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극한 연기 너무 좋아”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6-22 14:05:14
박정우 감독 “제일 독한 배우라 뽑았다”

영화배우 문정희(36)가 살인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영화 ‘연가시’에서 가족들 걱정뿐인 착한 아내이자 엄마 ‘경순’을 연기한 그녀는 가족여행은커녕 대화하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남편 재혁(김명민)을 대신해 아이들과 계곡으로 물놀이에 갔다가 연가시에 감염되고 만다.


그 후 수용소에 격리돼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감염의 공포 속에서도 그녀는 강단 있는 모습으로 씩씩하게 버텨낸다.


문정희는 지난 20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신체를 쓰는 데 있어서 고생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며 “이 작품은 박정우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감염 증상 중에 물을 연거푸 마시는 증세가 있다. 정수기 통 그대로 마시는 날은 너무 추웠다. 영하 20도로 내려가던 때라 물을 조금 따뜻하게 했는데 몸에서 김이 나더라. 할 수 없이 차가운 물을 마셔야만 했다. 코를 막고 목으로 물을 들이마시는데 안 삼킬 수가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내가 NG를 내면 스태프들이 물을 다 닦고 내 몸을 말려야하고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되기 때문에 막막했다. 스스로 물고문을 하고 있는데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내가 좌절의 순간으로 가고 있을 때쯤 커트를 해줬다. 그때는 정말 추워서 의지와 상관없이 턱이 흔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 배우였다. “이 일은 정말 좋아해야 하는 거구나 새삼 깨달았다. 내가 변태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모습을 즐기는 게 재미있었다.”


극중에서 10년차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명민(40) 역시 문정희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찍으며 연가시 감염자를 연기한 문정희가 고생이 많았다. 윤정희의 몰입을 못 따라가겠더라”고 추어올렸다.


“감염된 후 슛이 들어가면 힘이 너무 세졌다. 그 힘을 못 따라간다. 나를 밀쳐내는 힘이 너무 세 깜짝 놀랐다. 내가 멀리 날아갔는데도 성에 안 찼는지 싱크대를 발로 차더라. 하지만 그렇게 몰입하지 않으면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박정우(43) 감독은 “문정희는 대한민국 어떤 여배우들보다 독하다고 꼽혀서 이 배역을 잘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코멘트를 정해주면서 해달라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나도 아는 것이 없어서 같이 고민하면서 만들어 갔다. 쉽게 갈 수 있었을 텐데도 잘 만들자는 명분하에 모질게 몰아 찍는 것을 불평 없이 잘 따라와 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연가시’는 변종 기생충으로 인해 벌어지는 감염재난 상황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내세운다. 인간의 뇌를 조종해 물에 뛰어들도록 유도하는 ‘연가시’는 짧은 잠복기간과 치사율 100%로 대한민국을 초토화한다. 제약회사 영업사원 재혁(김명민)이 연가시에 감염돼 버린 아내와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죤필름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배급으로 7월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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