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오너일가 임원승진 4.6년...흙수저는 24년

산업 / 김사선 / 2020-01-08 13:54:09
평균 29세 입사해 33.6세에 ‘별’...일반 직원 임원 승진 평균 52.9세
경험 부족으로 인한 경영 리스크 우려...오너일가 인사검증 적용해야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금수저라 불리는 오너 일가들은 입사해서 셀러리맨의 꽃이라 불리우는 임원이 되는 기간이 평균 5년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 회사원이 동료 직원들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임원에 승진하기까지 24년이 걸렸다.


단지 오너일가라는 이유만으로 단기간에 임원으로 승진시킨다면 미숙한 경영능력으로 인해 기업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59개 대기업집단 중 오너일가 부모 및 자녀세대가 함께 경영에 참여 중인 40개 그룹의 입사 후 임원 승진 기간을 조사한 결과, 오너일가는 평균 29세에 입사해 평균 4.6년 만인 33.6세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녀세대의 경우 4.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해 부모세대(5.4년)보다 입사 후 승진까지 1.3년 더 빨랐다.


입사 후 사장단 승진까지는 평균 13.8년이 걸렸으며, 이 또한 자녀세대(13.5년)가 부모세대(13.9년)에 앞섰다.


총수일가의 임원 승진 기간은 하위그룹일수록 더 빨랐다. 30대 이하 그룹의 경우 불과 3.3년이 소요돼 30대 그룹(5.3년) 총수일가보다 2년 먼저 임원으로 승진했다.


일반 임원 중 상무(이사 포함) 직급 임원의 평균 나이(2019년 9월말 기준)가 52.9세인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이 일반 직원에 비해 약 19년 더 빠른 셈이다.


임원 승진 기간은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가 더 짧았다. 재계 1~2세대가 주로 해당하는 부모세대(공정거래위원회 동일인 기준)는 평균 28.9세에 입사해 34.3세에 임원으로 승진해 5.4년이 걸렸다. 반면 3~4세대로 분류되는 자녀세대는 29.1세에 입사해 4.1년 만인 33.2세에 임원을 달았다.


입사 후 사장이 되는 시점도 자녀세대가 더 짧았다. 부모세대의 경우 입사 후 평균 13.9년 후인 43.1세에, 자녀세대는 13.5년 후인 41.4세에 사장단에 올랐다.


이런 경향은 그룹 규모가 작을수록 더 두드러졌다. 조사대상 중 30대 그룹에 포함된 21개 그룹의 경우 오너일가 임원 승진기간이 5.3년이었지만 30대 그룹 밖 19개 그룹은 불과 3.3년으로 2년이 빨랐다.


사장단까지의 승진 속도도 하위 그룹이 12.3년으로, 30대 그룹(14.4년)보다 2.1년 더 빨랐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을 단 오너일가는 총 27명이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14명은 자사 또는 타사 경력 없이 바로 임원으로 입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 오너일가 중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등 7명이 이에 해당했다.


30대 밖 그룹 중에는 정몽진 KCC 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유상덕 삼탄 회장,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한상준 유니드 부사장 등이었다.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10년 이상 걸린 오너일가는 17명이었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입사 후 첫 임원까지 16.6년이 걸렸고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역시 16.0년이 소요됐다.


이어 허명수 GS건설 부회장(15.2년),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14.2년), 박석원 두산 부사장(14.0년), 구자은 LS엠트론 회장(14.0년),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13.7년), 구자열 LS그룹 회장(12.0년), 박진원 두산메카텍 부회장(11.4년),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11.2년),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11.0년), 허용수 GS에너지 사장(10.9년),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10.5년),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10.1년),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10.1년), 허윤홍 GS건설 사장(10.1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10.0년) 등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경쟁을 거치지 않고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이루어지는 빠른 임원 승진은 중요 의사 결정과 조직 운영에 있어서 경험 부족으로 인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이사회가 견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해 기업의 인사 검증 절차를 오너 일가에게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수주잔고 28.1조…반년 새 14.3% 증가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수주잔고 28.1조…반년 새 14.3% 증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가 올 상반기 28조원대로 다시 늘었다. 국내 주택·인프라 부문의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한 상황에서 해외 플랜트와 에너지·산업시설이 신규 일감을 보완했다. 다만 2024년 말 수준까지 회복한 것은 아니다.17일 관련 공시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6월 말 수주잔고는 28조1491억원으로 지난해 말 24조6261억원보다 3

    2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에는 하루가 길다. 직원 급여와 상여금, 원재료 대금과 결제일이 한꺼번에 몰린다. 장부에 매출이 있어도 통장에 현금이 없으면 대표는 은행부터 찾는다. 그런 협력사를 위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추석 전 지급일을 앞당기고 있다. 거창한 상생 구호보다 반가운 것은 빠른 입금이다.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응한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롯데·

    3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4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5
    KB·신한·하나·우리·NH, '비은행 효자'의 반전…중요한 건 '조달금리'

    KB·신한·하나·우리·NH, '비은행 효자'의 반전…중요한 건 '조달금리'

    상반기 금융지주의 실적을 끌어올린 비은행 계열사가 하반기에는 조달 경쟁력을 증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증권·카드·캐피탈의 이익 비중이 커진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자금을 얼마나 싸게 조달하느냐가 그룹 수익성의 새로운 변수가 된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조정했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