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재판부 "삼성 준법경영안 점검하겠다"

산업 / 김사선 / 2020-01-17 18:11:13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사건 기록 증거 채택 안해
재판부 "전문심리위원 두고 실효성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삼성이 제출한 '준법경영안'이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는지를 살펴 이 부회장의 형을 정하는 데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기록은 증거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17일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해 삼성의 약속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점검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가 "향후 정치 권력자로부터 똑같은 요구를 받으면 뇌물 공여를 할 것인지,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다음 기일 전에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에서 준법감시위의 권한과 관련한 준법경영안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고, 올해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운영방식을 설명했다.


이날 변호인의 설명을 들은 재판부는 "기업범죄 재판에서 '실효적 준법감시제도' 시행 여부는 미국 연방법원이 정한 양형 사유 중 하나"라며 "미국 연방법원은 2002∼2016년 530개 기업에 대해 '치료적 준법감시제도'의 시행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 제도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며 "오늘 피고인과 삼성그룹은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겠다고 국민에 대해 약속을 했으나, 약속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엄격하고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하겠다"면서 독립적인 제3의 전문가를 지정해 삼성 내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적으로 시행되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3명의 위원으로 위원단을 구성할 계획이고, 그중 한 명으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특검은 "대통령과 최고 재벌총수 간의 사건에 (준법감시)제도 수립이 어떤 영향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삼성과 같은 거대 조직이 없는 미국의 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극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벌 혁신 없는 준법감시제도는 봐주기에 불과하다"며 "재벌체제 혁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준법감시제도 하나만으로 논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특검이 신청한 증거 중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증거인멸 등 다른 사건의 증거들은 채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에선 개별 현안을 특정하거나 각각의 현안과 대가관계를 입증할 필요가 없으므로 추가 증거조사는 필요하지 않다"며 "승계작업 일환인 구체적 현안을 각각 따지는 재판이 아니므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등) 그 재판의 증거까지 채택해 심리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가 삼성바이오 사건 증거를 채택하지 않기로 하면서 일단 이 부회장 측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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