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선주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프랑스에 17년만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부각 됐다. 이에 따른 수주 저하 우려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수주 실적 기대감으로 다음 날인 8일 조선주는 소폭 상승했으나 9일 현재 4~5% 넘게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로존 위기로 선박 발주 취소나 연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진단이 있었지만 긴축정책을 둘러싼 유로존의 논의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 증권전문가는 단기적인 수주공백은 불가피 하지만 하반기 선박시장 회복 가능성과 경기회복 등으로 주가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유럽 이슈에 민감한 ‘조선株’
조선주들이 유럽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이 재차 가중되면서 지난 8일 수주 기대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소폭 상승했지만 9일 현재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총선 이후 제1당과 제2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2차 총선을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더구나 그리스가 긴축 정책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2차 구제금융 자금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속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가 결국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우리 조선업체들의 주요 수주 무대인 유로존의 재무위기가 재부각되면서 선박수주 감소 등의 악영향이 우려된 것이 조선업종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1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이 5.07%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4.53%, 한진중공업 -3.68%, 현대중공업 -5.83%, 대우조선해양 -5.63% 등 조선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상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선업종 주가수익률은 코스피지수를 하회했지만 해양 수주 기대로 여전히 시장 대비 11.1%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프리미엄을 적용받고 있다”며 “그러나 향후 단기적인 수주공백과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주가 상승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또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조선주는 유럽 선박 금융 등과 관련해 유럽 이슈에 연동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연초 해양 수주 기대 등으로 조선주들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유럽 신재정협약 관련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조선주들이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주의 경우 유로존 재정위기가 부각될 경우 수주실적이 저하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증권시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되고 있다. 최광식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업종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지만, 3~5월 하락ㆍ횡보 구간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3년, 2006년, 2010년 3차례 시황 전환의 바닥지표였던 중고선 거래량이 탱커ㆍ컨테이너 양축 모두 업턴했다”며 “이는 비단, 상선 만의 호재가 아니라, 하반기 금융조달 완화 등으로 현재 진행 중인 드릴쉽, LNG선의 발주량 증폭으로 영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연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주들을 순매수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 비해 조선주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연기금에서 조선주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했다는 분석이다.
◇중소 조선업체 ‘3중고’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과 관련된 전남 서남권 중소 조선업체들이 하청물량 감소, 인건비 상승, 판매가격 하락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일 한국은행 목포본부가 발표한 ‘전남 서남권 조선관련 중소기업 업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중소기업 56.8%가 현재 업황이 부진하다고 답했다.
업황 부진의 원인으로는 작업물량 감소(42.1%)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인건비 상승(28.1%), 판매가격 하락(18.4%) 등으로 나타났다. 대불산단 한 업체의 경우 조선업 호황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성동조선 등 5개 업체로부터 작업물량을 수주했으나 현재는 경남의 한 곳에서만 수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업물량 감소는 1500여 명에 달하던 공장내의 재하청업체 작업자수도 700여명으로 줄어드는 연쇄 현상을 가져왔다. 또 대기업에서 낮은 가격으로 선박을 수주하는 것은 임가공업체에 대한 발주단가 저하를 가져오고, 최근 작업물량 수주마저 불규칙적으로 이뤄지면서 작업인력의 장기고용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단기 고용의 경우 작업자가 고용의 불확실성으로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잦다. 작업물량 감소와 인건비 상승은 전남 서남권 업체들의 임금체불액이 지난해 100억원을 초과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목포본부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역내 중소 조선사의 조속한 정상화 추진과 선박관련 금융 애로 해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 노력, 틈새시장 공략, 대불산단의 고부가가치화 등을 주문했다.
한국은행 목포본부는 “조선업은 전남 서남권 제조업 출하의 76%를 차지하는 주력 업종”이라며 “조선경기 침체는 중소 조선업체의 경영환경의 악화를 가져오고 지역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제2의 조선산업으로
한편 정부가 해양플랜트산업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9일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이명박대통령 주재 제121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해양플랜트산업 발전방안'을 보고하고 해양플랜트 수주액을 지난해 257억 달러에서 2020년까지 800억 달러로 3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엔지니어링, 기자재 등 국내 수행 비율도 지난해 40%에서 2020년에는 60%로 20%p 높이기로 했다. 지경부는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와 고유가 지속으로 해양플랜트 시장이 급성장할 것에 대비해 발전방안을 강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 시장은 2010년 1400억 달러에서 2015년에는 2300억 달러, 2020년 3200억 달러, 2030년 500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기업들의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지난해 257억 달러로 249억 달러를 수주한 일반상선을 능가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기본 설계에 활용한 광구가 없어 엔지니어링을 수행할 수 없고 기자재 국산화율도 20%에 그치고 있다”며 “집중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해 해양플랜트 강국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겠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오는 7월부터 본격화되는 관련 기술개발과제(심해자원 생산용 해양플랜트의 엔지니어링 및 기자재 시스템 개발)를 통해 해저?해상 통합 시스템이 구축된다.
또한 기술개발 결과물을 우리가 확보하거나 확보를 추진중인 광구에 활용해 프로젝트 개발부터 엔지니어링 및 기자재 개발에 이르는 종합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으로 석유공사가 추진하는 시추선 건조사업을 통해 국내 기업의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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