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의 확대, 대량생산, 이민, 도시 슬럼 등으로 술렁이던 19세기 후반부터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영국에서는 여성들 사이에 ‘새로운 운동’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나키스트에서 자유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적 주장들이 대서양을 넘나들면서 페미니스트건 아니건 간에 ‘선진 여성’들은 사회적 변화가 가능하다는 의식을 공유했고, 그 신념에 기초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나갔다. 이 시기 여성들은 자신들이 개인적 주체임을 주장하면서 사회적 규범과 통념들을 뒤흔들었다.
E. P. 톰슨의 제자이자 영국 마르크스주의 역사가의 전통을 잇는 실라 로보섬은 <아름다운 외출>에서 100년 전 미국과 영국에서 여성들이 ‘일상’을 어떻게 급진적인 활동의 장으로 만들어 갔는지를 당대 사례를 토대로 삼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도라 러셀을 비롯해 옘마 골드만, 제인 애덤스, 마거릿 생어, 에멀라인 팽크허스트, 샬럿 퍼킨스 길먼 등 근대 페미니즘을 탄생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모던’ 여성들은 삶의 모든 문제들을 다양한 운동들로 조직하고, 여성 개인은 물론 의식 있는 남성들과 정치인들과도 상호협력을 이루면서 사회적 통념에 맞서 끊임없이 ‘발칙한’ 상상력을 추구했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이들의 상상력과 실천에 빚진 바가 크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지금 여성의 당연한 권리라고 하는 것들은 이들 선구자들의 꿈이자 자유이고 해방에 기초한 투쟁의 산물이었음을 페미니즘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하나하나 확인시켜 준다. 실라 로보섬 저, 최재인 역, 2만3000원, 삼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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