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율주행 배송시대 올까...이마트 배송의 미래 '일라이고'

산업 / 김자혜 / 2019-10-16 16:26:50
▲이마트가 시범운영하는 자율주행 근거리배송 서비스 '일라이고' 차량 모습. [사진=김자혜 기자]
▲이마트가 시범운영하는 자율주행 근거리배송 서비스 '일라이고' 차량 모습. [사진=김자혜 기자]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았던 이마트가 이번엔 자율주행 근거리 배송 '일라이고(Eligo)'를 선보인다. 이마트는 이달 15일부터 2주가량 여의도점에서 시범서비스를 운영하며 자율주행배송의 첫걸음을 뗐다.


미국이나 해외 유통시장에서 4차산업 혁명 핵심으로 손꼽히는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한 배송 테스트는 흔치 않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마트가 처음으로 선보이며 유통과 IT 기술을 접목한 혁신 선구자가 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이틀째 자율주행배송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인 이마트 여의도점을 찾았다.


◇ 키오스크로 접수하고 픽업도 직접 '언택트' 미래


▲이마트 여의도점에 설치된 자율주행 근거리배송 서비스 전용 키오스크. 배송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영수증과 같은 배송등록증이 나온다. [사진=김자혜 기자]
▲이마트 여의도점에 설치된 자율주행 근거리배송 서비스 전용 키오스크. 배송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영수증과 같은 배송등록증이 나온다. [사진=김자혜 기자]
▲배송지에 도착해, 직접 물품을 수령할때는 차량에 내장된 QR코드로 수납고를 열수 있다. QR코드 인식창(사진에서 왼쪽)과 열린 수납고. [사진=김자혜 기자]
▲배송지에 도착해, 직접 물품을 수령할때는 차량에 내장된 QR코드로 수납고를 열수 있다. QR코드 인식창(사진에서 왼쪽)과 열린 수납고. [사진=김자혜 기자]

일라이고는 이마트 여의도점의 근거리 배송에 접목됐다. 이마트는 5만 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로 근거리에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일라이고는 자율주행 차량의 지도가 한정됨에 따라, 근교에 있는 아파트 2곳(금호 리첸시아, 삼부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비자만 이용해볼 수 있다.


이용을 원하는 사람은 고객센터 앞에 비치된 키오스크에서 배송지, 주문자연락처 등 배송정보를 기재하고 접수하면 된다. 일라이고는 하루 3차례 신청을 받아 11시 30분, 오후 2시, 오후 4시 출발하는 형태다. 한번 접수되면 최대 3명의 이용자 집에 방문할 수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는 물품을 싣는 3개의 칸으로 나뉘어져 있다. 물500ml 20개가량이 들어가는 수납고가 각 2개, 사과궤짝 부피의 수납고 1개 등 3곳에 물품이 실린다. 배송을 접수하면 QR코드가 생성되는데 이는 물품을 수령할때 사용한다. 비밀번호와 같은 효과다.


수령방법은 직접 차량에서 픽업하는 방법과 이마트 배송담당자의 현관방문 두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타인과 접점을 꺼려하는 언택트 족이라면, 비대면으로 접수하고 비대면으로 찾는 상황도 연출 가능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언택트 고객에게 이동식 택배함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아파트 거주자들과 협의에 의해 특정 픽업지를 배치했다. 향후 픽업 처나 이용 가능한 배송지를 늘리는 방안도 개발팀은 고려 중이다.


◇ 문 밖으로 나온 이마트 자율주행 '일라이'


▲일라이고 자율주행차량의 운전석 내부. GPS보다 자체 맵의 사용 빈도가 더 높다. [사진=김자혜 기자]
▲일라이고 자율주행차량의 운전석 내부. GPS보다 자체 맵의 사용 빈도가 더 높다. [사진=김자혜 기자]

이마트는 지난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쇼핑카트 '일라이'를 소개했다. 일라이는 수동식 카트와 달리, 로봇처럼 다기능을 탑재했는데 특히 이용자를 뒤따르거나 주차장을 안내하고 자동복귀하는 등 '자율주행' 기능이 그 중심이 됐다. 이번 시범 서비스 일라이고는 자율주행 카트 이름 '일라이'에 '고(GO)'를 더해 이름 붙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 1월 이번 일라이고를 위해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기업 '토르 드라이브'와 시범운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토르 드라이브는 국내 최초 도심 자율주행 차량 '스누버'를 개발한 서울대 핵심 연구진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미국 철물유통체인과 협업을 통해 미국에서도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한 배송 시범서비스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토르 드라이브와 손잡고 9개월 여 만에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과 식품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 아직은 갈 길 먼 자율주행차... 유통·IT 선구자 역할" 자처


▲일라이고 차량운행은 사람이 동반되어야 한다. 현행 자율주행차 법에서 이를 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진=김자혜 기자]
▲일라이고 차량운행은 사람이 동반되어야 한다. 현행 자율주행차 법에서 이를 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진=김자혜 기자]

현행법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운행할 경우 돌발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예비운전자가 탑승하게 되어있다. 이에 일라이고 역시 운전자가 탑승하는 형태로 운행한다. 이처럼 규제하고 있는 것은 아직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 여부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데 있다.


일라이고에 사용하는 차량은 테슬라처럼 완전히 완성된 자율주행차가 아닌 포드 트랜짓커넥트 모델에 라이다라는 사물인식 센서를 부착, 개조한 형태다. 아직 자율주행차 기술의 완성도가 높지 않아, 배송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길이 멀다.


이와 관련 토르 드라이브 관계자는 "일라이고 차량에 장착된 것은 GPS가 아닌 레이저스캐너와 같은 '라이다'로 주변사물을 인식한다"며 "현재까지 기술로는 무단횡단 등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알아차리기까지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송지역이 여의도로 제한된 것 역시 자율주행 배송을 위한 맵핑(지도화)가 어렵기 때문. 이에 토르드라이브의 한국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지역이 이번 일라이고 테스트 운영의 거점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이마트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자율주행차량 배송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Kroger)는 누로(nuro)와 손잡고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월마트 역시 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일라이고를 담당하는 이마트 에스랩 이용진 부장은 "해외 유통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인 자율주행 자동차 테스트가 보편화 되어있다"며 "국내 유통업계에서 이마트가 선제로 IT 혁신의 선구자로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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