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내란음모∙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 등 징역 12년 자격정지 10년
與野∙보수-진보, 갈등 심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에 기준 될 듯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에게 법원이 지난 17일 중형을 선고하며 각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이 의원 등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해산심판과 관련해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기 재판, 검찰의 완승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지난 17일,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등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함께 기소된 6명의 피고인에 대해서도 징역 4~7년, 자격정지 4~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을 비롯한 피고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의 규범성을 부인하면서 체제를 전복하고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지하혁명조직 RO를 조직했다”고 인정했으며 130여 명의 조직원을 동원해 내란을 모의한 위험성이 높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 2003년 민혁당 사건과 관련하여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우리 사회가 사면과 복권 등의 관용을 베풀었음에도 주도적으로 내란을 선동하고 음모했기에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함께 기소된 6명 중, 이상호·조양원·김홍열·금근래 피고인은 내란음모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홍순석 피고인은 상대적으로 임무 수행 정도가 소극적이었다며 징역 6년에 자격정지 6년을 선고했다. 또한 한동근 피고인에 대해서는 주요임무 수행자가 아니었다며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보자의 법정 진술과 수사기관 진술, 3인 모임, 녹음파일, 압수품 등을 판단한 결과 이들의 내란음모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으며, “정당, 대중조직에 이어 국회에까지 침투해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 등을 지도하고 한 자리에서 내란을 모의했다”며 내란 선동 혐의도 인정했다. 이 밖에도 이들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물품의 이적성과 발언 역시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판과정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던 지난해 5월 모임에 대해 재판부는 ‘혁명조직 RO’라고 인정했으며, 이를 통해 “폭동 준비를 구체화∙다각화 하려 했으며 실현 가능성과 실제적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당 모임에서 적기가를 제창했다는 부분은 녹음파일이나 제보자 진술 등을 볼 때 제창에 동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야권∙진보, “사법 살인”
검찰의 기소내용을 재판부가 거의 인정한 가운데 중형이 결정되자 변호인 측과 진보진영에서는 즉각적인 반발에 나섰다. 재판부의 판결 선고와 함께 방청석에서는 “정치판사”라고 외치며 재판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에 대해 ‘사법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 의원 측의 김칠준 변호인 단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거의 100% 반영했다고 말하며 “검찰은 추측으로 기소했고, 법원은 추정으로 판결했다”고 판결에 불복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분명히 했다.
재판이 열리기 전부터 수원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당원 400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었던 통합진보당은 이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사건 자체가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국가정보원을 비판했으며, ‘이석기 의원 무죄 석방’, ‘박근혜 독재 반대’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한 법원이 이 의원에 대해 유죄판결과 함께 중형을 선고하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키기 위한 맞춤 판결이며, 그 배후에는 박근혜 정권이 있다고 규탄했다. 이 대표는 이 의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된 다음 날인 1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의 핵심은 ‘RO조직’의 존재 여부”였다고 말하고, “이에 대한 근거는 국정원의 정당사찰 도구가 된 프락치가 넘겨짚은 추측”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정권의 뜻에 반하는 자에겐 언제든 반역의 올가미를 씌울 수 있다며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국정원 대선 개입이 드러나 정권 출범 초기부터 정통성 위기에 몰린 박근혜정권의 초조함이 시대착오적 공안세력을 앞세워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국민들이 나서서 ‘반(反)박근혜 민주수호 행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야당 역시 대부분 재판부의 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민주당은 “사법부가 국민상식에 반하고 시대 흐름과 동떨어진 행위에 대한 판단을 했다”고 전하며 “앞으로 계속 될 재판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밝혔다. 정의당 또한 재판부가 “현존하는 위험이 확인되지 않은 내란음모 혐의에 실형을 선고한 것은 사법부의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무리하고 부적절한 판결”이었다고 지적했다.

여권∙보수∙검찰, “법원 판결 환영”
그러나 검찰은 재판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실체에 상응하는 판결이었다”고 평가했다. 검찰은 국민의 생존과 번영의 토대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시키려 모의했던 범죄에 대해 재판부의 판단이 적법했다고 전하며 항소 여부는 판결문 분석 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역시 “우리 사회 갈등과 반목을 털고, 한국의 성숙한 법치주의를 확인시켜주는 이정표”라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이와 함께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를 비롯해 전국어버이연합회와 경기도재향군인회 등 각종 보수단체들 역시 집회와 시위를 통해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의 비판행진에 맞불을 놓았다.
내란음모 인정은 반국가활동 인정
이 의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이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를 인정한 만큼 헌법재판소 역시 통합진보당의 해산심판과 관련해서도 이를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이 의원에 대한 선고를 “통합진보당을 해산을 위한 맞춤 판결”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정부는 현재 “RO는 내란을 음모해 대한민국을 파괴·전복시키려 했고, 진보당은 반국가 전력자를 대거 기용해 요직에 배치했다”고 주장하며 정당 활동을 통해 반국가활동을 도모하는 것이 진보당의 실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진보당의 목적·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정부는 이 의원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더욱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진보당 측이 이 의원 측에 대한 판결 자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정당해산과 관련한 문제를 함께 전면에 내걸고 맞설지, 아니면 이 의원의 문제를 개인활동으로 구분하고 RO와 관련한 사항 역시 진보당과 무관하다는 입장으로 대응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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