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비례대표 1번을 배정받았던 윤금순 당선자를 비롯, 이영희(8번), 나순자(11번), 윤난실(13번) 등 4명의 당선자는 사퇴했다.
그러나 청년비례대표로 선발된 김재연(3번) 당선자 등 일부는 사퇴를 거부하고 나섰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첨예한 갈등으로 분당 우려까지 낳고 있다. 당 내 최대 세력인 민주노총에서는 집단 탈당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는 상태다. ‘통합’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분열’하기만 바쁜 통합진보당의 무책임한 행보에 국민은 등을 돌리고 있다.

◇ 운영委 ‘공동대표 및 비례대표 전원 사퇴’ 쇄신책 마련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는 전국운영위원회 전자회의를 개최, ‘비례대표선거진상조사위원회 결과 보고에 대한 후속조치의 건’에 대해 논의, 공동대표 4인과 비례대표 1~3번 사퇴를 내용으로 하는 권고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정희ㆍ유시민ㆍ심상정ㆍ조준호 공동대표는 사태를 수습한 뒤 오는 12일 열릴 중앙위원회에서 총사퇴한다는 내용이었다.
운영위는 또 순위 경쟁 비례대표 명부가 선출과정에서 정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점을 감안, 비례대표 1~3번 당선자 윤금순ㆍ이석기ㆍ김재연씨를 포함해 경선을 통해 뽑힌 조윤숙ㆍ이영희ㆍ오옥만ㆍ노항래ㆍ나순자ㆍ윤난실ㆍ황선ㆍ문경식ㆍ박영희ㆍ김수진ㆍ윤갑인재 후보 등 모두 14명을 일괄 사퇴시키기로 했다.
◇ 김재연 등 당권파 “우리가 왜…” 사퇴 거부
통합진보당은 그러나, 이런 쇄신대책을 발표한지 단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전국운영위가 쇄신책을 발표한 다음 날인 6일, 김재연 청년 비례대표 당선자(3번)가 사퇴 거부의사를 공식 밝히고 나선 것이다.
부정경선의 책임을 지고 이미 자진 사퇴한 윤금순(1번) 당선자를 포함, 운영위의 쇄신 결정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힌 후보는 이영희(8번), 나순자(11번), 윤난실(13번) 등 4명뿐이다. 이들은 모두 노동계 및 시민사회 출신, 진보신당 탈당파 등 비당권파에 속하는 인물로, 당권파에서는 아직 아무도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없다.
이런 가운데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 당선자가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당권파 비례대표 후보들의 집단 거부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김 당선자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풀리기만 한 무책임한 문제투성이 진상조사 보고서는 수만 명의 청년선거인단에 씻을 수 없는 모욕과 상처를 줬다”며 “이 보고서를 근거로 청년비례 사퇴를 권고한 운영위는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운영위가 비례대표 후보 당선자 14명에게 총사퇴를 권고한 것에 대해서는 “운영위가 경쟁명부 사퇴를 언급하며 순위와 무관한 전략명부에 대해선 예외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청년비례대표는 외부에서 선출위원회를 구성해서 따로 선출한 전략명부”라며 “그런데도 제가 사퇴 권고대상자에 포함된다면 이는 큰 착오를 일으키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청년비례대표 선출은 4만 9000여명의 청년선거인단들이 당 외부의 청년단체들과 함께 한 선출과정”이라며 “운영위가 지시를 내린다고 해서 청년단체들이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겠는가를 감안하고 이후의 파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이정희 “진상 보고서는 당원에 대한 무고”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비판하며 “진상조사보고서가 전체적인 부실, 그리고 사실 확인이 전혀 없는 무고에 기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가 내부 기구라는 이름을 쓰고 어떤 내부 통제도 없이 결과를 언론에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의 행위는 통합진보당과 당원들에 대한 무고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분당이 거론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통합진보당 창당 당시, 혹시 제가 믿음을 훼손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저희 믿음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 믿음을 먼저 드리겠다는 말씀을 통합 상대방에게 드렸다”며 “그것은 저 스스로 제 인생을 걸고 드린 약속이다.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 당권파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수용’, 한 발 물러섰지만…
통합진보당은 최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ㆍ부실사태를 추가 조사할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4ㆍ11 총선 비례대표 부정선거로 막다른 길에 내몰린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일보 후퇴’를 택한 것이다. 다만 운영위원들은 현 공동대표단을 대체할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공동대표단은 중앙위원회 전까지 혁신 비대위 구성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처럼 당권파가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은 자신들을 향한 여론의 싸늘함과 비당권파의 거센 공격을 일단 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위 설치는 받아들이되 특위 활동 과정에서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흔드는 우회로를 택했다는 것이다. 현재 당권파는 당 진상조사위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그에 근거해 지난 4~5일 전국운영위가 결정한 비례대표 총사퇴를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조사특위 설치안의 전국운영위를 통과로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갈등은 겉으로는 수습 국면으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위의 활동 범위에 대해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다른 견해를 나타내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비대위 구성 등을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시각차가 커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당권파는 비대위가 구성되면 사실상 당권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비대위 구성을 극구 반대해 왔다. 비당권파의 의도가 관철될 경우, 당권은 물론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의 국회의원직까지 상실하게 돼 당내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맞서 비당권파는 중앙위원회를 통해 당 대표단 총사퇴 및 비대위 구성, 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 관철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당권파 對 비당권파 법정 공방까지 갈 수도… 분열 수순 밟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분당 가능성에 대해 쇄신안을 밀어붙인 비당권파는 이를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부정경선 사태로 많은 한계와 문제점이 노출됐지만 국민의 10%가 진보당을 지지했고 13석이나 얻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분당하는 것은 이러한 민의에 반하는 것이며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분당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자 총사퇴 문제는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아있다. 현재 당권파는 당 진상조사가 편파적이었다며 이를 근거로 한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는 있을 수 없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비당권파는 당원 총투표 실시 주장에 투표 부결을 통해 비례대표 총사퇴안을 무력화하려는 당권파의 꼼수가 숨어 있다며 거부의사를 보이고 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당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았던 조준호 공동대표를 겨냥해 “자신들의 진상조사 결과가 정당하다고 강변하기 위해 무책임하게 당을 모함하는 언론보도를 내보내 당을 근본부터 파괴하고 있다”며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분당 수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학자는 “법적 공방까지 가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깊어진 갈등을 메우기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며 분당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견했다.
◇ 민노총 집단 탈당 움직임… “자기들끼리 싸우는 통진당에 환멸”
당내 최대 세력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집단 탈당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 경우, 통합진보당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속 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집단 탈당 문제를 포함한 통합진보당의 4ㆍ11 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에 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대치한 상태에서 민주노총의 움직임은 통합진보당 중앙위에서 벌어질 세력 대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주축인 각 산별노조는 부정 경선과 이후 벌어진 당권파 측의 제 허물 감싸기 행태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부실ㆍ부정 경선의 당사자가 아닌 민주노총도 공식 입장을 통해 사과했는데, 당사자인 통합진보당은 자기들끼리 싸우기 바쁘다”며 비판했다.
민주노총 공동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 지지 결정에 반발해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던 1천인 조합원 선언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민주노총은 이번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사태를 통렬한 자기반성과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원칙 없는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이 결국 이번 사태를 통해 민주노총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하며 “민주노총 집행부가 통합진보당 원내교섭단체 진출을 정치세력화 사업 성패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매진한 결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토요경제人] "지역 살리고, 소비 돕고"...NH농협카드 이민경 사장 전략 '결국' 통했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0722/p1065597998198081_664_h.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