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9개월째 얼어붙은 中시장, 국내 게임업체 '해법' 찾아라

산업 / 최봉석 / 2019-12-31 16:51:16
중국 판호 발급 중단 도대체 언제까지...위기의 게임업계 '좌불안석' 현재진행형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한국 게임이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중국 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평가절하됐던 중국 게임들이 IP(지식재산권) 도용 등을 통해 무섭게 국내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게임업체들의 신규 게임에 대한 중국 내 판호(유통허가증)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강공책은 무려 2년 9개월째다.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유통 허가권)를 한 건도 내주지 않고 있다. 2016년 사드 배치 논란 이후 중국은 한국 게임에 대한 자국 내 수출을 금지하는 한류 금지령(한한령)을 내린 바 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수출이 사실상 마비돼 각 업체들의 도약이 난항을 겪고 있다. 반면 중국산 게임들은 국내 시장을 장악하며 대형 게임업체는 물론이고 중형 소형 게임사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국내 1위 넥슨은 올 3분기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0% 감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게임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2019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게임업체들은 올해 한국에서 약 1조 9167억원(14.3%)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31%) 일본(22%)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매출이다.


이 같은 중국 시장 진출 기회 박탈에서 오는 기회비용에 대해 게임업계와 정치권은 최소 2조에서 최대 4조원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시장이 2년 넘게 닫히면서 관련 업계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업계의 주요 수출 대상국은 중화권이 47%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IP 도용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중국 게임사와의 저작권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는 움직임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등 한국 게임사들이 생존을 위해 '각개전투'에 나서는 상황이 이르렀다.


㈜위메이드는 이달 초 중국 게임 개발사 37게임즈를 상대로 낸 '전기패업 모바일'의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전기패업 모바일'은 2017년에 출시한 웹게임 '전기패업'의 모바일 버전으로 37게임즈가 개발하고 텐센트가 퍼블리싱한 게임이다. 중국 내 사전등록자 수가 4000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출시 전부터 이슈가 됐으며, 2년이 지난 지금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7년 7월 '전기패업 모바일'이 정당한 계약없이 '미르의 전설2'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IP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상해 보타구 인민법원에 저작권 침해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중국 법원은 위메이드의 의견을 받아들여 '미르의 전설2' 정식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전기패업 모바일'의 서비스를 저작권 침해 및 부정당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저작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중국 법원 판결에 따라 37게임즈는 '전기패업 모바일'의 게임 서비스 관련 불법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즉각 삭제해야 함은 물론, 법원 명령에 의해 배상금도 지불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친(親)게임 정부'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게 항의조차 못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게임산업 육성 예산을 줄이고 있다고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수출이 사실상 마비돼 각 업체들의 도약이 난항을 겪고 있는 반면, 중국산 게임들은 국내 시장을 장악하며 대형 게임업체는 물론이고 중형 소형 게임사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국내 1위 넥슨은 올 3분기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0% 감소하기도 했다. (사진출처=중국 언론보도, 온라인 커뮤니티)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수출이 사실상 마비돼 각 업체들의 도약이 난항을 겪고 있는 반면, 중국산 게임들은 국내 시장을 장악하며 대형 게임업체는 물론이고 중형 소형 게임사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국내 1위 넥슨은 올 3분기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0% 감소하기도 했다. (사진출처=중국 언론보도, 온라인 커뮤니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 후보 당시 "게임의 규제를 풀어주면 다시 한국 경제에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지난 9월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보고대회'에서는 "게임 산업은 한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미래 먹거리'임을 강조했었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는 지난 23일 열린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판호 이슈를 어필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중요 아젠다'로 인식하지 않은 듯 논의 테이블에도 올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산업 예산은 3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게임산업 육성 예산은 2018년 554억 6600만원에서 내년 447억 700만원으로 3년 연속 줄였다.


국내 게임사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마치 '게임 정부'처럼 외부적으로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이번 중국과의 접촉에서 비공식적으로라도 중국에 항의하거나 대책 마련을 강구할 줄 알았다"라며 "친게임 정부라는 메시지와는 180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이에 따라 한한령이 언제 풀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판호'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지만 내년 상반기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식 방한이 현실화되면서 '한한령 해제' 선물 보따리를 들고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업계는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내년부터 인적 문화적 교류 촉진을 제안했고 시 주석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변수는 있다. 먼저 시 주석의 방한 답변이 구체적 일시가 없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또 내실없는 중국방문이 아니었느냐는 문 대통령을 향한 게임업계 일각의 비판 속에서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에서도 실익을 얻어내기 쉽지않을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게임업계는 내년 초 한한령 해제를 통한 해빙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중국의 태도에 좌불안석이다.

이와 관련 한국게임학회는 최근 국산 게임의 중국 외자 판호 미발급 문제에 대한 외교부의 견해와 대책을 묻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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