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인천석유화학, 공사 강행위해 협력사 동원 의혹

산업 / 최병춘 / 2014-01-14 16:26:34
협력사에 집회 참가 독려문자 발송...집회 사주 정황 드러나

[토요경제=최병춘 기자] SK인천석유화학(대표 이재환)이 공사중단 위기에 놓인 파라자일렌(PX) 증설 공사강행을 위해 협력사가 반대집회를 열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이 포착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인천 원창동에서 파라자일렌(PX)공장을 증설 중이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힌데 이어 인천시 감사결과 위법성이 드러나면서 서구청으로부터 공사 중단 명령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과 10일 SK공장 증설공사 협력업체 근로자 200여명이 서구청에서 “공사 중지 방침을 철회하라”며 집회를 열어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석남동 주민대책위원회 주민 100여명이 공사 중단 촉구 집회가 열리면서 기업 대 주민이 아닌 애꿎은 노동자와 주민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당시 집회에 참석한 근로자들은 “공사가 중단되면 업체 도산으로 수천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서구는 공사 중지 방침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협력업체들은 일용직 근로자 고용계약 기간과 장비 임대 계약기간이 아직 2∼3개월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공사가 중단되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집회가 SK석유화학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여론몰이를 위해 협력사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협력사 근로자 집회와 관련해 본지 취재기자에게 당시 집회에 참석했던 한 노동단체 사무직 직원은 “SK석유화학 측에서 요청해서 집회에 나서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SK공사 관련 협력사를 말하는 것이냐, SK석유화학을 말하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SK석유화학”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도 (지부) 본부장은 협력업체를 만나고 다니느라고 바쁘다”고 덧붙였다.


SK인천석유화학의 협력사 집회 개입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은 파라자일렌(PX)공장을 증설 반대를 주장해왔던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확인됐다.


본지는 지역 주민으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시민단체 관계자로부터 SK인천석유화학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의심되는 휴대폰 문자를 확보했다.


▲SK인천석유화학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의심되는 휴대폰 문자
이 문자는 집회관련 일정과 참석 시 착용할 복장과 인원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문자에는 “참석시 회사 유니폼 착용할 것” “협력사는 관리자 전원 참석(최소 1인만 남길 것)”등의 지침문구가 언급돼 있다. 또 문자 말미에는 “보안메일입니다. 전달삼가하시고 보신 후 삭제바랍니다”라는 당부까지 포함돼 있다.


해당 문자를 제보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주민들로부터 제보 받은 것”이라며 “SK인천석유화학 측이 협력업체 직원에게 집회에 참석하라고 문자를 넣은 것으로 안다”며 SK인천석유화학의 집회사주를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발신지 추적을 할 수 없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지속적으로 집회를 신고하고 연장해오는 등 일련의 상황을 보면 SK측의 개입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당시 집회에 나온 분들이 일반 근로자들이 아닌 협력업체의 임원이나 관리자들”이라며 집회 목적과 순수성을 의심했다. 이어 “일선 현장 노동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주민 역시 생존권 문제가 걸려 있는 문제”라고 답답해했다.


만일 SK석유화학측의 개입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측이 위법성이 들어났음에도 공사 진행을 위해 협력사들을 이용, 여론몰이에 나섰다는 비난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의혹에 SK인천석유화학 측은 “근거없는 루머”라며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사와 관련된 협력사인 만큼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노동단체 역시 우리가 어떻게 사주할 수 있나”며 반박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1월부터 1조6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11만 5700㎡ 규모에 연생산량 130만 톤급의 파라자일렌(PX) 생산 시설을 포함한 공장 증설 공사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공장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을 포함해 톨루엔과 자이렌 등 유해화학물질을 배출하는 PX 생산 시설을 SK인천석유화학이 위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이에 공사는 난관에 부딪히며 주민과 SK인천석유공사의 갈등이 집중조명 돼 왔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인천시가 실시한 감사결과 공장증축 과정에서 위법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지난 6일 인천 서구청은 공사 중단명령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SK인천석유화학 측은 “중대한 하자가 없다”며 “공사중지 처분 시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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