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발 유럽 위기에 세계 경제 '안갯속'

산업1 / 이준혁 / 2012-05-18 14:30:35
연립정부 구성 실패…재선서 실시 '설상가상'

그리스 정치권이 결국 연정구성에 실패하면서 유로존 위기가 세계 경제를 더욱 압박하게 됐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등 여러 악재가 남아 있는 만큼 세계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유가와 금값도 맥을 못 추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그리스는 연립정부 구성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지난 14일 7억 유로의 예금이 인출됐다. 경제전문가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앞으로 예금 인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유로존의 부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에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 그리스 포티스 쿠벨리스 민주좌파당 대표(왼쪽부터)와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주주의당 대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가 지난 14일 만나 연립정부 구성을 논의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마지막 협상도 결렬돼 재선거가 실시될 상황이다.

◇ 그리스, 뱅크런 사태 우려


연정 구성 협상이 결렬되고 6월 재선거 실시가 불가피해지면서 그리스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져 지난 14일 하루 동안에만 그리스 국내 은행에서 7억 유로(1조351억원)의 예금이 인출됐다고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이 15일 밝혔다고 호주의 ‘더 오스트레일리안’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지난 6일 총선 이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자신들의 자산을 지키고 싶은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예금 인출이 계속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곤경에 처한 그리스 은행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자제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선거에서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이 제1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리스 국가 재정이 완전히 파탄을 맞고?? 유로존에서도 이탈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어 예금 인출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예금 인출 외에 독일 채권에 대한 매입 주문도 1억 유로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은행들은 지난 2009년 채무 위기 발생 이후 예금 잔고가 꾸준히 감소해오긴 했지만 예금 인출로 인한 예금 잔고 감소는 한 달에 20억∼30억 유로 규모였다.


따라서 14일 7억 유로 예금 인출은 인출 속도가 크게 빨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그리스 은행들의 총예금 잔고는 1653억6000만 유로 규모였다.


◇ 獨·佛 정상, " 경제성장 촉진책 논의하겠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유럽에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것은 유로존의 부채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을 두고 그들이 보여온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제1보로 볼 수 있다.


이날 취임한 사회주의자 올랑드는 유럽의 재정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으로써 메르켈이 주도하고 있는 긴축 위주의 방안을 비판하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메르켈이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신재정협약을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날 올랑드는 메르켈과 첫 정상회담을 마친 뒤 "유럽에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재정협약을 재검토하도록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금주 말에 이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오는 23일 비공식 회담을 가진 뒤 6월 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올랑드는 "나는 재정의 안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나는 성장도 존중한다. 왜냐 하면 성장이야 말로 부채를 줄이고 예산적자를 감축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올 들어 갈수록 성장을 옹호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성장은 정부 지출을 늘리는 대신 구조 개혁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메르켈은 그와 올랑드의 이견이 실상 이상으로 과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랑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들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거의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올랑드도 자신은 유럽을 위해 독일과 협력하기를 바라며 양국이 균형있고 존중하는 관계를 이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유로존 17개국, 독일 덕분에 '침체' 판정 면해


유로 단일 통화를 사용하는 17개 유로존 국가들이 이 통화 통일제를 부셔버릴 수 있는 국채 위기에 갇혀 있음에도, 올 첫 분기 경제 실적에서 어렵사리 침체 판정을 피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27개국은 물론 유럽 47개국도 총탄을 피했다.


지난 해 마지막 분기에서 마이너스 0.3% 성장을 기록했던 유로존은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수출 호조로 미국과 똑같은 플러스 0.5%로 올라서는 덕분에 0%를 기록해 침체를 면했다고 유로스탯이 지난 15일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1999년 시작된 유로존은 이번 분기에 마이너스 0.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공식적인 경제 침체에 빠진다. 그러나 유로 17개국 중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키프러스, 슬로베니아 및 네덜란드는 두 분기 이상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 국채가격 상승ㆍ세계증시 하락…세계 경제 '먹구름'


그리스 국정의 혼란으로 유로존의 경제전망이 불안함에 따라 지난 14일 미국 시장에서 국채값이 상승해 10년 짜리 국채의 이율은 올 들어 최하로 떨어졌다. 최근 그리스 총선에서 큰 지지를 얻었던 정당들이 내각을 구성하지 못한 채 1주일이나 국정이 표류함으로써 그리스가 과연 유로존의 구제금융에 따른 공약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긴축을 포기함으로써 유로존으로부터 사실상 탈퇴할 것인지도 확실치 않은 상태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10년 짜리 국채의 이율은 11일의 1.85%에서 1.78%로 떨어졌다. 이날 오전에는 1.77%까지 떨어져 지난해 10월 이후 최하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국채값은 100달러당 63센트가 오른 셈이다.


한편 30년 짜리의 장기 채권은 11일 3.02%에서 2.94%로 떨어져 100달러당 1.44달러가 오른 셈이다. 2년 짜리 채권도 11일 0.26%에서 0.27%로 올랐으나 3개월 짜리 단기채권은 0.09%로 변동 없었다. 이와 관련해 유럽의 정정 불안으로 15일도 주가는 하락했다. 유로 환율도 떨어졌고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2주 동안 약 5%의 하락을 기록했다. 국내증시도 1900선을 방어하지 못했다.


이날 증시가 열리기도 전에 그리스의 한 정당 대표가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주가는 처음부터 떨어졌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다우존스지수는 63.35포인트(0.5%)가 떨어져 1만2632로 마감했다.


그래도 이날 지수는 JP모건체이스 주식이 크게 상승함으로써 상당히 하락폭이 감소된 수준이다. 이 은행은 지난주 발표된 20억 달러의 손실 가운데 일부는 되찾은 것으로 발표돼 주가가 1.3% 올랐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지난 1일 4년만에 최고 수준인 1만3279.32로 오른 이후 4.9%나 떨어졌다. 유로 환율도 그리스의 사회당 대표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가 연정 구성이 실패해 다음달 총선이 실시될 것이라고 발표하자 1유로당 1.2720달러로 4개월 이래 최하로 떨어졌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