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완재 기자]공기업의 무분별한 해외투자와 이로인한 손실이 문제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석유공사(사장 서문규.사진)가 중국에서 추진했던 유전프로젝트에서 중도 철수하며 해외투자사업에 대한 적절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말 중국 마황산 서광구 프로젝트사업의 지분 44%를 중국 난청공사 측에 전량 매각했다. 사실상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국 현지 업체에 급하게 매각하고 철수한 것이다. 석유공사 측은 <토요경제>의 취재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문제는 지분 44%(550만불)는 우리 돈으로 55억원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투자 부대비용까지 감안하면 매각 과정에서 큰 투자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가 이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예상보다 석유생산 규모가 낮아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지난 1997년부터 석유 탐사가 이뤄져 2007년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매일 150베럴의 석유가 생산되고 있다.
1997년 당시 한국석유공사가 삼성물산(지분 44%)과 함께 중국 내륙의 유전.가스전 개발을 명분으로 발을 들인 사업이다. 석유공사가 중국에서 유일하게 추진중인 유전프로젝트로 중국 현지 기관으로는 화북석유국, 난천석유공사 등이 참여했다.
이번 매각결정에 따라 투자 시작 14년만에 손실을 감수한 채 손을 뗀 불명예스러운 사업으로 남게 됐다.
업계는 현지 유전의 생산성 등 열악한 상황으로 볼 때 석유공사가 투자 당시보다 낮은 금액으로 지분을 매각했을 가능성이 높고, 투자손실 또한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중국 마황산 서광구 프로젝트는 투자 대비 생산성이 낮아 지난해 말 중국 난천공사에 지분 전량이 인수됐다”면서 “구체적인 투자손실액이나 인수금액은 내부 경영정보라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외자원개발사업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사업이라 탐사 도중 기대만큼 이익이 안나면 도중에 다른 유망사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건 관련 사업에서는 일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석유공사의 이번 중국 유전사업 매각과 관련해 업계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몇 년간 해외프로젝트에 무분별하게 투자했다는 비난속에 크게 늘어난 부채로 산업자원부로부터 ‘강도 높은 부채 감축방안’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다.
실제 한국석유공사는 올해만 이라크 상가사우스광구, 말레이시아 2B광구, 예멘 70광구 등 7공의 탐사시추를 포함해 총 43공의 시추가 예정돼 있어 중국 마황산 서광구 프로젝트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의 시각이 만만치 않다.
한편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공사의 최우선 과제로 부채관리를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를 꼽았다. 서 사장은 “부채관리 및 감축을 위해 과거의 사업 방식을 과감히 쇄신하고, 자원개발사업을 내실화하겠다”고 밝혀 그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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