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수정 기자] 보험사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장애인 연금 보험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들은 최근 ‘장애인 연금보험’ 도입을 위해 상품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금융감독원은 보험료 등 상품 구조를 검토한 후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
보험업계가 제출한 상품의 보험료가 일반 연금보험과 비슷한 수준이라서 장애인들의 부담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일반인보다 장애인들의 기대수명이 짧기 때문에 연금 지급액이 적은 만큼 보험료도 크게 낮추는 게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최대한 저렴한 보험료의 상품을 개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보험사들이 제시한 상품은 기대에 못 미쳤다”며 “금융 소외계층인 장애인이 충분히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정부가 요구하는 장애인 연금보험 개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체 장애인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5~6급의 경증 장애인의 경우 일반인의 기대수명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손해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기준 전체 장애인 중 6급 장애인의 비중은 23.5%, 5급은 21.0%로 등록 장애인의 절반 수준(112만명)이다.
전체 비중보다 45~64세의 비중이 낮은, 즉 기대수명이 짧은 1급과 2급 장애인의 경우 각각 7.7%, 15.1%로 57만명 가량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애인 모두에게 혜택을 주게 되면 보험사는 남는 게 없다”며 “아무리 사회공헌을 위한 상품이라도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다른 고객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보험사가 장애인 연금보험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리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장애인을 위한 상품을 통해 보험사가 수익을 많이 남기게 되면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오해를 피하려면 상품 설계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가 당국의 강요에 못 이겨 상품을 만들게 되면 판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으로 판매 유인을 충분히 만들어야 진정 장애인을 위한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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