, 콜롬비아산 커피의 가격이 내려가면 유통과정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커피 유통시장이 가격이 내려갈 수 있는 여건인지에 따라 가능할 것”이라며 관세인하 효과가 유통업체 선에서 그치고 소비자에게 까지는 전달되지 않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 커피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커피 제품의 경우 관세인하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커피점문점에서 판매되는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3000~4000원)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생두 10g의 수입원가는 100원 미만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임대료와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는 구조 때문이다.
또한 생두의 경우에는 현재 관세율이 2% 수준이라, 생두 상태로 수입해 국내에서 로스팅하는 커피전문점의 경우 가격인하 여지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탐앤탐스는 생두를 직접 수입해 로스팅하고 있다”며 “2% 수준인 생두 관세율이 철폐된다 해도 가격인하 여지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들은 한가지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 콜롬비아,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 여러 원산지의 원두를 사용해 블렌딩하고 있어, 콜롬비아산 원두의 관세인하로 가격인하를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 외국계 커피전문점은 생두 원산지가 콜롬비아라도 로스팅 공장에 따라 원산지표시를 하고 있어 관세 철폐 효과가 없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콜롬비아 원두를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 본사에서 로스팅하고 원산지표시도 미국으로 하고 있어 콜롬비아 FTA로 인한 관세인하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포장형태의 커피원두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가격 인하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아직 FTA가 발효되지 않은 상태라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원산지별로 커피원두를 판매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콜롬비아산 커피의 관세가 내려가면 제품가격에 반영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관세가 철폐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테이크아웃 원두커피 1위업체인 자뎅 관계자는 “원두커피 완제품에서 원두의 원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30% 가량”이라며 “아직 FTA가 발효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관세가 떨어지면 제품가격에 반영할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산 원두를 일부 사용하고 있는 동서식품, 롯데칠성도 현재는 관세인하에 효과를 검토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커피 원두는 원산지의 작황 상태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져 가격의 변동성이 큰 편”이라며 “현재의 가격이 내년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콜롬비아 FTA로 인한 관세 인하효과가 언제 나타날지 확실치 않아 현재로써는 고려하지 않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 공정위 “무리한 커피값 인상 안 돼”
한편 최근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음료 32종의 가격을 300원씩 인상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커피값 상승 억제에 나설 전망이다. 6~7월께에는 커피가격 비교 정보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스타벅스 가격 인상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실무진들이 왜 커피값이 올랐는지 지금 보고 있지 않겠느냐”며 “6~7월께 커피 가격비교정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커피 원두 최대 소비국으로 커피 가맹점수가 최근 3년 새 10배 증가했다”며 “가격 인상 요인이 있으면 올려야겠지만 짜고 올리거나 무리하게 올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며 “다만 가격을 올리는 과정에서 카르텔이나 우월적 지위남용 등 공정거래법 위반 사실이 있는 지를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외국기업들에 대한 공정위 조사와 관련, “본사가 해외에 있어서 국내기업 조사에 비해 시간이 2~3배 걸린다”며 “이들이 우리 문화를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애로사항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외국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일관성있게 가려는 부분이 있고, 한국은 특히 IT의 세계적 테스트베드 아니냐”며 “균질화하려는 잣대로 보면 한국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애플사의 에프터서비스(AS) 문제가 대표적 사례인데 한국만의 특성을 느껴 (약관을) 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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