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구택號 2010년까지 간다

산업 / 황지혜 / 2007-02-12 00:00:00
이구택 회장 연임 확실시...두 번째 장수 CEO

이구택 포스코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실시되면서 앞으로 3년간 더 포스코 경영을 진두지휘한다.

포스코가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세계 무대에서 긴장을 풀 수 없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낙하산 회장'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이 회장을 두 번이나 선택했다는 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6일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전날 CEO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한 이 회장의 상임이사 후보 선임건을 통화시켰다. 이 회장의 연임은 이달 23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그러나 이 회장은 61.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로부터도 우호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연임에 무난히 성공하리란 것이 업계 전망이다. 이로써 이 회장은 2010년 3년까지 임기를 보장받게 돼 박태준 명예회장(81~92년)에 이어 포스코의 두 번째 장수CEO가 된다.

한 후보추천위원은 이 회장을 "훈련이 잘 된 경영자고 경영 리더십과 철강업의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도 갖추고 있다"면서 "그러나 좀더 공격적인 투자 자세가 필요하고, 사업 다각화는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1964년 서울대 금속학과에 재학할 당시 주임교수였던 윤동석 전 포스코 부사장의 권유로 공채 1기로 포스코에 입사했다. 이후 10여년 동안 생산현장의 주요 기술을 두루 익힌 뒤 1982년부터 1994년까지 수출, 경영정책, 신사업 등 핵심 부서를 거쳐 경험을 쌓아왔다.

이후 2003년 3월 유상부 회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 회장은 당시 '첫 공채출신', '첫 내부인사 회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구택 호가 항해를 시작하면서 포스코는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 뛰어난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2002년 영업이익 1101억원 매출액 1833억원에서 2003년 영업이익 1981억원 매출액 3059억원로 급증했다가 2004년 영업이익 3826억원 매출액 5054억원, 2005년 영업이익 3995억원 매출액 5912억원로 거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소폭 감소해 영업이익 3207억원, 매출액 3892억원에 그쳤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글로벌 성장전략과 고부가가칟저원가체계 강화를 주장했다. 그 결과 포스코의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 올려 그간 포스코 주가는 2003년 3월 9만9000원대에서 올 지난 9일 34만9000원으로 무려 352%나 상승했다.

더불어 글로벌 성장전략은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철광석 산지인 인도에서 상공정 투자(일관제철소 건립)를 본격화했고, 120만톤 규모의 베트남 냉연공장, 멕시코 자동차강판 공장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시, 최종제품을 생산하는 복합네트워크 기반을 닦았다.

재임기간 동안 강조해온 '양적 성장과 질적 내부혁신'을 어느 정도 이룬 셈이다. 이 회장의 연임에 따라 그가 임기기간 동안 강조해 온 포스코 글로벌 시장 투자 및 국내외 M&A 추진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재임 2기'를 앞두고 벌써부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23일 열리는 주총에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액을 각각 종전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신수종 사업이나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위해 '실탄'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도 철강업 이외 기업에 대한 M&A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포스코는 중장기 투자금액 중 80%는 철강업에, 나머지 20%는 기타 신사업에 쓴다는 기본 프레임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철강업체에 대해 필요할 경우 M&A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작년 9월말 확보한 현금성자산 2조9280억원으로 인도제철소 건설, 멕시코자동차 강판공장, 베트남 열연·냉연강판공장 등 이미 계획이 잡혀 있는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회장의 '재임 2기'는 이전보다 험난할 듯 하다. 향후 시장전망이 밝지 않은데다 여러 과제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세계 철강업계의 공룡으로 군림하기 시작한 아셀로르-미탈스킬, 생존을 위해 적극 공략에 나선 중국 철강업체 등과 맞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도 철강업계 신년식에서 "세계 철강 산업 게임의 룰이 바뀌는 과정에서 우리도 그 게임의 틀에 벗어나 예외일 수는 없다"면서 "기업 생태계에서 오늘 모습으로 내일 생존할 수는 없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또 대규모 프로젝트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포스코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부담을 떠 안고 있다. 인도 오리사주에 추진중인 일관제철소는 2008년에 본공사에 돌입할 수 있도록 부지 조성 등 제반 여건을 조속히 정비해야 하며, 포스코가 고민 중인 새로운 제철소 건립도 이 회장의 몫이다.

여기에 자신의 임기 만료 후 포스코를 이끌 후계자를 양성, 경영진 완성시킬 책임감도 갖고있다. 이 회장 자신도 약 7년여에 걸쳐 1996년부터 포항제철소장(부사장)으로, 1998년부터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최고경영자 수업을 받은 전례가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예비 CEO는 스테인리스, 마케팅, 생산기술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윤, 윤석만 사장, 정준양 부사장이다. 여기에 인사혁신을 담당하는 최종태 경영지원분문장과 이동희 부문장,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을 이끌고 있는 조성식 부사장이 떠오르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돼, CEO 후보군 육성위원회도 만들기로 하고 CEO후보추천위에서 육성에 대한 장기 플랜을 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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