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엔리케의 여정

산업1 / 이호영 / 2007-02-09 00:00:00
엄마와 헤어져 12년… 그리운 마음에 죽음의 여행을 감행하는 15세 소년들

'죽음의 기차'에 오른 소년들은 갱들과 무장강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채 배고픔에 시달리며 여행을 지속한다. 자칫 잘못하면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여행길에 오른 온두라스 소년이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다. 엄마와 한 순간이라도 함께 있고 싶다는 것.

장장 122일간 5만 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엔리케처럼 여행길에 오른 중남미 아이들은 현재 약 4만 8천명에 달한다. 이들의 평균 나이 15세. 돈을 벌려고 미국행을 택한 엄마와 헤어진 지 12년이 지난 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길을 떠난 무일푼의 엔리케가 손에 쥔 것은 엄마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 한 장이다. 트럭에 무임승차하고 화물열차 지붕 위에 올라타는 여정은 강탈을 일삼는 갱과 경찰들이 포진한 죽음의 길이다.

중남미 전역에 만연한 이혼과 가족 해체로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거주 중인 보모의 82퍼센트와 가정부의 25퍼센트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와 멕시코 출신으로 고국에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아이들을 남겨두고 왔다.

균형을 유지한 채 빈곤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지은이는 이러한 아이들이 맞닥뜨린 현실의 냉혹함을 가감없이 전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온갖 위험에 노출되면서 소년들이 이 길을 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시대를 초월해 소중한 가족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서다. 지은이는 이러한 인간의 기본적인 소망을 움켜쥐려는 중남미 소년들의 용감한 선택을 엔리케를 통해 보여준다.
소냐 나자리오 지음, 하정임 옮김, 다른, 10,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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