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무료통화? 그럼 요금인상”

산업1 / 전성운 / 2012-06-08 17:15:15
카카오톡 음성대화 서비스 ‘논란’

드디어 올것이 왔다. 현재 4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실시간 음성대화 서비스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들은 일제히 비난을 시작했고 심지어 “통신비를 올리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통신요금에서 ‘끼워팔기’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으면서도 이통사 자신들 간 과도한 제살 깎기 경쟁으로 인해 입은 손실을 또다시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태도에 사용자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4일 스마트폰용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개발사인 카카오는 보이스톡의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당초 일본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던 ‘보이스톡’을 지난달 25일 국내를 제외한 세계 200여개 국가로 확대하자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 테스터 모집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카톡에 맞서 이통사들 ‘전면전’ 선포
그러나 카카오톡의 mVoIP(모바일 인터넷 전화)기반의 실시간 음성대화 서비스인 보이스톡 도입이 본격화되자 이통사들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보이스톡 서비스가 국내에서 시작되면 이통사들은 음성 통화 매출 급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그동안 “카카오톡 등 무선 통신망을 많이 쓰는 사업자는 망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이통사들은 이번에도 “보이스톡 서비스 이용자가 몰릴 경우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따른 망 과부하로 네트워크 투자, 망관리 등에 추가비용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통사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망중립성’에 의거 카카오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업자는 망 이용료를 따로 지불하고 있지 않다. 망 중립성이란,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인터넷 망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이석우(46) 카카오 공동대표는 최근 “통화품질이나 이통사와의 의견 조율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용자들이 이미 이동통신서비스 네트워크 이용료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또 비용을 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통사들은 무료 인터넷전화 서비스 제공 사업자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기간통신역무사업자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음, 네이버 등 포털업체들은 이용자들이 데이터이용료를 내고 쓰는 부가서비스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사의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들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SK텔링크, CJ헬로비전, KCT(한국케이블텔레콤)등 CEO(최고경영자)들은 이계철(72)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무료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정책을 신중히 펼 필요가 있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에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현재 부가통신서비스로 규정된 무료 인터넷전화 서비스 관련 정책 개정 여부 등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와 카카오 측 양쪽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검토를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톡이 제공중인 실시간 음성대화서비스인 ‘보이스톡’을 실제 사용하는 모습. 직접 사용해본결과 충분히 이통사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의 수준이었다.

◇ SK텔레콤 카톡 죽이기 ‘앞장’
가장 강력히 비난에 나선쪽은 SK텔레콤으로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베타서비스가 시작된 4일 SK텔레콤은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mVoIP는 이통사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서비스로 mVoIP 확산은 산업발전, 이용자 편익, 국익 등을 저해한다”면서 “조속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나 당장 정부 차원의 조치가 어렵다면 이동통신사업자의 요금제 조정 또는 요금인상 등 시장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mVoIP가 확산되면)이통시장의 투자여력 위축으로 통신망 고도화가 저해되고, 이통사 매출감소는 장기적으로 기본료 등의 요금인상,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한 서비스 품질 하락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국내 음성통화 시장 무임승차로 국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정부를 향해 “유선 인터넷 전화의 경우 망 이용댓가, 사업자간 정산체계 도입 등 제도화를 거쳐 도입됐으나 mVoIP는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되는 문제가 있다”며 mVoIP 관련 정책 및 제도의 미비도 문제 삼았다.


또 “해외 주요 이통사의 경우 mVoIP를 전면 차단하거나 허용하더라도 충분한 요금을 받으며 부분적으로 허용해 mVoIP로 인한 폐해 방지와 이용자 편익간 균형을 추구한다”며 “mVoIP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확산될 경우 이동전화시장의 미래는 매우 암담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등 주요 이통사들로 구성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도 “현재 mVoIP의 역무구분(기간통신사업자·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등 법제도적 지위, 서비스의 안정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무료 mVOIP 서비스의 확대는이통사의 투자여력을 위축시키고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생태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망 고도화, 통화품질 확보, IT산업발전 및 이용자 보호대책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공지사항을 통해 “보이스톡은 절대 전화나 무료통화가 아니며 전화를 대신할 수 없다”며 “이동 중이거나 3G 상태에서는 (송수신자)서로 간의 네트워크 품질에 따라 혹은 일부 기기 특성에 따라 품질이 떨어지거나 끊길 수도 있다”고 알렸다.


◇ “끼워팔기로 모자라 이중과금?”
결국, 논란의 중심은 또 다시 ‘망중립성’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누가 ‘공공의선’을 추구하는지 다소 확실하기 때문에 이통사들의 주장은 큰 힘을 얻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이통사들의 ‘통신비 인상 협박’에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이미 통신요금을 이통사에 지불하고 있는데 카카오톡에게 돈을 받겠다니 이통사들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도 “스마트폰 이용으로 데이터 사용 때문에 많이 쓰지도 않는 통화상품을 끼워팔기로 강매당하고 있는데 여기서 요금을 더 올리겠다니 어이가 없다”고 표현했다.


영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한 대리점 직원은 이라며 “우리도 판매자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고객인데 업계 사정을 아는 우리 마저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라며 “어차피 3개 회사에서 나눠먹고 있는 시장이라 막나가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즉 지금 사용자들의 분노는 2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데이터 사용을 위해 평소 통화량이 적은 사용자들도 쓰지도 않고 돈도 다 받는 주제에 ‘무료통화’라 이름붙은 끼워팔기 상품을 이용해야만 한다. 또 이미 그것을 위해 매우 비싼 통신비를 지불하고 있는데 카카오톡에게 또다시 비용을 받겠다는 것은 명백한 이중과금이 된다.


현재 이통사 편을 들어주는 쪽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물론 이통사는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언론을 매수, 주장을 펴고 있지만 그러한 언론들 또한 도매급으로 비난받고 있어 언론의 감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또한 불투명하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